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개원가 일부에서는 생약제제와 건강식품의 범람, 그리고 양의사와 무면허자들의 한방의료 영역 침식으로 진료영역이 갈수록 좁아지는 한편 한의사 고유의 진료마저 환자와 양의계의 이의제기로 피소 당하는 등 혼란이 겹쳐 한의사들의 진료활동이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한약을 쓰면 간이 나빠진다, 삔 줄 모르고 침을 놓았다, 폐렴환자에 감기약을 처방했다는 식으로 수많은 한의사의 행위가 의료사고로 몰리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대부분 합의금을 주고 마무리되지만 실제 소송으로 가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일선 개원의의 물적 정신적 고통은 이루 헤아릴 수 없다. 그러나 이런 문제들이 대개 개개인의 책임으로 귀착돼 유사한 사건이 반복되고 있다.
사실이 이러한데도 한의계는 개원의의 진료에 도움이 될만한 정보제공에는 소홀한 듯이 보인다. 물론 대한한의학회 차원에서 임상증례집 발간을 예고하고 한의협 차원에서는 AKOM 개편시 임상정보란을 개설할 계획으로 있는 등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는 만큼 좀더 기다려볼 필요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일반인들은 한방의료기관에서 무슨 병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치료하는 줄 모르고 있다. 계절이 바뀌어 가을로 접어들었어도 여름내 걸린 질환을 어떻게 치료하면 좋은지 언론에 기사 한 줄 나가지 않고 있으니 어쩌면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를 일이다. 좋은 임상례가 많은데도 막상 발표할 지면이 없어서, 아니면 임상례를 요구하고 수거할 전담 인력이 없어서인지 속수무책이다.
한의협은 학회와 협력해 근본적인 돌파구를 열어야 할 것이다. 중앙회와 지부, 분회는 발표의 장을 만들어야 할 것이고, 개원의는 자신의 진료결과를 정리해서 끊임없이 발표하는 성실성이 요구된다. 그리고 그 결과는 반드시 언론에 알려야 한다.
개원가와 학회, 협회의 피드백을 통해 관련 정보들이 원활히 소통돼야 개원의 한 사람이 모든 책임을 져야 하는 불합리한 관행이 시정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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