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 감기치료 ‘된다’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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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 감기치료 ‘된다’ ‘안된다’
  • 승인 2003.09.05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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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병원이 근거자료 내놓아야” 여론


감기환자가 한방의료기관을 내방하지 않는 원인은 어디에 있는가?
몇해전 감기세미나 이후로 잠잠하던 감기치료 효과에 대한 논란이 최근 한의원 경기불황을 타고 다시 점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의학으로 감기를 치료하는 것은 한의계의 오래된 상식이지만 국민들은 한방의료기관을 찾지 않고 있다. 찾아도 한방치료로 효험을 본 한정된 계층에 불과한 실정이다.

심지어 “요즘도 감기를 한약으로 치료하나요?” 라고 묻는 사람이 적지 않은 실정이다. 적어도 감기치료에 관한한 한의사와 환자 사이에는 상당한 괴리가 있는 게 현실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한의사들 사이에서도 감기치료에 명확한 확신이 결여된 듯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최근 보건복지부가 감기를 한의학을 통해 저렴한 가격으로 치료하자는 취지의 C-Project를 언급한 이후 한의계의 여론은 “한의학을 홍보할 절호의 기회”라고 보는 부류와 “무모한 계획”이라고 보는 부류로 확연히 갈라지는 현상을 보인 것이다.

실제로 일선에서는 찬성 못지 않게 부정적인 견해가 적지 않아 협회나 학회가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부정적인 견해는 감기의 범위와 치료근거를 둘러싸고 개진되고 있다.

대표적인 의견은 감기 발생 후 1주일이 지난 다음 한방의료기관을 찾는 경우가 대부분인 감기환자는 일반적인 감기가 아니라는 견해다.

비염, 폐렴은 상기도질환이라는 사실은 맞지만 순수한 의미의 감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가래가 심하고 열이 나 비염이나 폐렴으로 전이됐을 가능성이 높은 상태에서 한약을 쓰기가 수월치 않다고 보는 것이다.

또한 열을 떨어뜨려야 할 경우에도 한약은 열 조절능력이 양약만큼 못해 결과적으로 환자가 내원을 꺼려한다는 것이다.

반면 다른 한의사들은 한방의료기관 내원을 꺼리게 하는 요인은 치료능력에 있는 것이 아니라 경제성과 홍보의 미흡에 있다고 지적해 앞의 견해와 사뭇 대조적이었다.

경희대 부속 한방병원 정승기 교수는 “치료효과는 좋은데 양방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싼 치료비와 탕제 위주의 약제로 인해 복용이 불편한 게 주된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전에는 한약 몇 첩 먹고 땀 내면 치료된다고 인식했으나 지금 세대는 비용과 복용의 간편성을 중시한다는 게 정 교수의 진단이다.

감기환자의 한방의료기관 내원율이 낮은 원인이 낮은 치료효율에 있든, 아니면 높은 치료비와 복용의 불편에 있든 한의계가 해결해야 하는 것만은 확실하다.

치료효율이 떨어진다면 효율이 높은 처방을 개발해야 하고, 감기치료 효과의 개연성은 있는데 확증이 없다면 근거를 내놓아야 한다.

저렴한 치료비에 복용이 편리한 감기약을 내놓아야 할 책임도 한의계에 있다. 그중에서도 주요한 책임이 대학병원에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일선 한의사들은 “대학병원이라고 해서 여건이 그리 좋은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잘 알지만 그래도 설립목적이 교육과 연구에 있는만큼 대학이 연구성과를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연구의 대상은 물론 효율적인 치료방법과 경제적인 치료방법, 그리고 편리한 복용방법이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과연 대학이 한의계의 기대에 어느 정도 부응할 것인지 관심이 모아진다.

김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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