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서산책 706] 입문자를 위한 醫學用語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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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서산책 706] 입문자를 위한 醫學用語集
  • 승인 2015.12.04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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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우

안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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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서 산책- 706 「醫書玉篇」


조선시대로 올라가는 고문헌은 아니지만 근현대로 넘어오는 길목에서 이제는 50여년이 흘러 어엿한 고서로 자리매김해야할 한의고전 공부에 필비서인 공구서 1종을 살펴보기로 하자. 서명은 ‘醫書玉篇’인데 책이름 앞에 ‘修正增補’라는 수식어가 붙은 것으로 보아 아마도 이에 앞서 전구적인 형태의 초판본이 먼저 나왔을 것으로 여겨진다.

 

 

 

 

◇ 「의서옥편」

 

 

실제 이 책 말고도 일제강점기에서 광복 이후에 발행된 비슷한 종류의 의학사전이 몇 종 존재하는 것은 분명하나 이들 상호간에 어떤 관련성을 갖고 있는지는 관련 연구 성과가 상세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이러한 문제점도 전통시대의 역사 연구 못지않게 근현대 한의역사 연구에 있어서의 공백으로 향후 연구 과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東洋醫藥書籍編纂會라는 단체명으로 되어 있고 발행처는 東西醫藥學會와 東洋醫藥大學書館이라는 공동명의로 표기되어 있어 1950년대 舊制 東洋醫藥大學에서 재학생들을 위한 교육용으로 자체 출판한 서적으로 여겨진다. 또한 학생사라는 이름의 출판사가 총판을 담당한 것으로 되어 있어 이러한 정황을 짐작하게 한다. 하지만 서문이나 발문이 붙어있지 않아 더 이상의 내력을 찾아내기가 쉽지 않다.

본서는 철필로 긁어 인쇄한 謄寫版인데, 백상지에 인쇄한 다음 일일이 인쇄지를 절반으로 접어 제책한 겉모양새에서 인쇄기술과 생활여건이 열악했던 시절의 시대상을 엿볼 수 있다.

목차에는 획수별로 정열한 부수가 나열되어 있는데, 부수로 쪽수를 찾아가서 직접 글자를 찾아보는 방식이어서 일반적인 자전보다는 다소 간략하게 구성되어 있다. 아마도 그 이유는 의학용어에 자주 등장하는 글자만을 발췌하여 수록하였으므로 분량이 많지 않기 때문이라고 여겨진다.

또 목차에서는 ‘(新定)醫書玉篇目錄’이라는 제목이 붙어 있어 이것 또한 이 책자가 적어도 1회 이상 개정하여 이뤄진 것이 아닌가 싶다. 본문은 丫(가장귀 아)자로부터 시작하는데, 일반적인 자해보다는 ‘두갈래질아 物之岐頭’라고 해설을 붙여 보통의 쓰임새보다 의서에서 나타나는 용례 중심으로 訓解를 붙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이 옥편에 기록한 자해는 대개 아주 간단하게 대표자 밑에 한글로 적은 뜻과 음, 그리고 한자로 적은 풀이, 이 2항으로 대별되고 다양한 쓰임이나 용례는 반영하지 않고 있어 제대로 된 옥편이나 사전이라기보다는 간단한 의학용 단어집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일반적인 사전에 등장하는 풍부한 쓰임새를 알 수는 없으며, 단지 간단명료하게 의약에서 자주 쓰이는 글자풀이만을 반영하고 있다.

부수 분류는 1획의 丨部로부터 시작하여 17획의 龜部까지 전체 145개의 부수로 나뉘어져 있으며, 수록 자수는 대략 1800자 정도이다. 비록 전체 수록자수는 크게 많지 않다고 하겠으나 일반자전에서 찾아내기 어려운 僻字나 難字를 검출해 의학공부에 필요한 뜻만을 풀이해 놓음으로써 의학에 처음 입문하는 초보자들에게 쉽게 찾아 쓸 수 있게 고려해 놓은 점이 가장 돋보이는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예컨대, 의학에서 많이 쓰이는 疒部의 경우, “疔 정 毒瘡紅絲- 宜針斷腫痛傅菊汁”이라고 적어놓아 다분히 의학적인 해설을 붙여 놓았다. 아울러 이 부수에서만 154자를 수록해 그 비중을 실감할 수 있다.

또 신체부위와 질병명이 많이 등장하는 肉部의 경우, “肘 팔목주 寸口手腕動脈處”라고 풀이를 달았으며, 121자를 수록하였다. 艸部 역시 약물명칭에 많이 쓰이기 때문에 많은 글자가 배속되어 있는데, “艾 쑥애 灸草”라 하였고 “艽 망초교 藥名秦-”라고 적혀 있어 매우 실용적인 뜻풀이가 달려 있다. 여기에는 총232자가 들어 있어 본문 가운데 가장 많은 글자가 속해 있어 그 중요도를 짐작할 수 있다. 의학입문용 한자의 쓰임새를 살펴볼 수 있는 한의학 교육사 자료이다. 

안상우 / 한국한의학연구원 동의보감사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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