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서산책 701] 植民治下를 비춘 한글 의약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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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서산책 701] 植民治下를 비춘 한글 의약서
  • 승인 2015.10.30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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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우

안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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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直星行年便覽」②


지난주에 소개한 것과 같은 방식으로 日字의 天干을 구분하여 보는 법도 있으니 앞서 소개한 1달 30일로 나누어 보는 방법으로 낫지 않거든 병든 날의 六甲을 보아 밤중에 실행한다고 하였다.

 

 

 

 

◇ 「직성행년편람」경험방

 

 

예를 들면 “甲乙病에는 병귀의 성명은 기천보니 청지에 돈 팔푼을 싸고 귀명을 3번 부르고 동방 49보에 내라”고 하였다. 마찬가지로 12지의 일지로 보아 나뉜 것도 연이어 수재하였는데, 子日病으로부터 亥日病까지 열거되어 있다. 그 뒤로는 太歲方과 三災法도 수재되어 있다.

이러한 것들은 물론 제대로 된 정규의약이라 말할 순 없지만 의료시혜가 열악했던 시대상황에서 병자들을 심리적으로 안정시키기 위한 임시방편으로 적용되었을 것이다. 오랜 기간에 걸쳐 민간에 유행되던 의료습속으로 효과유무를 떠나 민속차원에서 관심대상이 될 수 있다.

그 다음으로 권 후반에 수재된 ‘名醫經驗方’이 붙어 있는데, 어느 명의가 경험한 처방들인지는 밝혀져 있지 않다. 비록 부록이라 하였지만 태반의 분량을 차지하고 있어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 그래서 표지 서명에는 「直星行年便覽 附經驗方」이라고 되어 있다. 혹간 이 부분만을 발췌하여 명의경험방이라고 명명한 경우도 있다.

그 내용은 목록에 대략 기재되어 있는데, 큰 항목으로 經驗方, 小兒門, 內景章, 蟲獸法, 瘡腫法, 娠婦飮食禁忌法 등 6종으로 대별되어 있다. 세부항목으로 경험방에는 吐瀉法, 腹瘧法, 疳疾法, 驚風法, 口病法, 風丹法, 疫疾法으로 구성되어 있고 內景章에는 중풍, 허로, 이질, 음허화동, 범방상한, 토혈, 하혈, 학질, 담천해수, 흉복통, 산증, 임질, 적병, 肝疾, 土疾, 회충, 촌백충, 두통, 안질, 이롱, 인후구병, 心莝下胞 등의 치료법이 수록되어 있다.

특별히 충수법에는 각종 咬傷이나 蟲害傷에 대한 처치법이 기재되어 있는데, ‘凡狂句, 毒蛇, 毒蟲, 蜈蚣, 所傷法’이라고 적혀 있다. 이어 瘡腫法에는 毒腫, 金瘡, 葛緣瘡, 背瘡, 內腫, 痰腫, 痰盛, 疔腫, 人中腫, 臀腫, 水泡脹, 連珠瘡, 陰瘡, 柒瘡, 火瘡, 面腫, 痔疾, 陰疾, 丹毒, 胎丹, 各色果菜制毒, 它專瘡, 牧丹瘡으로 구성되어 있다. 다른 부분에 비해서 서민들에게 빈발하고 대처하기 난처한 외과질환에 23항목에 걸쳐 상세하게 다루고 있어 그 중요하게 여겼음을 살펴볼 수 있다.

끝으로 마지막 항목은 임부음식금기법이라는 제목으로 이름 붙여 많이 먹는 것보다도 몸에 해로울 수 있는 요소를 가려내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데 있어서 한결 더 중요한 요소임을 알려준다. 한편 목록의 끄트머리에는 장방형의 牌記가 보이는데, 명문에는 ‘孝橋新刊’이라고 간행처가 밝혀져 있다. 효교라는 곳에서 상업적으로 간행하여 판매하던 대중의약서로 대량 유통했던 책임을 알 수 있으며, 아마도 조선시대 말엽 전통적인 방식을 따라 출판한 의서의 한 사례라 할 수 있다.

부인문 1조문을 예시로 들어보자. “잉부가 임산하야 아희달니거든 은행 스물한 개를 달여 먹은즉 즉시 낫코 아희가 죽엇서도 즉시 낫난이라. 만일 은행열매 업스면 비록 은행나무 가지를 달여먹어도 조흐니라.” 또 “태가 동하여 누혈(漏血)되기든 대두황권(大豆黃卷)을 살마 거재하고 연하여 두어 탕기(湯器)를 먹그면 즉시 평안하니라” 하였다.

또 소아문의 사례를 찾아보면 “어린아희 음식의 상하야 창긔나거든 미꾸리를 고아 만이 오래 머기면 차차 감하나니라” 하였고 “소아 돌전돌후의 설사니질하거든 새양즙(생강즙) 세술(3숟가락) 생청(生淸) 한술 소금 반술 한데 타 뜬불의 달여 다섯에 난화먹이고 만일 먹이기 어렵거든 감초 한 돈 중을 달인 물의 그 약을 타 먹이라” 하였다. 이상 본문은 필자가 약간 윤문하고 괄호 안에 주석을 붙인 것으로 원문은 순한글에 띄어쓰기조차 없어 한눈에 읽어 내려가기는 다소 어렵다.  

안상우 / 한국한의학연구원 동의보감사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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