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강도 강화와 근골격계 직업병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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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강도 강화와 근골격계 직업병 대응
  • 승인 2003.10.10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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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으로 본 노동현장


올초 현대자동차의 임금수준이 술자리의 화두로 등장했다.
일부 언론이 공개한 6천만원이라는 급여수준은 지금까지 노동운동에 대해 별생각이 없던 사람들도, 막연히 우호적인 사람들도, 모두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기에 충분했고, 과거 어느때도 다르게 노동운동에 대한 비판이 냉정하게 흐르게 한 요인이 되었다.

이제 노동운동은 과거의 불쌍한 사람들이나 소외된 사람들의 저항이 아니라, 소수의 좌경용공세력 불순세력에 조종되는 무식하고 불쌍한 사람들이라는 지배이데올로기 속의 화두가 아니라, 고질화된 망국병의 제일원인이요, 국가를 망하게 하는 집단이기주의 대표적인 표본으로 사회적 심판대에 올라간 분위기가 퇴근길 술자리에서 연출되었고, 너나 없는 비판의 대상이 되었다.

이들의 급여가 주로 수당으로 구성되어 있고, 그 수당이 주로 잔업과 특근과 평균수명 10년을 갉아먹는 철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과 2002년 한해에도 17명이 과로사한 노동강도와, 자동차 판매호황속에서의 성과급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사실은 별관심이 되지 못했다. 오히려 그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종종 욕을 먹는 분위기를 연출한다.

돈을 버는 것이 자본주의 한국사회의 가장 큰 관심사라면 노동운동의 현실이 노동운동을 둘러싼 제 현실에 대해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하고 단위회사를 상대로한 임금협상에만 매몰되어 있다는 것 또한 노동운동의 한계이며, 이에 대한 불황기 한국사회의 일반인들의 반응 역시 지극히 당연한 것일 수도 있다.

아무튼 상대적으로 높은 임금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골병이 드는 것 또한 현실이다. 그리고 그러한 임금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일부 호황을 누리는 일부대기업 정식사원에게 나타나는 일시적인 현상이지, 대부분의 사업장은 그렇지 않다는 것 역시 사실이다.

사람이 눈을 뜨고 움직이는 시간의 대부분을 일터에서 보내고, 일과 관련되어 육체적 정신적인 에너지의 가장 많은 부분을 소비하고 있으며, 사람의 몸이 기계처럼 교환될 수 있지 않는 한, 노동과 관련된 질환은 분명히 발생할 수밖에는 없다.

문제는 이것을 얼마나 줄이고 어떻게 관리하며 어떻게 인간적인 조건으로 만들어 낼 수가 있느냐 하는 것이다.

현재의 외환위기 이후에 다시금 증가하고 있는 근골격계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와 투쟁을 진행해온 연구단의 이 책은 비록 정치적인 입장이 뚜렷하고, 보는 이에 따라서는 거부감이 들 수도 있지만, 산업재해의 발생장소인 노동현장에 대한 경험을 토대로 만들어진 책이다. 산업재해에 관심이 있고, 매일 보는 환자들이 일과 관련된 질환을 앓고 있는 것이 뚜렷하다는 느낌을 가지는 한의사라면, 오늘의 노동현장에서 벌어지는 제 논의들에 대한 이해을 위한 일독을 권한다. 그리고 ‘일터’라는 월간지도 발간하고 있는데 현장의 소식을 듣고 싶다면 구독하는 것도 좋겠다.

권 태 식(서울 구로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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