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서산책 678] 한겨울 추위를 이겨낸 忍冬草의 약효
상태바
[고의서산책 678] 한겨울 추위를 이겨낸 忍冬草의 약효
  • 승인 2015.05.01 11: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안상우

안상우

mjmedi@http://


「外科精要」 ②


원작의 본문을 살펴보면 상권에는 療癰疽首宜點灸用藥要訣第一로부터 시작하여 論背疽其源有五까지 22문, 중권에는 癰疽發背分表裏證으로부터 論醫者貪利更易前方까지 16문, 하권에는 論麥飯石膏治效遼絶부터 瘡漏脈例까지 16문, 모두 합하여 전54병문으로 나뉘어져 있다.

 

 

 

 

◇ 「외과정요」

 

 

하권 내용을 마친 뒤에도 補遺가 몇 편 더 붙어 있는데, 癰疽點烙法, 用蜞針法, 癰疽癤毒經效雜方, 甲疽代指嵌甲奇方, 婦人妬乳乳癰方, 金瘡箭鏃傷竹木刺湯火方, 懸癰方 등이다. 후대에 60편의 병문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한 말은 이 보유편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내용을 들여다보면 상권에는 그림이 3폭 들어 있고 권미에는 보유와 부록이 별도로 붙어 있는 것도 특색이다.

그림은 取穴圖, 取寸法圖, 騎竹馬灸法圖인데, 제1도는 기죽마구법을 취혈하기 위한 折量法을 설명하기 위한 도해이고 제2도는 中指의 제1절과 2절 사이 두 번째 마디의 가로줄 무늬 사이의 길이를 1촌으로 삼아 길이를 재는 방법으로 이른바 同身寸法을 설명하는 그림이다.

또 제3도는 바로 병자를 竹馬에 태워 땅에서 발이 5치 가량 떨어진 상태에서 제1도에서 작량한 줄로 꽁무니뼈에서부터 시작하여 등까지 닿은 길이를 재어 灸穴處 잡는 방법을 그림으로 상세하게 그려 설명하고 있다.

이외에도 상권에는 또 하나의 그림이 들어있는데 바로 ‘忍冬藤眞形’이라 이름붙인 본초 그림이다. 제목 아래 ‘又名左纏藤’이란 설명이 달린 것으로 보아 인동덩굴이 송대 당시에도 서로 다른 이름으로 불리었나 보다. 꼬불꼬불 길게 뻗은 넝쿨과 기다란 잎 모양이 지금의 인동 넝쿨과 거의 흡사하다.

이 약초 그림은 癰疽發背 증상이 처음 발생했을 때 쓰이는 忍冬酒方을 설명하는 글에 등장하는데, 이 인동초약술방은 생초의 잎을 한줌 뜯어 짓찧어서 떡으로 뭉친 다음 술을 조금 부어 만든다고 하였는데, 제조방법과 용법 등이 자세히 적혀 있는 것으로 보아 이 내용에 매우 중요성을 부여한 것으로 보인다.

이 넝쿨은 겨울을 나면서도 시들지 않으므로 이름을 ‘忍冬草’라고 불리며, 자랄 때는 왼편으로 감아 올라가면서 나무에 부착되어 뻗어나가기에 左纏藤이란 이름도 붙여졌다. 또 정원이나 밭두둑, 담벼락, 울타리 위에서 자라는데, 덩굴은 모가 나고 잎사귀는 자색을 띤다.

2월에 꽃이 피는데 5월에는 은은한 향이 풍기며, 꼭지는 붉은 색을 띤다. 처음 꽃이 필 때에는 흰색이었다가 1∼2일이 지나면 색깔이 점차 노랗게 바뀌므로 약명인 金銀花라고 불린다고 설명하였다.

그런데 원저자인 陳自明이 살았던 宋代까지만 해도 이 약초가 발길 닿는 곳마다 여기저기 널려 있는데 본초서에는 옹저에 치료효과가 좋다는 말을 언급하지 않았으며, 당대의 명의들에 의해 쓰인 다음에야 기막힌 효험을 보게 되었다고 적고 있다.

이로보아 이 약의 항염증, 淸熱消腫하는 뛰어난 효과는 송대 명의들에 의해 찾아진 이후 수많은 경험이 축적되어 개발된 연구 성과로 보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저자는 구체적으로 「洪氏集驗方」을 지은 洪邁(洪內翰으로 표기), 「蘇沈良方」을 지은 沈括(字 存中, 沈來翰으로 표기)을 비롯하여 당대 여러 명의들의 처방서에서 이 약에 대한 옹저 치료경험과 뛰어난 약효를 기록하고 있다고 적고 있다.

아무나 다 아는 듯 보이는, 누구나 구할 수 있다고 여기는 약초 지식, 길가다 마주치는 흔하디 흔한 풀뿌리 하나라도 사실 오랜 역사 기간 동안 수많은 의인들이 각고의 노력 끝에 징험하여 찾아지는 소중한 전통지식의 소산이다.

전통의약지식이 후속세대에게 끊이지 않고 전승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현세대의 과업임을 가슴깊이 명심해야 할 것이다.  

안상우 / 한국한의학연구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