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옹의 도서비평] 서양인들이 욕심내었던 조선 명약 인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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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옹의 도서비평] 서양인들이 욕심내었던 조선 명약 인삼!
  • 승인 2015.01.08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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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옹

정유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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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비평 | 악령이 출몰하던 조선의 바다
박천홍 著
현실문화 刊
조선시대 서양인 눈에 비친 한국의 첫인상은 어땠을까? 그리고 한의학은?
이러한 의문에 대한 자료를 검색하다가, 「악령이 출몰하던 조선의 바다」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다.
이 책은 조선시대 한반도를 찾은 서양인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저자는 조선을 방문한 서양인들이 고국에 가서 저술한 여행기와 보고서 등에서 조선과 관련된 부분을 찾아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또한 조선왕조실록과 개인 문집 등에서 서양인과 접촉한 내용들도 함께 실어 같은 사실에 대해 서양인과 조선인의 관점에서 흥미 있게 서술하고 있다.

서양인들의 조선 접촉은 1500년대 이후 확인되는데 처음에는 해난 사고로 표류하여 우연히 시작되었다. 점차 신대륙 발견을 위한 영토 조사를 위해 조선에 상륙하였고, 나중에는 천주교 포교를 가장하여 개항을 위해 방문하였다.

1500년대 표류로 우연히 찾아온 서양인들은 조선 민족에 대해 의외로 예절 바르고 기품 있는 사람들이라고 묘사하고 있다. 표류한 사람들에게 음식을 나누어 주고 대가를 바라지 않는 것에 놀라워했다. 그리고 떠나온 나라로 보내주기 위해서 혹시 말이 통하는 사람을 만나게 하려고 이방인들을 이끌고 북경에 다녀오기도 하였다. 이러한 조선의 인심(?)에 감동한 나머지 박연처럼 귀화한 서양인들도 있었다.

그러나 서양인을 처음 보는 일반 민중들에게 얼굴 하얗고 코 높은 파란 눈의 이방인은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피해 다니거나 집에 들어오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다. 서양인들은 오해하여 무례하고 겁 많은 민족이라고 평가하기도 하였다.

조선 사람들의 관점에서 서양인은 오랑캐에 불과했다. 의복과 음식을 내어주고 고국으로 안전하게 보내는 원칙이 있었다. 서양인들이 표류해오거나 접근해오면 빨리 관아에 알려 관리들만이 접촉해야만 했다. 혹시라도 사적으로 접촉하여 서양인들의 선물을 받거나 하면 국법으로 엄하게 다스려지므로 빨리 떠나기만을 바랄 뿐이었다. 하지만 호기심 많은 조선인들은 대화를 하려고 시도도 하고, 그들이 가지고 있는 시계, 망원경 등에 관심을 보이기도 하였다.

1800년대 이후 외국의 선교사들이 조선에 잠입하여 포교활동을 하면서 조선의 위정자들은 위기의식을 느낀다. 왜냐하면 천주교를 믿는 무리들이 점점 많아지고 급기야 교황에게 조선의 군사력이 약하니 침략해달라는 편지를 쓰다 적발되었기 때문이다. 김대건 신부는 프랑스인들에게 조선 전도도 만들어 전달하였다.

따라서 조선 조정에서는 천주교를 포교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오는 서양인들의 입국을 금하였다. 그러나 제국주의자들은 선교사들의 입국을 방치하였고 선교사들이 사형에 처하거나 징역을 살게 되면 그 구실로 쳐들어오는 식의 방법을 택하였다.

중국이 아편전쟁으로 개항을 하고 일본이 외세에 눌려 중국 침략 전초 기지 성격으로 개항하였지만, 조선은 여러 차례 침략의 위기에도 잘 견뎌내었다. 중국과 일본 사이의 위태위태한 정세 속에서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의 강대국들은 차례로 문을 두드렸고, 조선은 그보다 한참 뒤에 개항이 되었다.

조선시대 후기에는 서양인들이 조선과 무역을 위해 접촉하기도 하였다. 조선에 요구하는 물품들을 살펴보면, 인삼과 녹용 등의 약재도 보인다. 서양인들에게 인삼이나 녹용과 같은 한약재가 불로장생을 위한 명약으로 이미 알려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저자가 한의학에 관심이 없어서일까? 아니면 수박 겉핥기식으로 다녀간 서양인들 이야기가 많아서일까? 이밖에 한의학에 대한 서양인들의 접촉은 찾아보기 힘들다.
대부분 서양인들은 조선의 사람들에 대해 따뜻하고 예의 바르게 생각하였다. 몇몇 무례하고 겁이 많은 사람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중국인이나 일본인과 다르게 호기심 많은 아이들처럼 천진난만한 조선인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그리고 조선인들은 서양인들을 먼 곳에서 온 친구처럼 극진히 대접하여 보내려고 하였다.

한의학이 유럽을 비롯한 서양에 전파되고 해외에 진출하려는 한의사들이 늘어나는 시점에서 조선시대 한국에 표류한 서양인들의 한의학에 대한 첫인상이 궁금하다. (값 3만2000원)

정유옹
한국전통의학史 연구소, 사암은성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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