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서산책 669] 병에 조흔음식과 납분음식 가리는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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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서산책 669] 병에 조흔음식과 납분음식 가리는법
  • 승인 2015.02.27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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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우

안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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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家庭要鑑」②

「溫各去是온각거시 家庭要鑑가정요감」第一篇뎨일장 부인과를 보면 목차에서는 ‘부인태즁에쥬의할일’을 필두로, ‘부인의잉태십삭에약쓰는법, 태가동한대약쓰는법, 난산에약쓰는법, 아해가배속에서죽어낫지못하는대약쓰는법, 후산못하는대약쓰는법, 락태한대, 산후복통증, 산후허리압푼대, 산후악혈증, 산후부증난대, 졋이귀한대, 유종난대, 졋멍울슨대, 태중에리질, 자궁병알는대’까지 16항목이 전개되어 있다.

병증별로 나눈 소항목은 평소 민간에서 흔히 부르는 말로써 소제를 삼아 우리말로 표기한 것이 특징적이다.

동일한 부분의 본문을 들여다보면 한글표기와 함께 ‘婦人科, 婦人孕胎十朔用藥法, 胎動, 難産, 後産, 滿朔前, 落胎, 産後腹疼, 産後腰腹疼, 産後惡露, 産後浮腫, 乳少, 乳腫, 乳核, 胎上痢疾, 子宮病’과 같이 한자로 적은 병증표현도 괄호안에 병기하고 있어 고문헌에 기록된 병증용어와 당시 민간에서 불리우던 우리말 표현을 서로 대조하여 살펴볼 수 있어 재미있다.

그 중 한 조목을 읽어보자.

“자궁병을 속치하는대는 날마닥 아침이면 복근소곰 두홉에 물여섯사발을 합하야 려 음문을씻고 사향조곰을 흔면주조각에 싸서 음문에 너어두기를 매일 이삼사차식하면 큰효험을 아나니라 단 잉태중에난 쓰지못하나니라 약할는 기름진것슬 먹지말지니라”

요즘 쓰는 한글과는 표기법이 달라 빨리 읽기 어렵지만 일반인들이 가정에서 손쉽게 써볼 수 있는 방법을 평이한 용어로 기술해 놓았다는 점에서 대중적인 접근성을 높였다고 말할 수 있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온각거시경험편 바로 다음에 이어지는 제2편 식이편에 관한 내용이다.

제1장에 병에조흔음식과 납분음식가리는법이란 제목 아래 다음과 같은 글이 첫머리를 장식하고 있다.

“병치료상 식이(食餌)에 대하야 죵래에는 그리중대시(重大視)하지아니하고 어대지던지 약으로만치료할수잇다는 경향이잇섯슴니다만은 최근에는병과음식물에관게에대하야 비상히주의를가지게되여 약과음식에 두가지 방면으로 치료할것이라고하는 것을 고창하게 되얏슴니다 그래서 식이료법(食餌療法)을 시험하는의사가 만케되얏슴니다 …… (운운)”

◇ 「가정요감」


이어 치질, 각기, 설사에 대하여 효험 있는 음식과 해가 되는 음식을 도해식으로 정리하여 예시를 보여주고 있다. 이 가운데 설사의 경우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효험 있는 음식으로 곶감, 우메보시, 우엉, 갈분, 김(海苔), 닭고기, 부초, 좁쌀 등을 들었다. 그리고 해가 되는 음식으로는 오이, 밀국수, 죽순, 복송아, 홍시, 가지, 무, 고구마, 술, 초, 전새우, 도야지고기, 몹시 것, 두부 등을 들었다.


이어 ‘식료품져장방법’이 수록되어 있는데, 밥, 간장, 된장, 생선과 쇠고기, 과물, 식빵, 김, 찬밥, 조미료로 쓰이는 가루 등에 대하여 상하지 않고 오래 두고 보관하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예컨대, “생선과쇠고기는 냉장고에 너어두는것이 뎨일안전합니다 냉장고가업는경우에는 사드린직시로익히어버림니다 그리고 먹을마다 열을가해야함니다”라고 하여 당시 냉장고가 선을 보이고 생활여건이 바뀜에 따라 가정에서의 생활방식에도 점차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같은 편의 식빵 항목에서 이러한 시사점을 더욱 명료하게 깨달을 수 있다.

“식빵을 사서 오래두면 구더기가나느니 서양철관속에넛코 겅을덥허두면 얼마든지 연한대로잇슴니다”

서양철관이 무얼 말하는지 분명하진 않지만 서양풍의 생활방식과 도구가 일상화되어가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마찬가지로 식료품감별법에서는 신선한 우유와 상한 우유를 감별하는 방법이 등장한다.

“곱부에물을담고 우유를한방울 러트려 곱부밋지 드러가는것은 새것이오 물우에석겨업서지는것은 낡은 우유임니다” 좋은 음식과 나쁜 음식의 감별, 그것은 서구식으로 변모해 가는 현대생활에 맨 처음 맞닥트려진 문제점이었다.  

안상우 / 한국한의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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