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서산책 676] 사암침법의 계승과 발전, 임상치험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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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서산책 676] 사암침법의 계승과 발전, 임상치험례
  • 승인 2015.04.17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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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우

안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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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舍岩鍼灸學」

 
2회에 걸쳐 「舍巖鍼灸學要訣」에 대한 이야기를 전개한 길에 이 책과 밀접한 관련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동일한 저자의 다른 책 하나를 마저 들여다보기로 한다.
 

◇ 「사암음양오행 침구학」(각론)

서명이 「舍巖陰陽五行鍼灸學」이란 책으로 저자인 金東匹은 「사암음양오행침구학」의 총론 및 각론을 펴냈다고 되어 있는데, 필자가 본 것은 전호에 소개한 「사암침구학요결」과 이 책 「사암침구학」 각론 뿐이어서 이 두 가지 책이 서로 총론과 각론을 이루는 것인지 아니면 「舍岩鍼灸學」에 별도의 총론이 구비되어 있었는지를 확인할 길이 없다.

표지에는 단지 ‘金東匹 編著’라고만 밝혀져 있지만 기실 본문의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원작인 「사암침구결」의 원문에 현토구결하여 싣고 각 병증조목마다 저자의 해설을 달아놓아 저작성이 충분하다.

다만 치료혈에는 補瀉法에 따라, 영문자 B와 S로 구분하여 기재하고 수기법이 기재된 경우에는 迎 혹은 斜 등의 약어로 표기하고 있다.

또 해설에는 內經, 靈樞, 東醫, 外臺秘要, 得效, 類聚, 壽世, 入門, 醫宗, 回春, 綱目, 景岳 등이 이용되었고 때론 巷間常用方, 古傳家灸 鍼灸備要 등의 다양한 出典이 주기로 붙어 있는 것으로 보아 당시 통용되었던 여러 가지 고금의 역대 문헌을 망라하여 다각도로 활용하였음을 볼 수 있다.

간혹 해설 아래 중요표시(※)를 부여하고 적은 글이 있는데, 이것 역시 편저자의 한의학적 견해를 피력한 것들이다. 대개 해당 병증에 대한 병인병리와 各家의 여러 가지 논의를 소개하면서 저자 자신만의 독자적인 의견을 펼쳐보아 학술적 가치가 있다.

본문은 서문 없이 목차만 달려 있는데, 중풍으로부터 치루까지 총40장으로 편성되어 있다.

또 하나 이 책의 특징으로 풍부한 치험례가 수록되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한글로 풀어 쓴 대부분의 치험례에는 말미에 ‘智妙崔氏’라는 이름이 출처로 밝혀져 있다. 智妙 崔氏는 아마도 조선시대 사암침구 임상가로 활약한 인물로 행적이 알려진 바가 없다.

이와 유사한 예로 김달호의 「校勘舍岩道人鍼法」에 소개된 芝山醫案을 들 수 있다. 지산의안에 대해서는 진즉 「經濟要訣」이라는 필사본 자료를 통해 이미 알려져 있지만 주인공이 누구인가에 대해서는 사암과 마찬가지로 이 역시 아직 사적이 밝혀지지 않은 채이다.

그런데 어떤 곳에는 현대 임상 치험례가 적혀 있고 ‘令金東匹’이라고 표기되어있는데, 저자 자신의 임상성과를 기록한 것이 분명하건마는 누가 치료를 시켰다는 것인지는 주체가 분명하게 밝혀져 있지 않아 궁금증을 자아낸다.

또 다른 곳에서는 ‘편자’ 혹은 ‘金東匹’이라고 밝힌 임상례도 수록하고 있어 이 책에 고금의 여러 사암침구 임상경험이 의안형식으로 집합되어 있음을 볼 수 있어 참고가치가 크다.

아울러 사암침법 임상가인 李在元의 임상치험례도 소개되어 있다. 이재원 역시 1950∼1960년대 사암침법의 원작을 개편하여 지산의안을 더하고 여기에 다시 자신의 해석과 주석을 추가하여 「舍巖陰陽五行鍼法秘訣」이란 저술을 펴낸 인물이다.

본서에는 이재원의 치험례까지 모두 수록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김동필은 이재원의 연구를 밑거름 삼아 자신의 저작을 완성한 것으로 보이며, 계통상 동일한 임상유파에 놓여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이외에도 芮遠基라는 이름이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데, 참고에 ‘芮氏方’이란 출전도 보인다. 이러한 정황을 종합해 볼 때, 일제시기에 사암침법서를 발행한 이태호를 비롯하여, 「(사암)청낭결」을 전한 鄭基亨과 金鍾台, 그리고 이재원, 예원기, 김동필, 조세형, 김달호, 김홍경 등이 모두 근현대 사암침법을 연구한 전문가이자 전통사암침법의 맥을 이어온 전승자임을 알 수 있다.  

안상우 / 한국한의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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