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 세계화 추진 겉으로는 활발…풀어야할 과제 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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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 세계화 추진 겉으로는 활발…풀어야할 과제 산적”
  • 승인 2015.11.13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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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호 기자

김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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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마무리 한의협 제41대 집행부 그동안 어떤 일 했나 : 한의협 회무 파트별 평가 ⑤ 국제

해외환자 유치 및 국제용어 표준화 등 필요
현지 진료 원장 초청 해외상황 전달 좋아
말만 풍성, 실적 빈약 과대홍보 등 지적도


[민족의학신문=김춘호 기자] 대한한의사협회 41대 집행부가 출범한 후 한의사 회원들은 집행부의 회무에 대해 어떻게 평가할까? 그 다섯 번째로 국제파트를 살펴본다.

국제파트의 큰 성과로 거론되는 건 ‘세계화 사업’이다. 지난해 6월 한의협과 보건복지부는 한의약 세계화 사업의 일환으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유라시아 의학센터’를 개소했고 이를 통해 한의학 세계진출의 본격화를 시작했다. <사진>

유라시아 의학센터는 보건복지부와 한의협의 한의약 세계화 사업 내 한의약 해외거점구축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한의학 교육·학술(현지 의사대상 전통의학 교육과정 개설, 전통의학 서적 번역 및 지식 네트워크 구축사업) ▲남북 전통의학 교류(남북 전통의학 공동연구, 자생약초 자원개발 사업) ▲제약 및 의료기술 산업(기존 전통약재의 제제화 및 신약 개발) 등 임무를 맡았다.

하지만 시간이 흐른 후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자 회원들 사이에서는 과연 유라시아 센터가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것이 맞느냐는 궁금증을 나타냈다. 2015년 11월 현재 유라시아 의학센터는 정상적인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태이며 간호사도 없이 최근까지 국제이사를 맡았던 성윤수 한의사 혼자 파견나가 있다는 후문이다.

애초 배정된 예산 중 일부만을 집행 받았기 때문에 어려운 처지라는 얘기다. 이에 협회 측은 최근 한국을 방문한 슈마토프 발렌틴 보리스비치 태평양 국립의과대학 총장과 함께 이목희 의원과 고득영 복지부 한의약정책관 등을 만나 지원을 요청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올해 복지부가 발표한 한의약 세계화 추진 사업 예산은 정부안 27억7900만원에서 유라시아 의학센터 운영지원을 위해 10억원이 증액된 바 있다.

또 ‘한의약 세계 거점사업’이라는 보건복지부의 방침과 관련해 많은 한의사들이 해외에 진출할 수 있도록 정책 및 실행에 중점을 뒀고 각국의 장벽을 감안해 교육을 진행했다. 지난해 이사회를 통해 박완수 수석부회장을 수장으로 한 ‘한의약글로벌센터’를 설립해 복지부 과제를 수행했으며 올해부터는 ‘한의약세계화사업본부’로 명칭을 변경해 보건산업진흥원과 함께 세계화 사업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의학 해외진출포럼 등도 기획해 현지에서 진료를 보고 있는 원장들을 초청, 각국의 의료상황과 한의학을 받아들이는 인식 등을 주제로 강연을 해 많은 관심을 이끌어냈다. 무작정 해외 진출을 해야 한다고 말로만 주장하는 것이 아닌 현지 필드에서 진료하는 원장들에게 생생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는 평이다.

하지만 국제파트에 대한 아쉬운 점도 여럿 지적됐다. 말만 무성했지 실속은 빈약했다는 말도 있었다. 올 초 한의협은 “러시아 현지 의사와 동등 지위 인정받았다”라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언론사에 배포했다. 그런데 취재 중 이 자료가 많이 부풀려졌다는 쓴소리를 듣기도 했다. 마치 의사면허를 가진 자들과 동등지위를 인정받은 것으로 착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 의사시험을 볼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 것이지 의사면허가 주어진 건 아닌데 과대홍보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또 앞으로 풀어가야 할 과제도 거론됐다. 우선 세계화에 대한 정보를 들을 수 있는 포럼 등은 환영하지만 해당국의 처우 개선 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물론 단기간에 되는 건 아니지만 현재 한국의 한의사면허로 외국에서 의료인으로 인정받지 못한다는 아쉬움이 있다. 아제르바이잔이나 카자흐스탄 등의 국가에서는 한의사가 환영받는 위치지만 비자 문제 등이 까다롭다는 의견이 있었다.

또한 미국이나, 영국, 스웨덴 등의 여러 국가에서는 중의사에 비해 한의사의 처우가 좋지 않고 숫자도 미비해 목소리를 내기엔 역부족이라 전했다. 정부의 지원도 필요하지만 협회측에서 관심 갖고 차차 개선해달라는 바람이다.

외국인환자 유치도 2009년에는 2000명이 채 안됐다가 지난해 처음으로 1만 명을 넘었지만 2011년 9793명에서 2014년에 1만1743명으로 최근 3년간 더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개최된 한의약 세계화 포럼에서 한 연자는 “한의계는 지금 열린 마인드가 필요하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일부 회원들은 해외로 진출해 진료를 보는 것과 동시에 외국인 환자를 찾아오게 해야 하지만 성장이 더뎌 한의학의 강점을 더 적극적으로 알렸어야 하지 않았냐고 밝혔다.

또한 외국인들에게 한의학 용어를 설명할 표준용어 개발이라는 과제도 제시됐다. 예를 들어 사상체질 등에 대해 설명할 때 정해진 용어가 없어 이에 대한 정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미국과 캐나다 등에서 오랜 기간 거주하다 최근 한의사 면허를 취득한 한 원장은 “중국에서는 중의학이 영문서적으로도 나와 있고 영어 강의진행도 된다”라며 “한국에서는 영어로 한의학을 배울 기회가 별로 없는 실정이라 국제화를 시켰으면 좀 더 발전적인 한의학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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