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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와 관련한 유전학적 연구
한의사 정창운의 ‘진화와 의학’ <20>
2014년 12월 18일 () 11:31:54 정창운 mjmedi@mjmedi.com


   

정 창 운
근거중심의 한방진료확립에 관심이 많은 초보 한의사

최근 박원순 시장의 동성애 관련 발언이 사회적인 논란을 일으켰다. 소위 선진국이라는 구미국가들에서도 이 사안에 대해서는 복잡한 사회정치적 논의가 있기에, 짧은 지면에서 이에 관한 논의들을 소개하기란 어려울 것 같다. 다만, 최근 발표된 흥미로운 관련 유전학적 연구는 이러한 논의들에 있어 새로운 과학적 근거를 제시해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돼 소개하도록 한다.

일반적으로 진화론적으로는 동성애자들이 생식을 하지 않는 대신 그들의 다양한 친족, 종을 위한 활동을 통해 일반적인 생식 이상의 기여를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하는 것이 동성애적 성향을 설명하는 여러 설명 중의 하나다. 생물학에서 볼 때, 동성애적 성향은 일견 번식에 도움이 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인구군에서 꾸준히 관찰되는 것은 이것이 포괄적인 적응도면에서는 모종의 이득을 가지는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설 외에도 특히나 X유전자는 남성에서는 1개(XY), 여성에게서는 2개(XX)가 존재하므로 같은 유전자라 하더라도 남성에서는 동성애적 성향을 발현하도록 만들지만, 여성에서는 번식을 촉진하는데 기여할 것이라는 설명도 제시되고 있다. 이러한 가설에 힘을 실어주는 연구가 이전부터 지속적인 논란을 불러오던 X염색체의 Xq28좌에 위치한 유전자의 영향에 대해 유전적 연관분석이라는 기법을 통해 400여명의 동성애자를 대상으로 분석하여, 본 부위와 8번 유전자가 동성애적 성향과 관련이 있음을 보였다는 내용으로 발표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동성애적 성향이 유전적인 기원을 가진다는 사실만을 시사하는 것 뿐만 아니라, 맞춤의학에서 점점 그 중요성을 더해가는 유전체분석기법에 대해서도 돌아보게 한다. 본 연구에 사용된 기법인 유전적 연관분석(Gene Linkage Analysis)은 10년 전에나 사용되던 오래된 기법으로, 유전자간 재조합이 일어날 확률은 거리에 반비례한다는 이론에 근거한 분석 방법이다.

그러나 이 기법은 유전자 전체를 분석하는 기법 중 하나로 최근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는 GWAS(Genome-Wide Association Study, 전장유전체연관성분석)에 자리를 내준 기법이다. GWAS 이전의 기법은 제한된 마커들을 산발적이고 독립적으로 확인하는 방식으로 이뤄진것에 비해 GWAS는 모든 유전자를 대상으로 하여 특정 변이(SNP)를 찾아내는 방식이라는 차이가 있다.

이 연구에서 문제가 된 부분은 대다수의 유전학적 연구가 새로운 트렌드를 따름으로 인해 과거의 연구기법을 통해 확인된 본 연구에서의 결과물이 다른 연구자들로부터 재현하기 힘들다는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어찌보면 이 역시도 일종의 ‘진화’라고도 할 수 있겠다. 이에 대해서 연구진들은 더 큰 규모의 인구를 대상으로 GWAS기법을 통해 이에 대한 입증을 진행할 것이라고 하니 지켜볼 일이다.

앞서 소개한 다양한 질환들이나 인간의 행동양식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된 바와 같이, 이러한 행동들은 한 두 가지 원인으로는 완벽히 설명이 어려운 것처럼 본 연구의 연구자들의 주장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이 결과야말로 인간은 진화의학에서 강조하는 바처럼 환경과 본성(유전)의 영향을 둘 다 받고 있음을 오히려 더 명확하게 만들어 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동성애는 유전인가?’ 하는 질문에 있어 여전히 많은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본 연구는 이를 둘러싼 논쟁들에 대해서 새로운 논쟁의 기반을 만들어주고 있다. 이와 관련한 사회정치적 논쟁들은 극단적인 견해(오직 본성에 의해서만, 혹은 오직 환경에 의해서만)가 판을 치고 있지만, 과학은 이에 대해 인간의 성은 훨씬 다양한 변이들을 가지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연구들을 직접 임상에서 적용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겠지만, 인간에 대해서 좀더 깊은 이해를 할 수 있게 해주는 것임에는 분명하다. 이러한 문제를 둘러싼 다양한 논의들을 따져보는 것만큼이나 말이다.

정 창 운

근거중심의 한방진료확립에
관심이 많은 초보 한의사

※ 참고: 이전에 소개한 바와 같이 주요 질환에 있어서 진화적 유산과 적절한 대응에 대해 전문적으로 다루는 OPEN ACCESS 저널이 있다. 본 칼럼에 관심이 많았던 독자들이라면 한번쯤 방문하여 살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http://emph.oxfordjournals.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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