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사랑은 외모와 마음 중 어디서 나오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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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사랑은 외모와 마음 중 어디서 나오는 것인가
  • 승인 2015.10.29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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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성진

황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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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읽기 | 뷰티 인사이드

감독 : 백감독
출연 : 한효주, 김주혁, 이범수, 박서준, 이진욱, 유연석, 문숙, 이동휘


관객들이 영화를 선택할 때 많이 참고하는 것 중의 하나가 영화 포스터다. 왜냐하면 2시간 동안의 이야기를 단 한 장으로 축약해서 설명하고 있기에 볼만한 작품인지 아닌지 판단하는데 그리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영화 제작자들은 예고편과 더불어 포스터 작업에도 꽤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그런데 최근에 극장에서 우연히 봤던 포스터에 의문이 생긴 적이 있었다. 남녀 주인공이 누구인지 모를 정도로 수없이 많은 배우들의 얼굴이 한 번에 나와 있던 <뷰티 인사이드>의 포스터는 보는 이로 하여금 도대체 어떤 내용의 영화인가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했다.

남자, 여자, 아이, 노인, 심지어 외국인까지 자고 일어나면 매일 다른 모습으로 변하는 남자인 가구 디자이너 우진은 가구 매장에서 일하는 이수(한효주)를 보고 한 눈에 반한다. 하지만 그는 다른 사람에게 말할 수 없는 비밀로 항상 그녀의 주위만 돈다. 그러다가 용기를 내어 그녀에게 고백을 하게 된다.

자고 일어나면 얼굴뿐만 아니라 연령, 성별, 국적이 바뀌는 남자라는 매우 독특한 설정의 <뷰티 인사이드>는 과연 진정한 사랑은 외모와 마음 중 어떤 곳에서 나오는 것인가에 대해 얘기하고자 하는 영화이다.

사실 극 중에서도 주인공은 나날이 변하는 외모에 좌절하기도 하지만 잘생긴 사람으로 변했을 때 자신감을 갖고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에게 고백을 하고, 여자 역시 별다른 문제없이 받아들인다, 이는 외모를 중심으로 평가하는 일반적인 사람들의 모습과 별반 차이 없다.

하지만 감독은 비단 출중한 외모만이 대접을 받는 상황을 만들고자 했던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사람을 판단할 때 제일 먼저 보는 외모가 과연 모든 것을 대신할 수 있는가에 대해 관객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있다.

결과적으로 관객들은 여주인공처럼 매우 혼란함을 느끼게 되지만 감독이 전하고자 한 결론은 이미 영화 제목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리고 워낙 이런 류의 영화를 많이 봐 온 탓에 혹시 결말부분에 그에게 씌었던 마법이 풀리거나 꿈에서 깬다는 등의 예상 가능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지만 영화는 매우 쿨하게 진행된다.

그래서 영화는 오히려 리얼하지 않은 소재이지만 엄청난 리얼리티를 갖고 있다고 느껴지며 우리 사회에 만연한 외모지상주의에 일침을 놓고자 한다.

남주인공의 변화되는 모습을 위해 수많은 배우들이 참여하는 덕에 관객의 입장에서는 눈 호강을 하기에는 충분하고, 모든 배우들이 캐릭터의 성격을 일관되게 표현하려고 애쓴 흔적이 느껴지지만 그가 느끼는 감정의 깊이는 크게 와 닿지 않는다.

오히려 여주인공으로서 고군분투하는 한효주에 모든 감정이 이입되어야 하는 부담감이 있어 한편으로는 관객들을 힘들게 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그리고 결말부분에 아주 작은 비밀 같지 않은 비밀이 나타나지만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던 상황이라 놀랍지는 않지만 영화를 다 보고 난 후 만약 내가 매일 변하거나 그런 사람을 사랑해야 하는 입장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상상을 하게 될 것이다.

아기자기하고 예쁜 영상을 보여주고 있는 <뷰티 인사이드>는 점차 깊어가는 가을에 옆구리가 허전한 사람들에게 따뜻한 사랑의 감정을 전하기에는 충분하다. 이 영화가 여름이 아닌 지금 같은 시기에 개봉했다면 더 많은 호응을 받지 않았을까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황보성진 / 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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