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돈의 도서비평] 각의 틀을 깨는 정신적 자유 회복과 진정한 덕성 그리고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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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돈의 도서비평] 각의 틀을 깨는 정신적 자유 회복과 진정한 덕성 그리고 행복
  • 김진돈
  • 승인 2015.05.14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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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비평 | 생각하는 힘, 노자인문학

인문학에 목마른 사람들에게 감탄과 감동을 자아낸 ‘EBS 인문학 특강’을 기반으로 엮은 책이다. 생각의 틀을 깨는 정신적 자유를 회복하고, 진정한 덕성과 행복을 일상 속에서 만나게 될 것이다.

최진석著
위즈덤 하우스刊

이 책의 두 가지 특징은 노자 사상이 중국 사유의 역사적 발전 과정을 반영한다는 것과 노자사상의 존재적 기반을 자세히 설명했다. 유무상생(有無相生)이라 하여 세계가 ‘관계’로 되어 있다고 본 점이다.

인간이 인간만의 능력으로 건립한 그 길이 ‘도(道)’다. 도의 출현 이전에 중국인이 세계를 해석하는 두 개의 중심축은 ‘천’과 ‘덕’이었다. 도가 출현하자 이제 중국인들은 세계와 관계하고 세계를 해석하며 또 삶의 의미를 확인하는 새로운 두 개의 중심축이 도와 덕이다. 이것이 도와 덕을 붙인 ‘도덕(道德)’이다.

노자는 세계가 존재하는 형식인 ‘도’를 현이나 새끼줄(繩)로 묘사한다. ‘현’도 대립면의 경계가 불분명하게 상호 뒤섞여 있는 모습이고, 새끼줄은 대립면의 두 가닥이 꼬여 있는 모습이다. 모두 관계적 존재론을 상징하는 개념이다.

이 세계가 두 대립면의 꼬임으로 되어 있다는 것이 유무상생이다. 노자는 이 세계를 받아들이는 인식 능력은 ‘지(知)’의 방법이 아니라 ‘명(明)’의 방법이어야 한다.

해를 해로 보고, 달을 달로만 보는 것은 해와 달을 분리된 것으로 ‘지’라 하고, 해와 달을 상호 연관 속에서 인식하는 것을 ‘명’이라고 하는데, 달과 해가 관계를 이루는 한 벌의 사건으로 본다. 해와 달을 동시에 포착하는 능력이 ‘명’이다. 이것이 노자의 통찰이다.

노자는 자연계의 존재나 운행과 사회를 운용하는 정치영역도 모두 ‘대립면의 꼬임’이라는 원칙을 지키기에 제대로 유지된다고 했다. 세계의 유지나 번창은 ‘일’이나 ‘도’로 상징되는 유무상생의 원칙, 즉 ‘대립면의 꼬임’ 혹은 ‘대립면의 상호의존’이라는 원칙을 잘 지켜져서 가능하다.

만일 대립면 사이에서 오는 불안을 감당하지 못해 한 쪽을 선택하여 그쪽으로만 치달으면 파국을 맞이할 수밖에 없다. 대립면의 긴장을 마음에 품은 사람은 옥처럼 빛나지 않고 돌처럼 소박하다.

대립면의 긴장 상태를 마음에 품고 있는 사람은 과감하지 않으며 광신(狂信)하지 않는다. 광신은 대개 협소한 믿음에서 온다. 세계가 대립면의 긴장으로 되어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즉, 대립면의 경계에 설 수 있는 사람은 진중해질 수밖에 없다.

배움은 수단이고, 자신을 표현하는 것이 목적이다. 삶은 자기표현의 과정이어야 한다. 공부는 내가 나를 표현하기 위한 수단, 내가 행복한 삶을 누리기 위한 수단임을 알아야 한다.

이 기본적인 자세를 노자는 ‘자율’이라 했다. 자율이란 내가 나를 조율하는 거다. 대립면의 긴장을 받아들이면 이념과 신념에서 벗어날 수 있고, 그때 드러난 자율적 주체는 무엇을 배우더라도 그것을 자기표현의 수단으로 생각하며 긴장을 잃지 않는다.

또 무위란 이념이나 기준과 같은 관념의 구조물에 수동적으로 의존하지 않고, 세계의 변화에 따라 자발적이고 유연하게 접촉하려는 시도다.

그래서 ‘유위’적 태도를 가진 사람은 자신 앞에 펼쳐지는 세계를 자신의 기준에 따라 ‘봐야 하는 대로’ 보게 되지만, ‘무위’적 태도를 가진 사람은 어떤 기준의 지배도 받지 않기에 세계를 “보여지는 대로” 볼 수 있다.

양주나 노자의 위아론은 진정한 덕성, 진정한 힘, 진정한 자유, 진정한 활동의 원천과 귀착점이 바로 각자의 몸이라고 강조한다. 자기를 사랑하는 사람, 자기에게 집중하는 사람이 진정 힘 있는 자이다. 고로 자기를 천하만큼 사랑하는 사람만이 천하를 가질 자격이 있다.

저자는 자기 삶의 양식이 자기로부터 나오지 않는 삶, 세계와 관계하는 방식이 자기로부터 나오지 않은 삶, 자기 나라를 운영하는 방식이 자기로부터 나오지 않은 삶은 결코 정상 일수 없다고 말한다.

자기가 가지고 있는 것에 먼저 집중하라. 천하보다 내게, 세계보다 우리나라에, 보편 문화보다 내 문화에 집중하라는 얘기다. 노자는 ‘자기 자신에게 집중하라’와 ‘자기로 돌아가라’를 일관되게 강조한다.

사회 구성원이 각자 고유명사로 자율적 행복을 누리는 존재가 되도록 만들자. 인간의 주관성을 완전히 탈피해 자연의 객관성으로 나아가는 것. ‘가치’의 세계와 결별하고, 자연이라고 하는 ‘사실’의 세계에서 인간질서의 근거를 발견하려 했던 게 노자의 꿈이다. 노자는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은 보편적 이념의 수행자입니까, 자기 꿈의 실현자입니까?
당신은 바람직함을 지키며 삽니까, 바라는 걸 이루며 삽니까?
당신은 원 오브 뎀(one of them)입니까, 유일한 자기입니까? 라고. (1만 4800원) 

김진돈 / 송파구 가락동 운제당한의원장, 시인, 송파문인협회 명예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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