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후죽순’ 인정의 난맥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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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후죽순’ 인정의 난맥 예고
  • 승인 2003.09.05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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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체질의학회 인정의 의견 수렴 공고


당초 우려했던 것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인가 아니면, 학회 차원에서도 인정의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한의학 발전의 초석이 될 수 있을 것인가?

사상체질의학회(회장 김경요)가 인정의(가칭)에 관한 의견 수렴을 공고함에 따라 인정의 문제가 새로운 국면으로 들어섰다.

3일 사상체질의학회는 ‘사상체질의학회 인정의(가칭) 자격조건’과 ‘효율적인 교육방법에 대한 방안’을 주제로 한 의견을 이달 24일까지 받는다고 공고했다.

이는 지난 7년간 학회에서 주관하는 일정교육을 받은 회원에 한해 수료증을 발급해 왔던 것을 보다 체계적으로 관리해 학문 발전과 개원 한의사의 임상능력을 향상시킨다는 목적에 의한 것이다.

그러나 이보다는 임의단체인 개원한의사협의회에서 인정의 자격을 취득할 바에야 대한한의학회가 공식 인정하는 학회에서 자격을 받는 것이 낫지 않겠냐는 주장에 의한 것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의견 수렴공고는 1일 긴급소집된 사상체질의학회 긴급이사회에서 전문의자격은 취득하지 못했지만 로컬에서 10~20년간 사상의학을 주로 응용해온 한의사들을 학회에서 자격을 인정하자는 주장에 따른 것으로 일단 의견을 수렴 한 뒤 자체적으로 인증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는 이미 우려했던 것처럼 각 단체에서 인정의를 들고나와 인정의에 대한 인지도하락과 당초 기대했던 학문의 발전이 물거품으로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현실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가장 우려되는 것은 의료시장 개방과 의료단체간의 영역 다툼이 더욱 치열해 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의계 내부 분열을 초래할지도 모른다는 점이다.

사상체질의학회의 이번 방침은 전문과목으로 인정된 내과 등 7개 학회는 물론이고 나머지 18개 정회원학회, 10개 준회원학회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여진다.

전문과목에 포함되지 않은 정·준회원 28개 학회는 학회의 위상을 높이는 수단이 되고, 학회 본래의 목적인 특정분야에서의 한의학문의 발전을 위한 역할을 할 수 있어 인정의 신설을 서두를 것으로 예상된다.

사상체질의학 등 8개 전문과목에 포함된 학회도 학회 운영이 대학과 병원에 의해 완전히 주도되고 있는 일부 학회를 제외하고는 개원 회원의 입장을 무시할 수 없는 형편이어서 인정의를 심각히 고려할 수밖에 없다.

또 아직까지 인정의를 주관할 수 있는 수준에 올라와 있지 못한 학회도 이합집산하게 될 공산도 높다.

현재까지 알려지기로는 한의학회에 준회원으로 가입해 있는 학회 중 상당수가 개원협과 인정의 과목 신설에 협조하기로 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렇게 될 경우 개원협을 포함한 인정의를 주관하고 있는 학회들은 인정의 제도의 정착을 위해 연합체를 형성할 공산도 크다.

서대현 개원협회장은 “인정의 시험공고와 즈음해 인사말을 통해 밝혔듯이 인정의는 한의협 등이 주도적으로 이끌어 주기를 기대한다”며 “한의학문을 발전시키자는 대승적 견지에서 인정의 제도를 합치자는 제안이 있을 경우 얼마든지 수용할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렇게 될 경우 가뜩이나 전공의 모집에 애를 먹고 있는 병원의 입지를 더욱 좁게 만들 수 있어 한방의료계의 구조적 변화까지 몰고 올 양상이 크다.

즉, 수련한방병원 운영의 악화는 병원차원에서 수행해야할 연구와 대학교육의 부실화까지 이어져 이에 대한 대응책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는 중론이다.

한편 서대현 개원협회장은 학회가 인정의의 필요성을 인정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하고 “개원협이 인정의 제도를 만든 이유가 임상능력, 학문의 발전에 있는 만큼 서로간의 경쟁은 한의학문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미국에서 전문의 자격을 8개 단체에서 주고 있음을 예로 들었다.

이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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