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돈의 도서비평] 잘 배우고 오래 기억하는 최고의 학습법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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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돈의 도서비평] 잘 배우고 오래 기억하는 최고의 학습법은 무엇인가?
  • 승인 2015.08.13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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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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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비평 |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
 
우리가 지금까지 잘못된 방식으로 배우고 왔다면 이에 공감하는가. 그렇다면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 더 늦기 전에 공부 습관을 바꾸라고 강조한다. 125년의 학습 연구와 40년의 인지심리학 연구 성과, 11인의 학자가 10년간 수행한 ‘교육현장 개선을 위한 인지심리학의 응용’ 연구를 집대성한 하버드대학교 출간 교육학의 명저다.

헨리 뢰디거, 마크 맥대니얼, 피터 브라운 共著
김아영 譯
와이즈베리 刊

자기주도학습은 틀렸다. 최고의 선수는 훌륭한 코치의 도움을 받는다. 밑줄 긋기, 강조하기, 벼락치기, 반복 학습, 집중 연습은 안다는 착각을 일으킬 뿐 그렇게 익힌 지식은 금세 머릿속에서 사라진다. 학습과 기억의 원리에 대한 실증적 연구에 따르면, 정석으로 여겨지는 학습 방식은 대부분 ‘헛수고’라고 한다.

심지어 사람마다 자신에게 맞는 방법으로 공부할 때 가장 효과가 높다는 학습유형의 신화는 증명된 적이 없다. 그렇다면 지식과 기술을 더 잘 배우고 더 오래 기억하고 필요할 때 즉각 떠올리게 하는 최고의 학습법은 무엇인가? 다양한 사람들의 생생한 사례와 함께 과학적으로 검증된 학습법을 소개한다.

이 책은 8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반복읽기는 대체로 효과적이지 못하다고 한다. 학습자가 기를 수 있는 좋은 습관 중 하나는 주기적으로 자신에게 문제를 내서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 측정하는 것이다.

지식을 더 잘 배우고 오래 기억할 수 있는 전략은 다양한 형태의 인출(시험)연습인데 여기에 부담 없는 자체시험과 간단한 쪽지시험, 처음 읽은 후 시간 간격을 두고 하는 연습, 연관성 있는 다양한 주제를 번갈아 복습하는 교차 연습, 해법을 배우기 전에 문제 풀어보기, 문제 유형을 결정하는 근본원칙이나 규칙성 뽑아내기 등이 있다.

배우려면 먼저 인출하라. 새로운 지식이나 기술을 기억 속에서 인출하는 연습은 학습과 탄탄한 기억력을 위한 강력한 도구다. 반복인출은 기억을 더 오래 지속시켜줄 뿐만 아니라 더 다양한 상황에서 쉽게 인출할 수 있고 다양한 문제에 적용할 수 있는 지식을 축적한다.

세 번째는 뒤섞어서 연습하라. 시간간격을 두고 공부하고 몇 번에 나누어 연습하는 간단한 변화만으로 학습과 기억을 강화하며 습관 강도를 높일 수 있다. 연습 사이의 시간은 기억이 통합되는 시간이다.

수면도 기억의 통합에 큰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이므로 적어도 하루를 사이에 두고 연습하는 것이 좋다. 경험에서 배우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한 가지 차이점은 반추하는 습관의 유무일 것이다. 반추는 일종의 인출 연습이며 정교화를 통해 향상되는 기법이다.

다음으로 어렵게 배워야 오래 남는다. 학습은 부호화, 통합, 인출의 3단계의 과정을 거친다. 노력을 들여 인출하는 행동은 기억을 강화할 뿐만 아니라 다시 유연하게 만들어 재통합되게 한다. 연습조건이 다양해지거나 여러 종류의 자료를 연습하면서 인출이 교차하여 일어날 때, 상황을 판별하는 능력과 귀납적으로 결론 내리는 기술, 그 지식을 나중에 새로운 환경에서 적용할 수 있는 융통성이 증진된다.

안다는 착각에서 벗어나라. 학부모와 교육자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자기주도학습’을 재검토해야 한다. 그들은 무엇을 공부해야 할지, 진도는 어떤 일정으로 짤지, 어떤 방법으로 공부하는 게 좋을지 가장 잘 판단하는 사람이 학생 본인이라고 주장하지만 효과적인 학습 전략을 구사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더닝-크루거 효과에 따라 가장 효율이 떨어지는 학습 전략을 사용하는 학생들이 자신을 가장 과대평가하고, 학습 습관을 바꾸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부족한 부분을 짚어주고 그 부분을 채우는 데 필요한 연습 계획을 짜도록 도움을 주는 교육자의 지도를 받을 때 학업 성취도가 높아진다.

지금 내 지능을 끌어 올려 줄 수 있는 전략이나 행동은 성장 사고방식, 전문가처럼 연습하기, 기억의 단서 만들기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하든 할 수 없다고 생각하든 생각하는 대로 될 것이다”라는 격언에서 태도나 확신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학습목표(learning goal)를 향해 노력하는 사람들은 목표가 능력의 향상에 있기에 계속 어려워지는 도전을 선택하며, 장애물을 만나면 자신의 집중력을 예리하게 다듬고 더 창의적으로 생각하며 열심히 노력하도록 도와주는 유용한 정보로 여긴다. 즉, 학습목표는 수행목표와 완전히 다른 생각과 행동을 촉발한다.

뇌는 평생에 걸쳐 변화한다. 지능은 노력과 학습의 결과라고 믿는 성장 사고방식. 꾸준한 노력은 뇌를 변화시킨다. 복잡한 기술에 통달하거나 전문가가 되는 데는 대부분 타고난 재능보다 자기 훈련과 의지, 끈기가 필요하다.

꾸준한 의도적 연습은 목표 지향적이고 혼자서 하는 경우가 많으며 현재의 수행 수준을 뛰어넘기 위한 반복적인 노력으로 구성된다. 기억과 지식을 통합하는 해마는 평생에 걸쳐 새로운 뉴런을 만들어낼 수 있다. 이 현상은 뇌가 물리적 손상에서 회복하는 능력이나 인간의 평생 학습 능력에서 중심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의 학습 전략의 핵심원리는 새로 배운 것을 인출하는 연습, 시간 간격을 둔 인출 연습, 다양한 문제 유형을 섞어서 공부하기, 새로운 지식을 기존의 지식과 연결하는 정교화, 나름대로 문제를 풀어보고 표현하는 생성, 배운 것을 검토하고 스스로 질문해보는 반추,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 알아보는 측정, 기억을 붙잡아두는 정신적 도구인 기억술.

이것은 인지심리학으로 밝혀낸 성공적인 학습의 과학이다. 우리 실정과는 조금 다르게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흔히 빠질 수 있는 오류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다. (값 1만 4000원) 

김진돈 / 시인, 송파구 운제당한의원장, 송파문인협회 명예회장, 송파구립도서관 통합운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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