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본초)에는 약용으로 엄격히 사용되는 약물이 있는 반면에, ‘식약동원’의 철학을 가진 본초 역시 존재합니다. 식약동원에 속하는 본초에는 이번에 소개할 생강(건강)이 포함되며, 이외에도 계지(계피), 소두구, 육두구, 강황 등의 향신료의 범주나 오미자, 구기자, 산수유 등의 과실류도 포함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주의할 점은 이들 본초 역시 환자에 대한 진단과 그에 따른 용량설정 및 일정한 복용기간의 설정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즉 높은 안전성으로 식품으로 사용되지만, 한의사의 진단하에 약으로 기능하게 됩니다. 즉 진단과의 결합으로 약이 되는 것입니다. (자가조제나 식품으로 복용하면서 아래의 약용의 효과를 기대하면 안 된다는 말입니다.)

분류 및 전통적 사용
생강(건강)은 생강과(Zingiberaceae) 생강속(genus zingiber)에 속하는 본초입니다. 생강과에는 강황이 속한 강황속, 백두구와 사인이 속하는 두구속, 고량강이 속하는 산강속, 소두구가 속하는 소두구속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생강은 중국, 인도 등에서 두통, 오심, 구토, 혈관질환, 감기 및 관절염, 항균, 항진균 등의 치료에 사용되었습니다. 또한 생강은 향신료로 사용되었는데, 생강은 전세계에서 후추(black pepper) 다음으로 많이 사용되는 향신료라고 합니다.[1]

성분과 포제
생강과 건강의 약리연구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성분은 진저롤(gingerol)과 쇼가올(shogaol)입니다. 특히 진저롤과 쇼가올의 비율이 중요한데, 생강의 경우는 6-진저롤이 가장 풍부하며 다음으로 10-진저롤이 풍부합니다. 반면에 쇼가올은 거의 드물게 함유되어 있습니다.[2]
건강은 생강에 비해 6-쇼가올이 풍부한데, 건조 또는 열처리에 6-진저롤이 탈수화되어 쇼가올이 되기 때문입니다. Xiao-Lan Cheng 등은 열처리에 따른 쇼가올과 진저롤의 비율변화를 보고했습니다. 연구팀은 120도의 증기로 생강을 1, 2, 4, 6시간 처치했을 때 성분비율을 평가했습니다. 열처리에 따라 생강의 진저롤이 감소하고 쇼가올이 증가되었는데, 4시간이 되었을 때 이들의 비율이 1:1이 되었습니다.[3]

약리작용
생강(건강)의 경우 소화기계에 대한 작용이 가장 먼저 떠오르게 되는데, 항구토, 위장운동촉진, 항궤양 등의 활성이 연구 및 보고되었습니다. 특히 일본에서는 건강을 함유한 소화기 처방인, 대건중탕의 연구가 활발합니다. 연구에 따르면 건강은 내장의 혈류를 증가시키며, 위의 날문방(antrum of stomach)의 수축을 유도했습니다. [4, 5]
또한 생강의 항염증 작용이 보고되었는데, 생강은 COX 경로에 의한 프로스타그란딘 억제, [6, 7], lipoxygenase 억제[8], NO 생성의 억제[9] 및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억제 등의 기전이 보고되고 있습니다[8, 10]. 생강의 항염증 작용 연구에 이어, 류마티스 관절염에 대한 연구도 진행되었는데, 몇몇 류마티스 관절염 모델에서 생강의 항염증, 항골관절염 작용이 보고되었습니다. [11, 12, 13]
생강의 항-신경염증 작용도 보고되었는데, 알츠하이머, 파킨슨 모델, 뇌허혈 모델 등에서 항-신경염증 작용을 확인했습니다. 이외에도 생강의 항암 및 항당뇨병 작용 등이 보고되었습니다.

임상연구
1. 소화기계에 대한 작용
1) 항구토 작용(수술후, 임산부의 오심, 구토)
2) 소화불량
2. 근골격계에 대한 활성
1) 항관절염 / 골관절염
2) 류마티스 관절염(RA)
3) 운동 후 근육통
4) 편두통
3. 당뇨병에 대한 작용
4. 원발성 월경곤란증의 개선

생강에 대한 대략의 임상연구는 위와 같습니다. 생강은 전통적으로 소화기 질환에 다용되었기 때문에, 소화불량 및 위장운동 촉진에 대한 임상연구가 진행되었습니다. 특히 임산부의 오심과 구토에 대한 연구가 다수 진행되었습니다. 임산부에 대한 약물 사용 시 안전성이 중요한데, Matthews A 등은 임산부의 생강사용이 안전하며, 기형 등의 부작용이 없다고 보고했습니다.[14, 15]

관절염 및 류마티스 관절염에 대한 생강의 효과도 연구되었는데, Yoshikawa M 등은 261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연구에서 생강추출물의 진통효과를 보고했으며, 이후 진행된 몇몇의 임상연구들도 생강이 중등도의 골관절염 증상을 개선한다고 보고했습니다.[16, 17, 18, 19, 20]

James W. Daily 등은 최근에 수행된 당뇨병에 대한 5개의 생강 RCT를 분석했는데, 생강추출물이 HbA1C를 낮췄다고 보고했습니다(공복시 혈당에는 효과가 없었습니다). 저자는 분석에 포함된 4개의 RCT의 질이 높았으며, 생강의 안전성이 높기 때문에 당뇨관리에 생강식이를 추천했습니다.[21] 또한 생강은 원발성 월경곤란증을 개선하기도 하는데, 월경시작 전날부터 3일째까지의 복용만으로도 통증의 심각도를 줄일 수 있었습니다.[22]

사용상 주의
생강은 향신료로 사용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안전하다’고 여겨집니다(생강은 미국 FDA에서도 generally recognized as safe (GRAS)입니다). 또한 임산부의 사용에도 안전하다고 보고됩니다.[14, 15] 그러나 복용 시 생강특유의 맛과 향이 문제가 될 수 있으며, 환자에 따라 빈속에 복용하면 속쓰림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Kashefi F 등은 생강을 복용한 소수의 환자에서 속쓰림, 복통, 설사를 보고했습니다.[22] Bartels EM 등은 생강의 부작용으로 특유의 맛을 꼽았으며, 다양한 형태의 복통과 연관된다고 보고했습니다. 그러나 장기 복용에 의한 손상 등의 심각한 부작용은 없었습니다. [19]

이상으로 생강(건강)의 현대한의학적 연구를 살펴보았습니다. 생강이 향신료를 넘어선, 다양한 약리작용을 가진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특히 다양한 임상연구를 통해 질병의 보조 또는 치료제로 생강을 이용하려는 움직임 역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한의학은 전통적으로 생강의 약리작용을 이용해왔으며, 현재 한국의 경우 생강은 ‘단미제’로, 건강보험의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때문에 서양약제를 사용하는 환자의 보조제 혹은 임산부의 오심과 구토의 안전한 치료제로 생강단미제가 활용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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