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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래포럼 46차 토론회] “끊임없이 합리적 방식으로 기술해온 게 한의학적”
‘의료기기, 진료도구인가 직무영역을 구분하는 도구인가’ 주제
2015년 04월 02일 () 09:32:12 홍창희 기자 chhong@mjmedi.com

강연석 교수 발제…박유리 박사 ‘국민인식도’ 설문 공개

[민족의학신문=홍창희 기자]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 논의가 중대한 고비를 맞았다. 6일 국회에서는 이와 관련한 공청회를 갖기로 했다. 이에 앞서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과 관련, 종합적인 시각에서 조명하는 의미 있는 포럼이 열렸다.

한의학미래포럼(대표 김재효)은 지난달 27일 서울역 KTX 2회의실에서 제46차 토론회를 열었다. ‘의료기기, 진료도구인가 직무영역을 구분하는 도구인가?’를 주제로 한 이번 토론회는 ▲실제 임상의는 왜 의료기기를 쓰고 싶어 하는지 ▲의료기기를 활용할 준비가 돼 있는지 ▲의료기기를 쓴다고 했을 때 한의학의 개념은 어떤 의미가 있을지 ▲또한 무슨 질환을 보려고 하는지 ▲한의사, 한의진료가 전체 의료에서 어떤 환자군을 담당하는지 ▲한의사가 무엇을 할 직군이고, 목표는 무엇인지 등 의료기기의 사용과 관련된 종합적이고 심도 있는 토론이 펼쳐졌다.

발제를 맡은 강연석 교수(원광대 한의대 의사학교실·한의학교육평가원 이사)는 “의료기기 사용 문제는 한의계 내부에서 오래 전부터 문제제기가 있었고, 최근 규제기요틴이라는 항목에 포함되며 사회적 이슈가 되었다"며, "한의사들이 할 수 있는 것과 한의계 내부에서 스스로 돌아보는 일들을 분리해서 토론해보면 좋겠다”고 운을 뗐다.

강 교수는 근대화와 한의약 관련 법령의 제정 과정과 한방의료행위에서 의료기기를 활용하는 것의 의미, 그리고 미래지향적인 한의약의 기술(記述)에 대해 설명했다.

강 교수는 “어떤 것이 한의학적이고 양의학적인가”라고 질문을 던지며, 현재 기술된 한의학적인 피상적인 개념들은 1930년대 한의학 존폐와 관련 논의-시도된 방식이며, 그 패턴이 한 번도 바뀌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아직도 많은 자료와 책들 속에는 이런 이야기들이 남아있다는 것이다.

강 교수는 “2000년 전 음양오행설은, 귀신이 병을 만든다는 것을 대체한 용어”로써 나올 당시 인격적인 요소를 배제한 혁신적인 아이디어였다고 평했다. 그 때의 시각으로는 (상대적으로) 굉장히 유물론적인 접근이었다는 것이다.

그런 음양오행설이 지금은 ‘귀신 같은 이야기’로 들리게 된다며, 이젠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어느 순간 변증론치 등이 (틀렸다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의미 있게 사용되는 곳이 있는데) 너무 강조되다보니 이들이 한의학에 대한 오해와 왜곡된 생각들을 만들어 낸 게 아닌가 생각된다”고 언급했다.

강 교수는 “천인상응, 음양오행, 변증시치, 사기오미, 십이경맥, 기혈론, 수화론, 음양론 등의 형이상학적인 아이디어가 한의학적인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합리적인 방법으로 의학을 기술해 온 것이 한의학적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의학의 개념들을 임상현장에서의 문제를 중심으로 구체적으로 기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한 의료기기를 활용하기 위해 대비해야 할 곳들과 그곳에 있는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한의학을 기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강 교수는 “관찰을 중시하고 추상적이고 형이상학적인 개념은 배제하되, 질병실체(병리학적인 지식)의 개념을 보완하는 것이 미래지향적인 현대의 한의학이 될 수 있다”며, “추상적이고 형이상학적인 개념을 고수하면 질병실체와의 접점을 찾을 수 없고, 의료기기의 활용과는 논리적 모순에 빠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강 교수는 “한양방 양자 간의 이분법적 구분, 차이를 드러내려는 방법은 아무런 토대가 없던 시절 한의가 살아남기 위한 정책노선이기도 하였고, 기득권을 가진 양의의 한의학 고사 전략이기도 하였다”며, “두 의학은 본질적으로 의학이라는 면에서 차이보다는 공통점이 더 많으며, 이것을 이해해야 한의학의 발전이 가능하다”고 맺었다.

아울러 “1990년대 한약분쟁 이후 한의학의 지위가 상승한 만큼 보편성과 특수성을 갖춘 태도로 학문을 재구성하는 것이 의료기기의 활용과 관련한 장기적인 방향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의학미래포럼은 지난달 27일 서울역 KTX 2회의실에서 제46차 토론회를 열고 ‘의료기기, 진료도구인가 직무영역을 구분하는 도구인가?’를 주제로 의견을 나눴다. <박애자 기자>

이어 패널토의에 나선 박유리 박사(경희대 한의대 예방의학교실)는 ‘한의사의 직무범위와 의료기기 사용’이라는 관점에서 ▲현행 법령 및 판례 고찰 ▲최근 일부 법학자들의 견해 ▲국민들의 인식 등을 설명했다.

박유리 박사는 현행 법령에는 의료기기 개념과 도구에 대한 설명만 할 뿐, 어떤 영역에 포함되는지 기술이 없다고 지적했다. 박 박사는 일부 법학자들의 견해를 인용하며 의료기기와 관련한 상식의 수준을 설명했다.

박유리 박사는 지난해 (주)리앤리서치가 조사한 ‘대국민 인식조사’ 결과를 예로 들며 응답자의 75%가 “서양에서 기원한 의료지식과 기술이지만 한의학의 의료지식과 접목할 수 있는 분야는 한의학의 범주에 포함될 수 있다”는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박 박사의 발표에 따르면, 응답자의 71%는 “한의학적 원리는 각 시대에 따라 새로운 의학적 지식과 기술을 포괄해가며 발전해온 모든 것을 의미한다”는데 동의했다.

‘교육과정에서 충분한 교육을 받았고, 과학적으로 응용 및 개발돼 온 것과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른 의료장비나 검사도구를 활용하는 것은 한의사도 할 수 있다’는 문항에는 응답자의 61%가 동의했다. 이는 의료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지극히 당연한 결과라고 박 박사는 설명했다.

박 박사는 현행 판례의 태도가 한방의료행위를 ‘선조로부터 내려오는 전통’이라는 개념으로 한정시켜 가장 협소한 범위로 해석한 데 비해 법학계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으며, 국민들의 인식도 변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일부 법학자들이 학문적 원리로 의료행위의 개념을 해석하는 것의 한계점을 지적, ‘국민의 건강권과 의료인의 자율성, 의료인 간의 형평성을 고려해 새로운 해석이 필요함을 제기’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패널토의에 나선 김현호 박사(경희대 한의대 진단생기능의학과학교실)는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에 관한 경과를 되짚고 그에 따른 의견을 제시했다.

김현호 박사는 ‘한방의료행위의 명확성’과 ‘임상적 당위성’이라는 관점에서 살펴봐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박사는 의료기기법, 의료기기 시행령 및 시행규칙에서 다루는 의료기기는 중립적인 단어이며, 특정직군에게 허가되거나 금지된 조항은 없다고 지적했다. ‘한방의료행위’가 의료기기를 이용할 수 있는 범위를 포함하느냐의 판단이 관건이라는 것이다. 기존 판례에는 모두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겠다며 실질적으로 ‘명확성에 대한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어 이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박사는 임상적 당위성의 입장에서도 ▲질병에 대한 감별진단의 목적 ▲의료전달체계의 유지 목적 ▲치료 평가의 목적 ▲작용과 부작용에 관한 환자 관찰의 목적 등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포럼을 진행한 김재효 대표는 “의료기기는 질병 치료의 도구이지 직무영역의 구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무영역을 구분하는 것처럼 서로 대화가 부재돼버린 상황에서 변증이라는 데 너무 치우쳐서 개념화되고 추상화돼 있는 게 아닌가”라고 우려했다.

김 대표는 이어 “어떻게 일반 사회나 상대 측의 직무영역자들과 소통하느냐가 의료기기 문제를 푸는 실타래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또한 “직무영역에서 양방도 동반자”라며, “의료기기가 진료도구라는 점에서 이를 명확히 하기위해서는 그들이 우리를 명확히 받아줄 수 있을 만큼 우리도 명확히 바뀌어야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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