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서산책 684] 구황식을 응용한 건강관리 식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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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서산책 684] 구황식을 응용한 건강관리 식단
  • 승인 2015.06.19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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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우

안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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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刊救荒撮要」②


「구황촬요」의 원류는 세종 때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으나 현재 당시의 판본은 실물로 전해지지 않고 있다. 다만 1660년(庚子)에 숭록대부 판중추부사의 직함을 갖고 있었던 尤庵 宋時烈(1607∼1689)이 이 책(「新刊救荒撮要」)의 서문을 지을 때, ‘世宗大王所輯, 救荒撮要一編’이라 말하고 이 원간본에 補遺를 덧붙여 목판에 새겨 널리 민간에 유포하였다고 그간의 경과를 밝혀 놓았다.

 

 

 

 

◇「신간구황촬요」

 

 

하지만 명종 때에 나온 「구황촬요」의 서문을 보면 세종대에 간행한 것은 서명이 「救荒辟穀方」이었으며, 이후 호남과 영남에 연이어 흉년이 들자 나라에서 백성들을 賑恤함과 동시에 구황에 가장 긴요한 것을 모아 方書로 꾸미고 언문으로 번역하여 ‘구황촬요’란 이름을 붙였다(救荒之最要者, 集爲一方, 飜以諺字, 名曰救荒撮要)는 유래가 적혀 있어 언해본이 나오면서 그 명칭이 굳어졌음을 알 수 있다.

이 「구황촬요」 초판의 내용으로는 굶주림으로 빈사 상태에 놓여있는 사람을 소생시키는 법[飢困將死人救活法]을 비롯하여, 굶주려 부종이 생긴 사람을 치료하는 법[飢腫人治療法], 솔잎 가루를 장만하는 법[取松葉末法], 느릅나무껍질을 벗겨 즙을 장만하는 법[取楡皮汁法], 솔잎 죽을 만드는 법[作松葉粥法], 느릅나무껍질로 떡 만드는 법[作楡皮餠法], 미숫가루 만드는 법[作糗法], 천금주 빚는 법[千金酒法], 곡식가루를 내는 법[取穀末法], 장 담그는 법[沉醬法], 버무리를 만드는 방법[作糝法]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구황법이 기록되어 있다.

이어지는 본문에서 신속의 저작인 「救荒補遺方」에 수록된 내용으로는 여러 가지 먹거리[雜物食法]라는 소제가 붙어 있다.

여기에서는 솔잎을 비롯하여, 도라지, 메밀, 칡뿌리, 마, 밤, 토란, 밀랍, 검은 콩이나 대두, 청량미, 순무우 등 다양한 임산 채취물과 곡물, 과실, 소채 등을 활용하여 배고픔을 이기게 하는 한편, 밥과 같은 주식에 대신하여 적용할 수 있는 식량원으로 삼았음을 볼 수 있다.

또한 辟穀絶食方이란 항목이 들어 있는데, 이 방법은 여러 해에 걸쳐 흉년이 들어 먹을 양식으로 쓸 곡물이 귀하다든가 혹은 멀리 객지로 나가 물과 땔감을 얻기가 어려운 지경이라거나 혹은 심신수양을 목적으로 금식하거나 단식하는 사람[修行人]에게 필요한 지식이라고 언급하였다.

아마도 여기에 나열되어 있는 용도가 과거 전통적인 구황방이나 辟穀法이 행해졌던 대상이라고 여겨진다.

오늘날에도 여전히 구황법을 적극적으로 응용해야 할 경우가 있으니, 바로 영양과잉으로 인한 만성질환자의 식이요법이나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하는 식이조절 방법, 혹은 일상에 바쁜 도시인들의 건강관리를 위한 대용식으로 고려해 볼 만하다는 점이다.

하지만 단순히 영양학적인 측면에서만 식생활을 분석해서는 신체대사에 균형을 깨트릴 수 있으므로 한의학적 관점이 도입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다.

특별히 잡물식법에는 솔잎[松葉]을 가공하여 죽을 쑤어 먹는 법이 소개되어 있는데, 舊方 즉 원간인 「구황촬요」에 제시되어 있는 방법과 비교해서 한결 맛이 좋은 새로운 방법이 기재되어 있다. 이렇듯 과거의 것과 새로 얻어진 방식을 비교해 놓음으로써 과거의 지식으로부터 여러 차례 경험을 거치면서 신지식이 도출되는 과정을 통해 차츰 더 나은 방식을 찾을 수 있는 응용력을 확보해 나갔던 것이다.

한편 구황식을 먹다가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부작용에 대한 대처법도 기재되어 있다.

가장 흔한 일이 바로 오랜 동안 小食이 이어지거나 혹은 솔잎 같은 대용식으로 인해 대변이 막혀 누지 못하는 증상이다. 이런 부작용 증상에는 콩가루 한두 술을 물에 타서 사나흘 동안 연일 먹게 하면 순통하게 된다고 조언하고 있다.  

안상우 / 한국한의학연구원 동의보감기념사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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