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 자극 의한 뇌 반응 중 신체 특정 부위 인식 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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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 자극 의한 뇌 반응 중 신체 특정 부위 인식 규명
  • 승인 2015.07.28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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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창희 기자

홍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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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윤병 교수팀 연구논문, 네이처 자매지 ‘사이언티픽 리포트’ 게재

“침 자극으로 상향식-하향식 반응과 관련된 뇌의 작용 부위 구별”

침 자극으로 인한 뇌 반응 중 신체 특정 부위에 대한 주의 집중 역할이 규명돼 주목된다.
경희대 한의대 채윤병 교수팀은 ‘침 자극으로 유도된 몸의 인식 관련 뇌의 활성패턴(Cortical Activation Patterns of Bodily Attention triggered by Acupuncture Stimulation)’을 연구한 결과 이와 관련된 감각의 양방향성(상향성과 하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 연구논문은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Impact factor 5.578) 7월 27일자에 게재됐다.

 ◇논문이 게재된 사이언티픽 리포트 화면. <사진캡처=사이언티픽 리포트>
 ◇채윤병 교수
채윤병 교수는 “침 자극은 신체의 특정한 부분, 즉 경혈을 자극함으로 인해 국소와 전신적인 생리작용, 그리고 치료효과를 발휘하게 한다”며, “인지과학적인 측면으로 보면, 침을 자극하는 것은 결국 인체의 특정 부분의 감각을 유도하는 과정으로 생각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신체 감각은 단순히 외부의 자극에서 수동적으로만 매개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과정에서 인체가 그 감각을 느끼려고 하는 능동적인 과정도 함께 존재한다는 것이다. 채 교수는 이 논문에서 이러한 침 자극과 관련된 감각의 양방향성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어떤 연구과정-방법을 택했나
채 교수에 따르면, 기능성자기공명영상(fMRI) 장비를 이용해 침 자극 동안의 뇌의 기능적 변화를 관찰할 수 있는데, 두 번의 실험에서 한번은 팔 내측 부위의 두 개의 경혈인 신문(Ulnar nerve)과 내관(Median nerve)을 번갈아 자극하면서 자극 부위 위치와 강도를 평가하게 했고, 다른 한 번은 두 경혈에 미세한 전류가 통하는 전침 시술을 한다고 하고 실제로는 어떤 부위에도 자극하지 않으면서(pseudo stimulation) 자극 부위 위치와 강도를 평가하게 했다.

이렇게 하면 두 번의 실험 모두에서 실험참가는 인체 두 부위 중에 어느 부위에서 감각이 느껴지는지 모니터링해야 하고, 이때 하향성 감각신호 처리와 관련된 뇌의 부위가 작동하게 된다. 반면에, 실제 외부의 침 자극이 가해진 경우에 외부의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상향성 감각신호 처리와 관련된 뇌 부위가 작동하게 된다. 이러한 실험 설계를 통해 침 자극과 관련된 감각 처리의 두 가지 시스템(상향성과 하향성 감각정보 처리)을 구별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연구 결과는 어떻게 나왔나
채 교수는 침 자극과 관련된 신체 부위 집중을 유도한 상태에서 뇌의 뇌섬, 전대상회 등 특출성 네트워크(salient network)의 활성화와 전전두엽, 후대상회, 하두정엽 등 디폴트모드 네트워크(default mode network)의 비활성화가 관찰됐다고 설명했다.
이는 실제 외부 자극이 없는 경우에도 하향성 감각신호 처리를 위해서 뇌에서 많은 신호처리 시스템이 작동하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반면에 침 자극으로 외부의 자극이 실제로 가해진 상태에서 뇌의 후뇌섬(posterior insula)과 미측 전대상회 등이 더 활성화됐고, 이는 실제 자극이 가해지는 경우 상향성 감각신호를 처리하는 것과 관련된다고 밝혔다.

▲논문의 의의
채 교수는 “침 치료는 인체 특정 부위를 자극해 인체 자체의 시스템을 작동하게 해 치유의 과정으로 인도하는 방식으로 볼 수 있다”며, “침 자극으로 유발되는 득기감은 침 시술에 의해서 유도되는 것이지만, 신체 해당 부위의 감각을 느끼려고 하는 하향식 정보처리 과정도 관여된다는 사실과 관련 신경생리학적 작용기전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채 교수는 “침 자극은 이러한 인체의 감각 변화를 내․외부적으로 촉발하는 매개체로서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고 확인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인체의 감각 정보처리가 외부 자극에 의해서 수동적으로만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인체의 뇌의 작용에 의해 능동적으로 관여하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고 의의를 설명했다.

▲추가 연구계획
채 교수는 이 논문과 관련, 침 자극으로 유도되는 감각의 신체공간적 패턴의 특성을 연구해서 이러한 감각적인 특성 변화가 침 자극으로 인한 치료 효과와 어떤 상관성을 지니는지에 대한 연구를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러한 신체 감각의 특성은 외부의 자극뿐만 아니라 선험적 지식(prior knowledge)에 의해서도 영향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요인이 잘 통제된 상태에서 침자 반응의 감각적 특성에 대한 연구를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사이언티픽 리포트는 2011년부터 Nature Publishing Group에서 출간하는 오픈 액세스 저널로서 현재 다학제 분야 저널에서 Nature, Science, Nature Communication, PNAS에 이어 랭킹 5위를 차지하고 있다. 다학제 분야의 저널이다 보니, 다양한 연구 방법의 융합된 우수한 논문들이 많이 소개되고 있다.

▲채윤병 교수는?
채윤병 교수는 경희대 한의학 박사 및 고려대 공학 박사(뇌공학)로 경희대 한의대 경혈학교실 및 침구경락과학연구센터(인지의과학 연구실) 부교수로 있다. 현재 대한경락경혈학회 이사, 대한뇌기능매핑학회 학술위원으로 있다. 2015년 대한한의학회 학술대상(우수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홍창희 기자 chhong@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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