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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서 산책 711] 일본에 뿌리내린 百濟醫藥의 殘影
「本草和名」 ②
2016년 01월 08일 () 12:02:17 안상우 mjmedi@mjmedi.com

지난 호에서 고대 본초약재 교류의 역사에 있어서 이 책 「本草和名」이 중요한 연계 고리가 될 것 같다는 시사점을 제시한 바 있다. 주로 唐나라때 蘇敬이 편찬한 「新修本草」와의 상관성을 염두에 두고 제기된 의견이지만 훨씬 더 직접적인 관계를 애기해 보기로 하자.

   
◇ 「본초화명」

그것은 무엇보다도 다름 아닌 저자인 深根輔仁(생몰년 미상)이 한반도에서 건너간 百濟系 渡來人의 후예라는 점이다. 그의 가계는 대대로 蜂田藥師를 조상으로 모시는 의원 집안이었으며, 그는 당시 典藥頭였던 菅原行貞의 문하에서 右衛門醫師, 侍醫, 大醫博士를 거쳐 거듭 높은 의관의 직위에 올랐다.

또한 그는 918년(延喜18)에 「掌中要方」이라는 경험방서를 撰述하였는데, 이 책도 역시 그 무렵에 지어진 것으로 여겨진다. 이외에도 「養生抄」(일명 「養生秘錄」)라는 저술이 있었다고 하나 현재는 失傳되어 찾아볼 수 없다.

따라서 그가 지었다고 하는 「掌中要方」 역시 일본에서 가장 오래 전에 저술된 의서인 셈이며, 우리가 익히 잘 아는 일본 현존 最古의 의약서인 「醫心方」보다도 오히려 훨씬 더 오래전에 지어진 것임을 알아야 한다.

비록 이 「장중요방」은 오래 전에 산질되어 현재 일부 殘文만이 尊經閣文庫의 의서 가운데에 散見될 뿐이라지만 「의심방」이 이루어지기 이전의 일본의약과 한·중·일간에 이루어진 고대의약 교류 사실에 대해 살펴볼 수 있는 귀중한 의학사료 임에 틀림없다.

참고로 「의심방」은 전30권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丹波康賴(912∼995)가 984년(永觀2)에 저술한 것으로 半井家本과 仁和寺本 2가지 계통의 전본이 있는데, 전자는 東京국립박물관에 소장되어 있고 仁和寺 소장본은 국보로 지정되어 있을 정도로 일본 최고의 의방서로 대접받는 고의서이며, 백제와 신라와 古醫方이 수록되어 있다.

한편 이 책은 본격적인 본초약물서라기보다는 한자로 된 각개 약명에 대하여 일본어로 대역명을 거명한 참고서 성격을 띠고 있다.

전호에 얘기한 것처럼 총1025종의 수록 약물 가운데 「본초경」에 수록된 것 850종, 그리고 여러 의가의 食經 수록품목 105종, 본초 이외의 약물 70종이 수록되어 있다. 이를 다시 더 부류별로 세분해 본다면 玉石 81종, 草 257종, 木 110종, 禽獸 69종, 蟲魚類 113종, 果 45종, 菜 62종, 곡류 35종, 有名無用 193종으로 이루어져 있다.

각 약물조문은 대표 약명에 대해 여러 가지 종류의 이칭과 별명을 차례로 열거하고 각각의 명칭에 대해서는 역대 본초와 제가 인용서의 출전을 小字雙行注로 일일이 밝혀놓았다. 아울러 각 조문 말미에는 수입약재에 대해서는 ‘唐’이라고 표기해 그것이 당나라에서 유래한 약재임을 밝혔고 일본내 각지에서 산출되는 경우에는 옛 小國名이나 지역명으로 ‘出○○國’, 혹은 ‘出○○郡’이라고 적어 놓았다.

물론 이 책에서의 주안점은 ‘和名’ 즉 한자약명에 대한 일본어약명을 대조하여 기록하는 것이지만 모든 조문에 이들 일어명이 기재된 것은 아니며, 오히려 그 수로 보아서는 일부 약종에 국한되어 기재되어 있을 뿐이다. 예를 들면, 白堊의 경우에는 ‘和名之良都知’라고 적어 놓았고 伏龍肝의 경우, ‘和名加末都知’라고 적혀 있다.

우리가 관심 있는 人參조를 살펴보면, 人衙, 鬼蓋, 神草, 人微, 土精, 血參, 黃糸, 玉精 등 본초서에 등장하는 여러 이명, 별칭 들을 인용해 두었고 일본이름으로는 ‘加乃尒介久佐’, ‘尒已太’, ‘久末乃以’ 등의 명칭이 적혀 있어 마치 신라시대 향찰을 보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다만 필자는 일본어음을 모르므로 옮겨 적기도 어렵거니와 게다가 고어의 讀音을 추찰하기란 전문가의 고구가 필요한 부분이라 더 이상 상세한 설명을 붙이지 못하며, 훗날의 성과를 기대할 뿐이다.  

안상우 / 한국한의학연구원 동의보감사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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