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 치료법, 논문으로 증명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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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 치료법, 논문으로 증명하고 싶어요”
  • 승인 2015.06.19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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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호 기자

김춘호 기자

what@daum.net


한의학 미래 짊어질 젊은 연구자들 - 윤형준 한의사(미국 하버드공중보건대학원 MPH 진학)

의학논문 작성 방법론 본격적으로 배우고 싶어
한의학 객관적 근거 마련 부분 관심두면 더 발전할 것


[민족의학신문=김춘호 기자] “의학논문을 잘 쓰는 게 앞으로 한의학 치료법에 대해 큰 힘이 될 것 같아요.”
7월 말 미국 하버드공중보건대학원으로 MPH과정을 밟으러 떠나는 윤형준(29) 한의사의 말이다. 그는 대전대학교 한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올 초 경북 김천시보건소에서 공보의를 마친 후 하버드 공중보건대학원에서 최종 합격 통보를 받고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
◇한의학적 치료 방법을 논문으로 증명하는 법을 연구하기 위해 7월말 하버드공중보건대학원으로 떠나는 윤형준 한의사.

현재 인천에서 삼기당한의원을 운영 중인 아버지(윤성묵 한의사)의 영향을 받아 어릴 적부터 한의학에 관심을 뒀고 한의사를 꿈꿨다. 평소에 아버지께서 하고 싶은 것은 해보라고 자주 말씀하셨고 친한 선배 한의사가 보내준 논문을 보고 유학을 결심했다고 한다.

“친한 한의사 선배 한 분이 논문을 읽어보라고 자주 보내줬어요. 그 선배가 보내 준 논문 중 하나가 NEJM에서 2010년경에 나온 논문이었어요, 침 치료가 만성요통에서 1차적으로 고려해야 할 치료법임을 입증하는 내용이었습니다. 미국의 정형외과 의사들한테도 만성요통 환자가 왔을 때 1차적으로 침 치료를 고려할 수 있도록 조언해주라는 지침이 들어있었죠. 이 논문을 보면서 직접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평소에도 꾸준히 공부를 하라고 권유했던 선배가 보내준 논문을 보고 한의학도 논문 등으로 근거를 만들면 지금보다 더 큰 힘을 낼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본격적으로 연구를 하고 싶었다고 한다. 또한 치료법에 대한 객관적 근거를 마련하는 부분에 관심을 갖고 노력을 한다면 한의학 발전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지 않을까 하는 작은 욕심도 갖고 있다.

여행을 좋아해 여러 나라를 다니다 우연한 기회에 독일인 친구와 많이 가까워지게 됐다. 현재 그 친구는 독일에서 신경외과 의사로 근무하고 있다. 그 독일인 친구가 한국에 오면 한두달씩 자신의 집에서 묵는 동안에 서로 의학적인 대화를 많이 한다.

“그 친구가 한국에 왔을 때 독일 의사들이 쓰는 침에 대해 많이 얘기를 하곤 했어요. 예를들면 독일에서 침 치료를 보험에 청구하기 위해 진행했던 프로젝트 등에 대해서요. 대화를 하면서 느낀 점은 의학논문을 잘 쓰는 게 한의학 치료법에 대해서 앞으로 힘이 많이 되겠구나라는 생각이었습니다. 제대로 된 논문을 쓰는 게 앞으로 큰 힘이 될 것이라 생각했고요. 사실 공중보건학 자체에 뜻이 있다기보다는 의학논문 작성 방법론에 대해 배우고 싶어 나가는 게 더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 막 학부를 졸업하고 석사과정에 들어가는 단계라 본인의 지식은 기초적인 단계라고 말하는 그는 하버드공중보건대학원에서 논문에 대한 방법론을 배워오는 게 제일 크다고 말한다.

미국에서 그들에게 한의학을 소개하는 방법 역시 논문이라는 생각이다. 아무래도 주관적인 생각을 설명하는 것보다는 기본적으로 나와 있는 논문을 보여주는 게 나을 것 같다며 세계적으로 가장 우수한 의학논문 작성기관 중 하나인 하버드 공중보건대학원으로 떠나는 것에 대한 기대감이 크고 동양의학에 관한 논문을 구체적으로 쓰는 교수님이 있으면 관심을 갖고 참여할 생각이란다.

그가 또 관심을 두고 있는 분야는 맞춤형 웰니스케어다. 지난해 미래성장동력으로 한의학이 맞춤형 웰니스케어 과제 중 하나에 포함이 됐다. 그는 지역사회의학이라 불리는 공중보건학을 공부함으로써 웰니스에 대한 다수의 니즈(needs)가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체질의학과 미병(未病) 관리를 통한 질병의 예방으로 대변되는 한국의 한의학과 결합하여 ‘맞춤형’ 웰니스에 기여할 수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생각해내는 고민을 많이 할 것 같다고 했다.

유학을 준비하면서 선례가 많지 않아 애를 먹었다는 그는 같은 길을 걸을 후배들에게 커뮤니티 등을 찾아 적극적으로 조언을 구하라는 말도 아끼지 않았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얼굴도 모르는 사람 모두가 친절하게 대답을 잘 해주었는데 자신은 적극적이고도 자세히 묻지 못했던 게 무척 아쉬웠단다.

한의학이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가기 위한 제언을 듣고 싶다고 하자 최우선적으로 WDMS(World Directory of Medical Schools)에 한의대가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등재돼야 세계와 더욱 활발한 연구교류가 가능할 것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아직 이런 사실에 대해 한의사들이 잘 모르는 것 같다는 지적이다. 이제부터라도 관심을 갖고 봐줬으면 좋겠다며 이런 사항들을 바로잡는 게 한국 내에서 입지도 좁아지지 않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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