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 임상의를 위해 대학병원 진료매뉴얼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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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원 임상의를 위해 대학병원 진료매뉴얼 정리”
  • 승인 2015.04.02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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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창희 기자

홍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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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침구과 진료 매뉴얼’ 대표저자 경희대한방병원 이재동 교수(침구과 과장)
 
[민족의학신문=홍창희 기자] 개원 임상의를 위한 ‘침구과 진료 매뉴얼’(경희대학교 한방병원 침구과 共著, 우리의학서적 刊)이 나왔다.
책의 이름도 그대로다. 임상 매뉴얼은 특정한 임상적 상황에서 의료진이 적절한 진료를 시행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고 의사결정을 도와주기 위해 개발된 진료지침을 말한다.
한의학계에서 임상 현장에서 얻은 경험과 노하우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부족했던 것이 현실임을 감안할 때 ‘대학병원의 진료 매뉴얼’은 시의적절하며 소중하다.
이 책의 대표저자인 이재동 경희대한방병원 교수(침구과 과장)를 만났다.

◇임상 로컬의를 위한 ‘침구과 진료 매뉴얼’의 대표저자인 이재동 경희대한방병원 교수는 “임상 적용 시 반드시 알아야 하는 키 포인트(key point)를 중심으로 구성했다”고 강조했다. <홍창희 기자>
▶중요한 책을 썼다. ‘침구과 진료 매뉴얼’이 발간됐는데 의미를 설명해달라.
진료를 할 때 기준이 필요하다. 의사에 따라 관점이 다를 수 있지만 모든 경우의 수를 같이 공유하는 게 필요하다. 평소 소통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병원 내부에서도 그렇고 로컬과 병원의 연속성을 위해서도 그렇다. 현재 침구과에서 내부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진료지침을 일선 임상 현장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유용한 정보를 중심으로 정리해 제공하는 것에 대한 필요성이 컸다.

▶집필하게 된 동기는.
양방에서는 ‘개원가를 위한 워크숍’ 등이 있다. 우리 과에도 그런 것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럴 때의 교재를 염두에 뒀다. 또 하나의 계기는 한의사들이 이리저리 몰려다니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었다. 한의계가 너무 바람을 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정 요법에 대한 명확한 개념 없이 쏠리더라. 체계가 바로 잡히지 않은 젊은 한의사들이 경도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했다. 이런 것들을 정리하고 싶었다. 명확하게 로컬 개원가에 알려주고 싶었다.

▶어떤 분들이 집필에 참여했나.
경희대 강동한방병원, 강남병원, 본원의 13명의 교수들이 중심이 돼 집필하게 됐다. 경험과 노하우가 최고인 분들이다. 교수별로 전공별로 나눴다. 시작부터 1년 정도 걸렸다.

▶이전의 책들과 뭐가 다른가.
이 책은 완전히 임상의를 위한 책이다. 임상의들이 실전에서 바로 쓸 수 있도록 정리한 것이다. 텍스트가 아니라 매뉴얼, 수기에 관한 것이다. 치료방법, 침과 뜸을 갖고 하는 건 다 들어 있다. 환자를 어떤 식으로 보고 어떻게 치료계획을 세울 것인지 그런 부분에 대한 정리를 했다. 자기가 기준을 갖고 처방을 할 수 있게 했다.

▶어떤 내용을 담았나.
정수(精髓)를 정리하느라 최대한 줄이고 줄였다. 얇게 나왔지만 내용이 없는 게 아니다. (웃음) 개원가에서 흔히 보는 질환을 중심으로 변증을 하는 부분을 각 질환 별로 정리했다. 챕터별로 질환을 나열하면서 특히 한의학적으로 병을 보는 관점을 강조했다. 예를 들어 자가면역질환이면 한방에서 어떤 관점에서 봐라… 이런 진단법이 서술돼 있다. 뇌신경마비질환과 암환자 관리 및 교통사고 환자의 한방 치료도 별도로 정리했다. 각 부위별로 검사는 어떻게 하는지도 세세히 담았다.

▶보강할 점이나 아쉬운 점이 있을 텐데.
최근의 의료기기 사용 이슈를 보면서 실제로 병원임상에서는 활용하지만 많이 다루지 못해 아쉬웠다. 다음에 보강을 할 부분이다.

▶최근의 의료기기 사용 이슈에 관해 어떻게 보나.
의료기기는 당연히 써야한다. 사실 이게 보통 문제가 아니다. 우리가 KCD를 쓰는데, 병명이라 함은 병의 상태 소통하기 위한 약속이다. 병의 원인을 말하는 게 아니다. 병의 상태를 알려면 혈액검사, 소변검사, 엑스레이 검사 등을 통해 알아야 하는데 여기에서 배제된다는 것은 정말 위험하다. 당뇨를 예로 들자면, 혈당수치가 기준치 이상이라는 것을 말하는데 그런 정보를 못 얻게 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염려되는 건, 역으로 법적인 문제가 나오든지 하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점이다. 걱정되는 부분이다. 다시 말하지만 현대기기를 이용한 검사를 해야 하는 이유는 국가에서 인정하는 의료인들 간에 병에 대한 소통을 위해 당연히, 꼭 이뤄져야 할 부분이다. 치료는 당연히 한의학적 관점에서 하는 것이다.

디스크를 예로 들어보자. 허리가 아프면서 다리 저림으로 내원한 경우, MRI 검사는 디스크가 밀려나와 신경을 눌리는 정도 즉 병의 상태를 알고자 하는 것이다 하지만 치료는 그게 아니다. 한의학적 관점에서 디스크가 밀려나온 원인을 찾아 치료하는 것 아닌가. 즉 신허(腎虛)로 인해 허리근육의 힘이나 기능이 떨어졌는지 혹은 심폐 기능이 약하여 대사력이 떨어지고 체중이 늘어나면서 디스크에 압박이 심해졌는지 등등 디스크에 압박이 가해지는 역학적인 문제를 찾아 다리 하체의 힘을 생기게 하고, 중력을 줄여주고, 침치료를 하고 한약을 쓰고 생활지도를 한다. 그게 한의사의 눈이다.

▶의료기기 사용과 관련 가장 시급한 게 뭔가.
현재도 각 대학에서 강의가 이뤄지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한의사가 현대의료기기에 대한 강의를 하고 국가고시에 출제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협회와 학회, 대학의 협조가 잘 돼야 한다.

▶한의학의 장점은 뭐라 생각하나.
한의학은 자연의학이다. 자연의 이치에 따른 거다. 임상을 하면서 종종 느끼는 바지만 한의학은 대단한 학문이라 생각한다. 한방에는 양방에서 못 보는 좋은 눈이 있다. 현대의학이 100년 됐는데 모든 인체의 신비를 밝히는 건 아직 무리다. 한의학의 가설을 강조하는 이유가 그 가설을 갖고 임상을 하니 좋아지더라는 것이다. 현대과학이 아무리 발전 했지만 아직 자연의 이치를 다 밝혔다고 할 수는 없지 않느냐. 그 가설의 실체를 입증하지는 못했지만, 그게 중요한 거다.

▶그럼 단점은 뭔가.
비싸다. 한의원의 문턱을 낮춰야 한다. 제도의 문제가 관건이다. 쉽게 말해 한약제제 등 비용의 문제가 제일 크다. 보험 문제도 있다. 특히 실비보험이 빨리 해결돼야 한다.

▶침, 경락 등 침구과 전문의로서 한마디 해달라.
학교 다닐 때 회의가 많았다. 내가 이 학문을 계속해야 하는 것인지. 왜냐하면 실체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특히 침이라는 게 굉장히 중요한데, 임상을 안 해보면 뜬구름 잡는 얘기처럼 들린다. 하지민 침의 효능은 현대 과학으로 많이 연구 되고 있긴 하지만 우리인체의 기(氣)를 조절하고 소통시키는 치료 아닌가. 기(氣)가 눈에 보이거나 현대과학으로 검증되지 않는다고 기의 존재를 부정할 수 있는가. 임상에서 적응을 해보고 환자의 반응을 보면 확신이 들게 된다.

나는 침치료는 모든 의료행위 중 가장 순수한 치료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앞으로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현대인들이 겪는 환경 및 여러가지 오염 속에서 더욱 각광을 받을 의료행위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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