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래포럼 45차토론회] “한의학연-한의계 소통 부재 인지, 소통 강화 힘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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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래포럼 45차토론회] “한의학연-한의계 소통 부재 인지, 소통 강화 힘써”
  • 승인 2015.01.30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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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애자 기자

박애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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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차 한의학미래포럼 플로어 토의


송미영 본부장(한의학연구원 선임연구본부): 패널토의에서 패널들이 여러 의견을 주셨는데 일부는 시 행하고 있다. 하지만 홍보가 부족해 잘 모르시는 것 같다. 한경주 연구원이 의료 혜택의 질 제고 노력으로 예방 쪽이나 난치성 파트에 포커스를 맞춰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한의학연구원이 올해 새로 전략을 수정하면서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이 예방 파트다. 한의계에서‘미병’이라고 칭하는 거기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또 다른 타깃으로 100세시대를 대비한 노화 쪽과 4대 난치성 질환에 대해 다각적인 질환 연구를 시행하는 쪽으로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그런 부분들이 대외적으로 아직 공표되지 않아 잘 모르는 것 같다.

김태우 교수(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이혜정 원장이 발제에서 4가지 부분의 수요층에 대해 말했다. 저는 주로 현장에서 현지조사를 많이 한다. 그러다 보니 임상 한의사들의 목소리를 많이 듣는다. 이 원장의 발제를 들으면서 의문이 생겼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한의사들의 요구를 수용할 것인지 어떤 경로를 통해서 수용할 것인지 궁금하다. 이 원장의 발제는 한의대와 한방병원에만 집중된다면 많은 것을 놓칠 우려가 있다. 그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다.

송미영 본부장: 한의학연에서 산학연을 통한 한의계 의견 수렴은 늘 모니터링 한다. 김태우 교수 말처럼 한방병원이나 한의대 등 한 곳으로 치중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제가 추진하고 있는 과제 중 일부는 실제 임상 현장에서 한의원을 운영하고 있는 한의사가 본인이 갖고 있는 의료기술이나 관련된 것들의 지원을 요청하는 R&D 트랙이 있다.‘우수임상기술확보’ 프로젝트라고 해서 그런 것들을 통해 실제 한의원에서 사용하고 있는 의료기술을 지원하고 도와드릴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송미영 본부장

이 외에도 정책연구센터 모니터링을 통해 임상 현장에서 실제 원하는 연구 내용 리스트를 수시로 받고 있다. 최근에는 탕약을 전자레인지에 돌렸을 때와 중탕했을 때의 유효성 차이, 패치의 유효기간 등 실제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유용한 연구를 수행해달라는 요청이 있었다. 한의학연에서는 우선 순위를 정해 연구용역이 최대한 허락하는 한 수용해 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상철 부장(한의학연구원 미래정책부): 현장에 있는 한의사들로부터 한의학연이 한의사들이 바라는 연구를 안 하고 있다는 의견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지난해 12월부터 전문기관과 수요조사 체계를 만들고 있다. 로컬의 경우 별도 패널을 만들 예정이다. 로컬에서 어떠한 연구 수요가 있는지 직접 확인을 하기 위해 큰 그림의 수요체계를 그리고 있다. 정책팀 주관으로 매년 정기적으로 수요층을 나눠 연구 분야, 깊이 등 새롭게 수요조사체계를 수립하고 있는 중이다.

이혜정 원장(한의학연구원): 김태우 교수의 생각은 원장이 되기 전에 많이 궁금했던 부분이다. 한의학연에 들어와 보니 나름대로 상당히 주변 수요층이라든지 해야될 일거리를 찾으려고 많은 과제 기획과 우수기술을 갖고 있는 한의사에게 지원 체계를 구성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문제점도 발견했다. 한의학연이 성과 뿐 아니라 연구비조차도 주변과 공유하지 않고 있다. 연구를 찾아봤다. 한의학연이 한의사들 또는 한의계 전체를 함께 아우르지 못 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한의학연은 나름대로 애썼지만 한의계 전체로 확산되지 않았고, 한의계도 나름대로 애썼지만 한의학연과 연결되지 않았다. 결국 각자 힘쓴 것이다. 그래서 한의사협회, 한방병원협회와의 상설 모임을 가지기로 했다. 한의학연구는 모든 한의계 저변과의 소통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제는 연구원이 한의계와 공유할 차례다. 이를 위해 취임 후 70일 동안 불러주는 곳 마다 다 찾아갔다. 한의학연이 한의계와 공유할 수 있는 장을 만들겠다.

◇김태우 교수
김태우 교수: 보다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웹사이트를 열고 의견을 달라고 하는 방식은 제가 느끼고 있는 거리감을 채우기에는 역부족이다. 한의계는 상당히 다양하다. 다양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내려놓을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혜정 원장이 교수로 계실 때 로컬 한의사와 같이 학회에서 발표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당시 상당히 열려있는 자세를 가졌다는걸 알 수 있었다. 그러한 모습처럼 한의학회에 포함되지 않은 다양한 학회들을 초대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자리를 만드는 등 보다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그런다면 로컬 한의사들이 달라졌다고 인식하고 새롭게 시작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혜정 원장: 한의사 2만명 시대다. 하지만 정말 많은 우수 임상 데이터들이 논문화 되지 못한 채 그냥 차트로만 쌓여 있다. 한의계 전체가 모여 임상 현장을 깨워야 한다. 이미 구축된 근거는 논문화 시키고 정책적인 리더십이나 포트폴리오를 짜는 등 차근차근 전체가 정책입안을 해보고 끌고 나갈 수 있는 장을 만들어야 한다. 한의사협회도 한의학연에서 정책을 추진할 때 남의 동네 일 보듯 바라보지 말고 열심히 참여해주길 바란다.

현병환 센터장(한국생명공학연구원 기술사업화센터): 국가적으로 MD와 Ph.D가 연계하는 사업이 제품화된다. 이를 인지해야 한다. 결국 모두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종의 전공들이 합쳐지면서 중지를 모아야 한다. 연구원들은 국가에서 연구비를 지급하기 때문에 오로지 연구 성과 밖에 모른다. 그렇다보니 보수적이다. 연구원들을 오픈시켜야 한다. 국가에서 연구원들에게 연구비를 지급하면서 평가지침을 내린다. 이를 모방해 평가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

◇고병석 책임연구원
고병석 책임연구원(한의학연구원 한의식치연구팀): 한의학연 내에는 한의학을 전공한 연구원과 자연과학을 전공한 연구원들이 있는데 약간 이질감이 있다. 이를 완화시킬 수 있는 것이 학회라고 생각한다. 학회에서 정보를 공유하고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의학회는 그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의학회나 약학회의 경우 비의료인이더라도 가입해서 정회원으로 활동할 수 있다. 하지만 한의학회의 경우 20년을 활동해도 한의사가 아니기 때문에 명예회원에 불과하다. 학문이 발달하거나 기술이 발달하려면 이종끼리 만나서 시너지를 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오픈 마인드가 돼야 한다. 한의학회가 오픈할 필요가 있다.

김재효 대표(사회·한의학미래포럼 대표, 원광대 한의대): 몇 년 전 한의학회 정관개정을 통해 한의사만 정회원이 될 수 있다는 조항을 삭제했다. 또한, 자체적으로 학회에서 정관을 개정해 가입 조건을 낮췄다. 하지만 이를 모르는 학회들이 아직 있는 것 같다.

송미영 본부장: 박완수 수석 부회장이 한의학연에서 연구 인력을 많이 양성해주길 원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한의학연에서 ‘On the Job Training’처럼 한의대를 졸업하고 사회에 진입하기까지의 공백 기간을 트레이닝 할 수 있는 롤은 만들고 있다. 하지만 이는 현재 한의학연 체제와는 다른 체제다. 결국 한의협과 유관 단체들이 도와줘야 한다.

이혜정 원장: 한의학연의 문제점 중 하나가 한의학 전공자들이 적다는 것이다. 한의학 전공자들이 한의학연에서 정체성, 책임감, 사명감을 느끼고 들어와줘야 하는데 현재 있는 사람도 상당수는 대학으로 빠지고, 이제 막 국가시험을 패스한 한의사들이 들어오고 있다. 그러다 보니 몇 안 되는 한의사 인력과 한의학적 마인드를 가진 사람들이 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한의학계에 바라는 점 중 가장 큰 것이 미래 인력을 연구원으로 집중시킬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달라는 것이다.

김재효 대표: 객관적으로 봤을 때 한의학연이 못 한 것은 없다. 하지만 외부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결국 소통 부재다. 이혜정 원장은 소통 부재를 해결하기 위해 이 자리에 참석하는 등 적극적인 모색을 하겠다고 했다. 기대가 크다. 소통 부재를 해결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론은 김태우 교수가 제시했다. 김태우 교수는 인류학자이지만 한의학에 대한 애착이 크다. 조사를 위해 3년 동안 한의원을 돌아다니면서 한의사보다 한의학의 현실을 더 잘 안다. 그게 결국은 한의학의 R&D 소재가 되고 그것이 현지조사와 함께 새로운 소통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선미 본부장(한의학연구원 의료연구본부): 한의학연 초기 발굴 조사를 통해서 한의사들 목소리도 많이 듣고, 새로운 기술을 만들려는 노력도 많이 봤다. 많은 기술을 봤을 때도 현실적인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임상기관의 협조와 식약처 등 법적 장치를 통과해야 하는 부분도 필요하다. 현재까지 임상 대부분의 기술들이 로컬에 있기 때문에 로컬 기술을 뽑아낼 수 있는 시스템이 없으면 한의학연이 소스가 부족해서 다가가기 힘들다. 그걸 시스템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정창운 연구원(한의학정책연구원): 협회에서 보험관련 업무를 많이 보고 있다. 현장에서 부딪치는 문제가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최근 추나요법을 급여화하기 위해 복지부와 접촉하면서 듣는 말이 국내에서 연구한 결과를 가져오라는 것이었다. 한의학연이 20년 됐는데, 외국의 연구 결과는 있고 국내 연구 결과는 없는지 의문이다. 정부에서 요구하는 폼이 있는데 그게 없다.

이혜정 원장: 약침의 예를 들면 약침은 새로운 치료 기술이다. 근거는 많다. 하지만 정책입안자가 근거를 찾을 줄 모르는 게 아닌가 묻고 싶다. 근거를 찾을 때도 학계와 협력해야 한다.

최선미 본부장: 일반적으로 정책 입안은 한의약정책과가 한다. R&D는 한의약산업과가 한다. 정책과가 3~4년 전부터 정책을 추진했다면, 산업과는 거기에 맞춰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우리는 지금 한의협의 정책에 대한 로드맵을 잘 모른다. 로드맵이 있으면 R&D를 거기에 맞춰서 하면 된다. 하지만 정책과 따로 산업과 따로다. 한의대 교수들이 자문위원이지만 말을 잘 해주지 않는다.

김재효 대표: 한의약정책연구원과 한의학연 두 곳에 자문을 하면 비슷한 일을 하는데 따로 논다. 협회가 수요자면 수요자로서의 요청이 와야 하는데 로드맵이 부족하다. R&D는 짧게 2~3년, 길게는 5~6년의 시간을 투자해 자료를 축적해야 한다. 하지만 협회와 한의학연 각자 하고 있어서 잘 안 된다. 양 기관의 소통이 필요하다. 큰 흐름에서 본다면 한의학연과 협회의 정책 리더십이 같은 방향을 보고 가야 한다.

정창운 연구원: 결국은 소통의 문제다. 하지만 깊게 들어가면 한의계 내부 정치 상황이 연계돼 연구자 개개인의 문제까지 나온다.

이혜정 원장: 이제는 유관단체가 만나 중복되는 연구에 대해 의논하고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움직여야 한다.

김윤경 교수(원광대 한약학과): 한의학연 근무했던 사람으로서 애착도 많고 관심도 많다. 오늘 나온 얘기들을 보니까 새로운 도약이라는 말처럼 앞으로 기대해도 되겠다. 그래도 한 가지 걱정이 남았다. 지난해 정부출연연구원들의 청렴도 평가에서 한의학연이 5등급을 받아서 꼴찌를 했다. 특히 내부 청렴도가 더 낮았다. 내부 청렴도를 스스로 낮게 평가하고 있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앞으로의 방향은 어떤지 듣고싶다.

이혜정 원장: 외부 고객만족도는 1위다. 개인적으로 청렴도에 대해 분석해 봤다. 내부고객 만족도가 청렴도로 표현된 것 같다. 내부 구성원의 불만이 해소가 안 돼서 청렴도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결국 소통 부재다. 상하 간의, 수평 간의 불만이 청렴도로 표현된 것이다. 앞으로는 신뢰 회복에 주력하겠다.

고흥 교수(세명대 한의대): 임상에 있다 보니 의료기기 사용 제한이 많다. 천연물신약이 나왔을 때 한의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했지만 현재는 난처하게 됐다. 제약회사에서 하는 말이 한의사들이 사용하는 시장이 작고 양의사가 사용하는 시장이 넓어서 천연물신약이 양의학쪽으로 간다고 한다.
◇고흥 교수

TCM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서 TCM에 맞춘 약을 중국에서 임상시험 했으면 좋겠다. 한의사들이 중국 가서 의료기기 사용에서 해방되고, 한약을 TCM 규격에 맞춰서 중국에 수출하겠다고 하면 시장도 넓어서 크게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중의사가 한국에 들어올까봐 겁내서 폐쇄적이었다. 하지만 그러면 안 된다. 중의학이 20년 전에 비해 많이 발전했다. 우리 약을 TCM에 맞춰서 중국에 진출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해주기를 바란다.

이혜정 원장: 현재 이슈가 되고 있는 의료기기 사용 문제를 비롯해 한의계는 항상 방어적인 입장만 취해 왔다. 그러면 안 된다. 모 공무원이 하는 말이 한의사들은 찾아오지 않는다고 한다. 적극적으로 찾아가서 정책 제안도 하고 그래야 한다. 이제는 공격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한의계 모든 연구력을 합쳐도 힘든 현실이다. 한의학연에만 맡겨두지 말고 함께 해야 한다. 그래서 한의계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자문위원단을 만들고 싶다. 한의계 주변 의견을 최대한 들어보고,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할 것이다.

정리 = 박애자 기자 aj2214@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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