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한약처방 공개 ‘贊’ ‘反’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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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한약처방 공개 ‘贊’ ‘反’ 공방
  • 승인 2003.10.06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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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 단순 처방공개 우려할 일 아니다
반, 돌팔이 양성, 지재권 무시 행위


복지부가 한국한의학연구원에 용역의뢰해 조사한 한약처방(한약처방조사 수록집)을 인터넷을 통해 대중들도 누구나 볼 수 있도록 한 것을 둘러싸고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환자의 체질과 특징을 고려치 않고 돌팔이를 양성하는 것”, “제약회사가 뒤에서 사주한 것 아니냐”, “지적재산권에 대한 기본이 안 돼있다”는 반발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다른 한 측에서는 “사장될지도 모르는 경험방을 모아 낸 것은 크게 평가할 일”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상당수의 한의사들이 처방을 수집한 것에 대해서는 공감하나 공개 방식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고 있어 앞으로 있을 한약처방 모집에 상당한 부담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조사된 처방의 공개에 대해 “난 정부기관에서 조사를 하기에 믿고 한의학의 발전을 위해 공개에 동의한 것이지 아무에게나, 한의학의 비전문가에게까지 공개되는 것을 동의한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처방이 공개돼 제약회사는 아무런 대가도 지불하지 않고 무임승차하게 된 것이 아니냐고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이에 대해 한 관계자는 “정부에서 조사한 연구 내용을 공개하지 않을 수는 없는 일”이라며 “이미 수많은 처방이 공개돼 있고, 한약 처방에 대해서 특허를 보장받을 수 없는 상황에서 처방의 제약화는 크게 우려할 만한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한의학연구원이 수집한 처방은 이번에 공개된 910처방 이외에도 상당수가 더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공개가 제외된 처방 중에는 객관성이 부족한 것도 있었지만 제약사의 무분별한 복제를 우려해 공개를 미룬 것도 70~80처방에 이른다.

서울 동작구에서 개원하고 있는 한 한의사는 “한약처방을 공개하지 않았던 것이 한의학을 폐쇄적으로 만들었던 요인”이라며 “이번 경험방의 공개는 후배 한의사들에게 임상에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하고 한의학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협심증에 생맥산을 응용한 처방을 한다는 것을 예로 들며 자신에게 한약 처방의 응용범위를 다시 한 번 일깨우게 했다고 말했다.

또 시중에 유통되는 방약합편 해설서 등 일반인들이 이를 응용할 수 있도록 만든 서적과는 달리 오랜 임상 경험을 토대로 약의 구성과 적응증 만을 밝힌 것으로 한의학 전공자 이외에는 응용하기 힘들어 처방공개로 인한 부작용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한의학연구원 신현규 책임연구원은 “경험방의 공개는 문제가 될 부분보다는 한의사들이 임상에서 약을 응용할 수 있는 범위를 확대해 주는 부분이 더 많다”며 “앞으로의 숙제는 공개된 처방을 한의계가 어떻게 정리하고 체계화시킬 것이냐”라고 말했다.

이번 수록집은 고령 한의사 및 한약업사 4천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것으로 각 질환군별 910처방에 대해 ▲주치 및 효능 ▲처방명 ▲처방출전 ▲처방구성(한약재 명 및 중량) ▲복용법 ▲주의사항 ▲치료실적 등의 순으로 소개하고 있다.

이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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