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백진웅 교수팀의 논문 '항노화 한약재 선별 및 목록 구축에 대한 연구'가 SCI급 국제 저널인 eCAM에 4일 등재됐다. 백진웅 교수에게 논문의 의미 등을 들었다.

▶이번 연구의 의미를 말해달라.
동의보감에 수록된 단방(單方) 중 항노화 한약재 후보군을 모두 발굴하고, 이에 대한 선행 연구를 모두 분석 제시함으로써 항노화 관련 실험 및 임상 연구의 기초 자료를 제시했다고 할 수 있다. 동의보감에 수록돼 있는 약재와 처방을 객관적 방법을 이용해 효율적으로 분석함으로써 보다 의미 있는 정보로 변환시키는 작업을 수행한 것인데, 이를 통해 한국 한의학 문헌에 내재된 소중한 가치를 세계에 널리 알린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

▶연구 방법을 설명해달라.
크게 세 단계로 구성돼 있다. 첫째, ‘동의보감’에 수록된 항노화 효능어 선별 및 그 목록 구축. 둘째, ‘동의보감’에 수록된 항노화 한약재 후보군 선별 및 그 목록 구축. 그리고 셋째, 선행연구분석을 통한 항노화 한약재 후보군의 항노화 효능에 대한 예비평가 단계이다.

▶연구 결과는 어떻게 나왔나.
‘동의보감’에 수록된 약 928개 단방의 효능어를 최소단위로 분리하면 모두 3808개의 효능어를 얻을 수 있다. 첫째 단계로, 3808개의 효능어 중에서 질병치료를 의미하는 효능어를 배제하면 593개의 효능어가 남게 된다. 여기서 똑같은 중복효능어를 하나로 정리하면 약 333개의 효능어가 남는다. 둘째로 333개의 효능어 중에서 인체의 전반적 건강증진과 관련된 효능어 229개를 배제하면, 특정노화 현상을 대상으로 한다고 볼 수 있는 효능어 104개를 항노화효능어 후보군으로 선별할 수 있다. 이를 분석해 적합판단의 응답률이 50%, 미만인 효능어 2개를 제외한 102개를 최종적으로 ‘동의보감’에 수록된 항노화효능어로 확정했다.

▶‘동의보감’에 수록된 항노화 한약재 후보군 목록은.
앞의 과정에서 확정한 항노화효능어 중 적어도 하나 이상을 자신의 효능어로 포함하고 있는 한약재는 최종적으로 94개를 항노화 한약재 후보군으로 선별할 수 있다. 이를 내복용과 외복용으로 나누고 다시 식물성, 동물성, 광물성으로 나눴다. 또 이를 앞서 말한 항노화 효능어의 분류에 따라 세분할 수 있다. 두 개 이상의 항노화 효능어를 가진 한약재가 있으므로 반복돼 언급되는 한약재가 있다.

▶선행연구분석을 통한 항노화 한약재 후보군의 항노화 효능에 대한 예비평가는.
연구진, 자문단과의 회의를 거쳐 94개의 항노화 한약재 후보군 중에서 현재 한국의 한의사들이 상용하는 47종(식물성 43종, 동물성 4종)을 선정해 선행연구를 분석했다. 47종의 항노화 한약재 후보군의 선행연구는 모두 3146편이었는데, 그 중 항노화 효능과 관련된 연구는 446편으로 한 한약재 당 평균 9.7편을 찾을 수 있었다.

▶과제가 있다면.
결론적으로 이 목록에 수록된 한약재에 대한 실험적 혹은 임상적 검증연구가 추가로 수행돼야 한다. 이 과정은 항노화효능을 가진 신물질개발 혹은 신약개발을 위한 효율적이면서도 중요한 단계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의 계획을 들려달라.
생명과학을 전공한 최병태, 신화경 등 동료교수와의 공동 연구를 통해 선별한 항노화 한약재 후보군의 실험적 검증 연구를 할 계획이다.

▶바람이 있다면.
한의학 원전에 대해 관심 가지는 연구자가 많아졌으면 좋겠다. 특히 원전 수록 내용을 현대적 언어로 재해석해 활용이 편리한 효율적 정보로 재탄생시키는 작업에 관심 가지는 연구자가 많아졌으면 좋겠다.

홍창희 기자 chhong@mjmed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