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호 칼럼] 내가 꿈꾸는 인생, ‘평균이 높은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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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호 칼럼] 내가 꿈꾸는 인생, ‘평균이 높은 인생’
  • 승인 2015.01.22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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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호

김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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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호 칼럼
부산 공감한의원 원장부산광역시 한의사회 홍보정책기획이사
오늘도 길거리에는 ‘대박나세요’가 적힌 축하화환이 넘쳐난다. 그런데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대박’은 별로 느낌이 좋은 단어가 아니다.

비슷한 단어로 ‘벼락부자’ ‘횡재’ ‘로또’와 같은 단어들도 썩 좋아하지 않는다. 준비 없이 갑자기 찾아온 행운은 늘 ‘대가’를 바라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런 느닷없는 행운 보다는 ‘평균이 높은 것’이 좋다.

평균이 높다는 것은 어려운 시기도 잘 이겨냈다는 것이고 고저(高低)가 심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생도 이랬으면 좋겠다. 어느 한 순간의 대박보다 ‘평균이 높은 인생’이 내가 꿈꾸는 인생이다.

유명인들 중에 ‘평균이 높은 인생을 살고 있는 분’들의 인터뷰를 보고 느끼는 바가 있어 함께 나누었으면 한다.

1. 인격의 항상성
땅콩 회항 사건으로 유명해진 재벌3세나 갑자기 벼락스타가 된 연예인들 중에 인격적인 문제가 많다는 가십들을 자주 접하게 된다.

‘마땅히 겪어야할 고난을 다른 방면에서 보장 받게 되면 사회적 나이를 제때 안 먹게 된다’는 모 신문의 칼럼처럼 이런 사람들은 인격의 한 부분이 구멍 난 양말처럼 비어 있다.

그래서 가까운 사람들에게는 좋은 사람으로 평가 받을지언정 자신보다 아래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한없이 무정(無情)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평균이 높은 인생을 사는 유명인들은 상대의 재산과 지위에 상관없이 한결같은 애정과 겸손의 자세를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인격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사람들은 어떠한 순간에도 스캔들에 휘말리는 일이 없고 한 순간에 추락하는 일도 없다.

2. 비판에 대한 수용
1000만 관객을 눈앞에 둔 ‘국제시장’의 윤제균 감독은 평론가들의 ‘저급 영화, 상업 영화’라는 비판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전혀 억울하지 않다. 감사할 뿐이다. ‘해운대’로 1000만을 해보니 이게 절대 인력(人力)으로 되는 숫자가 아니더라. 운이 많이 작용한다. 시기도 맞아야 하고 주변에서 도와주는 사람도 많아야 한다. 1000만은 나 혼자 잘해서 될 일이 아니다.”

한 분야에 최고의 자리에 올라가보면 이런 말이 ‘진심’에서 우러나오게 된다.

유재석 씨의 평소 언행도 언뜻 보면 ‘과한 겸손’처럼 보이지만 가장 바닥에서부터 최고의 자리까지 올라가보면서 일반인이 보면 ‘과한 겸손’도 유재석씨에게는 충분히 진심일 수 있다.

이 정도 레벨이 되면 어떠한 비판도 겸허히 수용하게 된다. 하지만 갑자기 벼락성공을 하거나 부모의 유산에 의해 높은 자리에 오르는 경우 ‘나에게 주어진 당연한 것’이라는 생각을 하기 때문에 타인의 ‘비판’을 받아들이기 어렵다. 단지 ‘억울할 뿐’이다.

3. 실패는 새옹지마(塞翁之馬)
요새 TV에서 가장 자주 볼 수 있는 뮤지션은 시대를 풍미하던 최고의 뮤지션 ‘서태지, 김건모, 신승훈’이 아닌 ‘윤종신’ 씨다.

그는 데뷔 당시에도 공일오비의 객원가수로 서울대 출신의 두 멤버(정석원, 장호일)에게 항상 콤플렉스를 느끼고 있었다고 한다.

게다가 대학 입학 당시에도 연세대 서울 캠퍼스를 떨어지고서 담임선생님이 무심코 써둔 2지망의 ‘원주 캠퍼스’를 갔다고 할 정도로 스스로의 성공 의지가 높지 않았던 그다.

하지만 그에게는 그런 실패와 열등감에 대해 쿨(cool)하게 받아들이는 자세가 있었다. 이런 부분이 뮤지션의 자존심보다 자신을 낮추는 방법을 배우게 했고 시간이 지날수록 시청자들에게 사랑받는 연예인이자 음악인이 되도록 한 것이 아닌가 한다.

그리고 90년대 최고의 인기 개그맨이었던 이휘재, 남희석, 김국진, 김용만 등에 밀려 있던 유재석씨가 오히려 그들보다 더 오래 최고의 위치를 지키고 있는 것을 보아도 더 오랫동안 ‘평균이 높은 인생’을 사는 비결 중 분명한 한 가지는 실패를 받아들이는 자세다.

‘일이 잘 안될 때 노력을 중단하지 않고 잘 나갈 때 미리 조심하는 것’(새옹지마)의 자세야 말로 그들에게 가장 중요한 인생철학이었다.

어린 나이에 갑자기 사업과 일에서 큰 성공을 거두거나 부모의 능력 위에서 많은 것을 누리는 재벌들이 사회적으로 추락하는 경우를 언론에서 자주 보게 된다.

이런 실패는 국민들에게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주는 소재라서 그런지 언론은 더 매몰차게 몰아붙인다.

그런데 이런 사례들을 볼 때마다 ‘저 사람들이 과연 무엇이 부족해서 저런 상황을 만나게 됐을까’ 곰곰이 생각해 보게 된다.

그리고 오랫동안 ‘평균이 높은 인생’을 살고 있는 유명인들은 무엇이 다를까를 살펴보니 필자의 넓지 않은 식견으로는 위의 3가지가 가장 두드러져 보였다.

쉬워 보이고 별 것 아닌 것 같은 3가지이지만 인생 전체에서 지속적으로 견지하기도 가장 어려운 항목들이기도 하다.

준비된 자에게 대박은 일상적 노력에 대한 월급 같은 것이지만 준비 되지 않은 자에게 대박은 추락으로 가는 출발점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주변에 개업을 하는 지인이 있다면 이제부터 ‘대박나세요’보다 ‘평균이 높은 인생이 되세요’라고 축하해주고 싶다. 윤제균, 유재석, 윤종신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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