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 효과가 없다니요? 그런 왜곡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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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 효과가 없다니요? 그런 왜곡을…”
  • 승인 2015.04.03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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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호 기자

김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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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적’ 비난에 한국한의학연구원 조목조목 지적

“방송토론 발언 및 SR논문 결과 자의적 해석”

[민족의학신문=김춘호 기자]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이 이슈화 되면서 TV 및 라디오 토론을 통해 양의사들이 한의학연구원의 연구 성과를 자의적으로 해석해 비하하고 또 한 매체는 한의학연구원의 SR(체계적 문헌고찰·Systematic Review) 논문을 갖고 ‘한의학 효과의 근거가 없다’는 보도를 했다.

하지만 한의학연구원측은 이런 현상들에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만족하느냐, 불만족하냐’의 질문을 ‘믿지 않는다’라고 말하고, ‘근거가 불충분하다’를 ‘효과가 없다’라고 ‘악의적으로’ 해석하고 논문의 결과도 의미를 다르게 해석했다는 것이다.


■양의사의 악의적 해석으로 한의학 연구 성과 비하
조정훈 대한의사협회 한방대책특별위원은 3월 6일 KBS1 라디오 ‘공감토론’에 출연해 “2004년, 한의학연구원에서 조사한 바에 의하면 반수 이상의 우리 한의사들이 한방의료기기를 믿지 않는다고 답변을 했다…(중략) 최근 2012년도에도 똑같은 연구를 했는데 같은 결과가 나왔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의학연구원측은 “해당 조사는 한방진단기기에 대해 ‘믿느냐’, ‘믿지 않느냐’의 질문을 한 것이 아니라 현재 진단기기의 임상 자료 및 결과에 대한 ‘만족’, ‘불만족’을 묻는 조사”라며 “조사의 결론은 한방의료기기의 개발 및 성능개선을 위한 측면에서 임상시험연구센터의 제도적 지원 등 관련 연구가 단계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이고 토론 참석자가 한방의료기기의 개발 및 성능개선을 위한 연구가 필요하다는 조사결론을 ‘믿지 않는다’고 악용한 것이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실제 한의학연구원이 실시한 설문은 ‘한의학적 원리를 응용하여 개발되고 한의학적 진단결과를 제공하는 진단기기에 대하여 만족하냐’는 질문에 21%가 만족하고 53%가 불만족이라고 응답했다. 불만족하는 이유 중 98%가 용어개념이 불분명하고 임상데이터가 불충분해 기기 진단결과를 임상에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고 응답했다.

즉, 한방 병의원에서 사용되는 의료기기의 개발 및 성능개선을 위한 측면에서 한의학의 학문적 지식을 현대 과학적 개념을 바탕으로 재정립해 연구하고 최첨단 기술과 한의학 이론을 접목한 의료기기 개발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논문의 진의라는 게 한의학연구원의 의견이다.

또 1월 22일 방송된 SBS ‘이슈 인사이드’에서 조정훈 한방대책특별위원이 “한의학연구원에서 나온 논문에 의하면 급성 염좌 일 때 침으로 하는 치료는 어떤 안전성이나 효능이 거의 없는 걸로 판명이 나왔다”라는 주장에 대해 한의학연구원은 “해당 논문에서는 리뷰 연구 결과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명확한 임상 근거 확보를 위해서 대규모 추가 임상연구가 필요하다고 결론짓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즉, 효과가 없다는 의미와는 전혀 다르다. 해당 토론 참석자가 이를 ‘안전성이나 효능이 거의 없다는 것으로’ 악용한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체계적 문헌고찰’ 논문 진의 왜곡
조 위원이 지적한 논문은 체계적 문헌고찰(SR·Systematic Review)논문이다. 일반적으로 SR 논문에 효과가 없다는 의미로 사용되는 표현에는 ‘해당 중재가 치료에 효과적이지 않다(clear evidence of lack of benefit)’ 또는 ‘근거를 지지하지 않는다(does not support evidence)’ 등이 있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의 체계적 문헌고찰 매뉴얼에서 표현한 ‘효과가 없다’는 의미와는 다르다.

SR 논문의 목적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첫째, 해당 의료 기술에 대해 기존에 전세계적으로 발표된 연구논문과 근거를 바탕으로 그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고 둘째, 현재까지 진행된 연구를 살펴보면서 관련 기존 연구들에서 부족한 부분을 확인하고, 향후 추가 후속 연구를 진행할 때 참고 자료로 활용해 더 수준 높은 연구를 수행하는데 기여하기 위함이다.

다시 말해 SR연구는 해당 의료기술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정하고 최종 결론을 내기 위함이 아니고 현재 어느 정도 수준인지 확인하고 더 나은 연구를 수행하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되는 것이다.

■“SR논문 근거 없다고? 그 기준이면 양의사들 논문도 근거 없어”
3월 9일 모 보건의료매체는 ‘한의학연의 리뷰 논문 60편 중 단 1편만 ‘한의학 효과 있다’는 제목으로 보도 했다. 이 보도에 대해 한의학연은 터무니 없는 해석이라고 반박한다.

한의학연 관계자는 “해당 기사에서 언급한 리뷰 논문은 SR 논문”이라며 반론을 폈다.

“SR 연구는 보완대체의학 분야뿐만 아니라 서양의학 분야에서도 활발하게 이뤄지는 만큼 서양의학의 많은 SR 논문에서도 학술적 표현인 ‘근거가 불충분하다’라는 결론은 흔히 쓰이는 표현”이라고 반론을 폈다.
기사에서 언급한 60편의 리뷰논문의 결과는 대부분의 한의약 치료가 양약이나 기타 양방 일상치료와 비교했을 때 치료 효과가 크거나 그에 동등한 효과를 보인 것으로 보고됐다는 것이다.

한의학연 주장에 따르면, 논문에서 사용된 표현은 ‘근거가 불충분하다’ 등으로 이는 학술적인 용어다. SR논문의 결론에 사용되는 학술적 표현에 대한 해석과 관련해서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의 ‘체계적 문헌고찰 매뉴얼’에서도 ‘근거가 부족하다, 근거가 불충분하다, 근거가 불확실하다(Review found insufficient evidence that supports intervention)’는 표현이 효과가 없다는 것과 구별 돼 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SR 논문에 효과가 없다는 의미로 사용되는 표현에는 ‘해당 중재가 치료에 효과적이지 않다(clear evidence of lack of benefit)’ 또는 ‘근거를 지지하지 않는다(does not support evidence)’ 등이 있다.

즉,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의 체계적 문헌고찰 매뉴얼에서와 같이 ‘효과가 없다’는 의미와는 전혀 다르다는 게 한의학연의 의견이다.

이 기준이면 서양의사들이 쓴 논문도 ‘근거가 불충분하다’는 논문의 결론을 ‘효과가 없다’고 해석해야 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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