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협은 회원의 신음소리가 들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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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협은 회원의 신음소리가 들리는가
  • 승인 2003.09.05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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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 정서와 괴리된 회무로 일관
개원가 “협회는 민생문제에 나서라”


“한의협집행부는 과연 일선 한의사회원들의 슬픔과 고통을 아는가?”
일선 한의사들은 오랫동안 계속되는 경기불황에 의료기관 경영사정이 악화될대로 악화돼 남모를 속앓이를 하고 있는데도 누구 하나 관심을 갖고 대안을 마련해주지 않아 이중의 고통과 슬픔을 겪고 있다.

인접 의료단체의 가정의학과 개원의협의회는 회원들의 소득조사를 실시해서 세무, 보험, 홍보 등 각종 정책자료로 활용하기로 했다고 한다.

특히 양의계는 이런 조사자료를 동네의원살리기에 적극 활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더욱이 불황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한의원은 올 7월 1일부터 종사자 연금의 50%를 납부하게 돼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그러나 4대 보험으로 허리가 휘는 한의원 원장의 부담을 덜어주려는 한의협 세무대책은 흔적도 보이지 않고 있다.

경남의 모 회원은 과실 여부가 분명치 않은 의료사고(?)로 수백만원의 보상금을 물어야 했다.

한의협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별다른 조치를 취해주지 않아 할 수 없이 경남지부 차원의 도움을 받았으나 그다지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고 한다.

그는 한의협의 권유로 다수 한의사들이 가입하고 있는 모 손해보험회사의 불성실한 사고처리에도 분통을 터트렸다.

사실 한의협은 한방의료기관의 진료영역이 급속도로 위축돼도 별다른 다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한약이 간염을 유발한다는 양의계의 한의학 매도공세에도 속수무책일 뿐만 아니라 소아자폐증 치료의 문제가 발생해도 무덤덤하고, 사스로 전세계가 불안에 떨어도 대책은 미미한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비아그라로 자양강장제시장과 성기능진료영역이 잠식돼도, 감기치료의 효과성이 논란이 돼도 아무런 대책이 없다.

한의협은 제도와 행정, 보수교육, 국제교류 등의 분야에서는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정작 회원들이 피부로 느끼는 ‘민생문제’는 전혀 손을 쓰지 못하고 있다.

최소한도 회원들의 아픔을 어루만져 줄 수 있는 대책조차 마련치 못하고 있다.
한의협이 하는 대회원 대책은 겨우 AKOM을 통해 회원설문조사를 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설문조사의 내용도 의료기관 광고와 관련된 찬반투표 성격의 단순 설문조사다. 그것마저 사상 처음 실시하는 설문조사라는 게 한의협 관계자의 전언이다.

한의협 김현수 기획이사는 “일선 한의사 회원들의 고통과 슬픔, 그들이 무슨 대책을 원하는지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면서 “대책은 시스템이 정비되는대로 서서히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또 “AKOM을 통한 설문조사가 처음 실시하는 조사인만큼 ‘할 것이냐 말 것이냐의 단계’를 넘어서 이제는 ‘내용을 어떻게 채울 것인가의 단계’로 회원들의 관심이 이동한 만큼 과거에 비해 진일보한 것이 사실”이라고 양해를 구하면서 “다중적 설문조사와 민감한 주제의 설문조사와 관련해서는 추석 이후부터 다룰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일선 한의사들은 한의협이 처한 사정을 충분히 이해하면서도 상황이 너무 급박한 탓에 한의협이 좀더 서둘러 정책개발 시스템을 갖춰주기를 기대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서울의 이모 원장은 “지금 한의계는 한의사제도가 존속하느냐 마느냐의 기로의 서 있다”면서 “유일한 버팀목이었던 ‘앞으로는 잘 되겠지’ 하는 희망마저 희미해지는 느낌이 든다”고 말해 한의계가 얼마나 풍전등화의 상황에 처해있는지 실감케 했다.

이런 이유로 일선 한의사들은 한의협의 정책시스템이 정비되기 이전이라도 한의사 회원들의 현 상황을 정밀하게 진단하고 해결책을 마련해주길 바라고 있다. 해결책까지는 아니더라도 한의협이 회원들의 아픔을 슬픔을 이해하고 함께하고 있다는 느낌만 주어도 고맙겠다는 사람이 많다.

회원정서와 괴리된 한의협 회무. 과연 한의협이 이런 일선의 기대에 부응해서 민생회무에 얼마나 관심과 열의를 쏟을지 일선 한의사들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김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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