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시는 단순 지식 아닌 한의사의 역량 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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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시는 단순 지식 아닌 한의사의 역량 물어야 한다”
  • 승인 2015.12.17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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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호 기자

김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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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국시원 한의사시험위원회 위원장 맡은 정석희 경희대 교수

출제 과목 통합해야 발전적 일 것
출제위원들 보수교육 인정 등 동기부여 필요

[민족의학신문=김춘호 기자] 한의사로서의 첫 관문인 국가시험. 이 시험의 개정에 대한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한의사국가시험을 담당하고 있는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한의사시험위원회 정석희 위원장(59·경희대한방병원 한방재활의학과)을 만나 향후 국시 방향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한의사 면허는 국민들이 원하는 능력을 시험하고 검증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는 정석희 교수. <김춘호 기자>
정 교수는 올 상반기 한의협으로부터 위원장직을 제안받았다. 현재 국시 문제가 과목별로 출제되고 있는 상황에 한방재활의학이 국시과목에 포함되지는 않아 제3자 입장에서 국시를 발전시켜달라는 요청에 공감하고 수락해 7월 22일부터 위원장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정 교수는 현재 국시 제도의 문제점에 대해 이렇게 지적했다.

“국시의 기본적인 방향은 학사 학위가 아닌 면허증을 주기 위한 시험이에요. 이는 복지부 장관이 국민을 대신해서 국민들이 원하는 한의사의 능력을 시험하고 검증하는 것이죠. 하지만 현재 체제는 교육부 장관이 주는 게 아닐까라는 착각이 듭니다.”

의료인으로의 직무를 수행할 수 있는 것을 정부에서 보증하는 것이 국가시험이고 면허라는 정 교수는 기초과목보다는 현장위주의 임상 과목들이 주를 이뤄야 하고 현재 문제 출제와 관련해 각 과목간의 갈등을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시에 출제되는 과목이 통합돼야 한다는 정 교수. 통합이 안 되는 이유는 일부 교과목 교수들이 통합이 됐을 때 자기 과목이 위축될까봐 반대를 하고 있다고 한다. 현재 계속 설득작업 중이며 이에 대한 협조를 부탁한 상태다. 국시는 한의계의 미래와 다름없다. 이를 한의계 전체의 대승적인 차원에서 봐야한다고 강조했다.

또 500명 남짓한 한의대 교수들 중 워크숍 등을 통해 출제자격을 가진 교수는 70여명인데 출제위원들에 대한 동기부여도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시 문제 출제를 위해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5일간 합숙을 하는데 기초과목이 아닌 임상과목 교수들은 병원을 휴진해야 한다. 병원에 같은 과 교수들이 여러 명 있으면 지장이 없지만 그렇지 않은 병원 등에서는 피해를 보기 마련이다. 가뜩이나 한방병원 경영상태도 좋지 않은 때에 5일 동안 진료를 못 본다면 병원이나 개인 입장에선 손해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한의학교육협의체 회의서 한의협회장에게 국시 출제에 참여하는 교수들은 보수교육으로 인정해달라는 의견을 전달했다. 한의협에선 긍정적으로 검토를 하겠다고 했다. 또 병원은 한평원의 평가 지표로 넣어달라는 의견을 제시하고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다.

정 교수는 한의사 면허 시험은 임상과목 위주로 문항이 선정돼야 한다며 미국식 방법이 가장 좋다고 강조한다.

“미국은 기초과목 시험을 본 후 이를 통과하면 임상과목 시험 기회를 주고 그 다음으로 실습기회를 주고 이를 수료해야 면허가 나옵니다. 하지만 현재 국시원의 예산 등으로는 불가능합니다. 배운 지 2년 넘은 기초 과목을 국시에 넣는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의대처럼 기초과목을 별도로 테스트 하든지, 아니면 담당 교수들이 학점으로 평가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정 교수는 이어 국시는 단순 지식이 아닌 한의사로서 역량을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장중심으로 문제를 냈을 때 일부 과목은 위축되고 팽창되는 등 과목별로 갈등이 있다는 것이다.

국시가 현장중심으로 가게 되면 과목도 바뀔 것이란다. 그렇게 되면 과목별로 문항 수 싸움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국시를 역량위주로 개선시키면 출제 과목도 변하게 되지만 초보 한의사들의 역량은 물론 한의학도 발전할 것이라고 본다. 이 목적에 본인이 속한 집단이나 위치가 위축되는 것을 두려워한다면 결국 다 같이 침몰할 것이라고 정 교수는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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