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순간도 예측할 수 없는 그 곳… 뛰어야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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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순간도 예측할 수 없는 그 곳… 뛰어야 산다
  • 승인 2014.12.04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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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성진

황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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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읽기 | 메이즈 러너
2014년도 달력도 이제 한 장 밖에 남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2014년은 여느 때와 달리 매우 여유 있게 시작했다가 막판에 엄청난 일에 치이며 마치 지난번에 소개했던 ‘루시’처럼 뇌를 50% 정도 쓰는 것 같이 동시에 여러 일을 처리하면서 숨 가쁘게 보내고 있다. 12월에 들어서는 모든 일이 마무리 되면서 약간 숨을 돌릴 수 있게 됐는데 이 글을 읽는 독자분들에게 2014년은 어떠했는지 궁금하다. 매년 하는 말이지만 남은 한 달 잘 정리하면서 새로운 해를 맞이하기 위한 12월이 되기를 기원한다. 그래서 이번에는 열심히 뛰시라고 ‘메이즈 러너’라는 영화를 소개하기로 했는데 필자의 짧은 지식으로 그만 이 영화가 제목만 보고 TV 프로그램 ‘런닝맨’처럼 계속 뛰어다니는 영화인 줄 알았다.
감독 : 웨스 볼
출연 : 딜런 오브라이언, 카야 스코델라리오,
           윌 폴터, 토마스 생스터, 이기홍

하지만 이 영화는 뛰어다니기는 하나 자신을 비롯한 동료들의 목숨을 위해 필사적으로 미로를 뛰어다닐 수밖에 없는 제목 그대로 메이즈 러너들의 이야기를 다루며 즐거움보다는 비장함을 선보인다. 지난 9월에 개봉하여 국내 박스오피스 1위를 했으며, 여성관객들에게는 젊은 남자배우들을 한 번에 볼 수 있고, 남자관객들에게는 뭔가 특별한 상황에 놓인 남자들의 으리으리한 모습을 볼 수 있는 흥미를 느끼게 한다.

모든 기억이 삭제된 채 의문의 장소로 보내진 토마스(딜런 오브라이언)는 미로에 갇힌 그곳에서 자신과 같은 상황의 사람들을 만난다. 그들은 매일 밤 살아 움직이는 미로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죽음의 존재와 대립하며, 지옥으로부터 빠져나갈 탈출구인 지도를 완성해 나간다. 그러던 어느 날, 미로의 문이 열리고 그들은 마지막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동명의 원작소설을 영화화한 ‘메이즈 러너’는 자신의 이름만 기억하고 나머지는 기억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인 젊은이들끼리 거대한 벽에 갇혀진 채 그들만의 세상을 일구고 스스로 규칙을 세우며 살아가면서 탈출을 위해 변화무쌍한 미로를 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다루고 있다. 하지만 주인공이 등장하면서 나름대로 순종하면서 지켰던 그들만의 질서가 깨지고, 자연스럽게 이에 반대하는 세력이 등장하는 등 순식간에 그들만의 세상에 극적인 긴장감이 팽배해진다.

하지만 영화는 여기까지이다. 즉 극적인 긴장감을 끝까지 가져가지 못하고, 아주 허무하게 끝나버린다. 그래서 그들이 어떻게 미로의 열쇠를 풀고 탈출할 것인가를 기다렸던 관객으로서는 맥이 탁 끊어지는 듯하고, 영화의 결말은 2편을 예고하고 있어 어떻게 보면 마치 한 편의 긴 예고편을 본 듯한 느낌마저 든다.
하지만 미래의 인류에게 닥친 재앙을 해결하기 위해 젊은이들을 독특한 상황에 놓이게 한 후 관찰 실험을 한다는 설정은 관객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금 현재 이렇게 자유롭게 살아가고 있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것인가를 생각하게 해준다, 또한 할리우드 영화에서 한국이름을 가진 한국계 배우가 등장한다는 것 자체도 흥미로운 점이다, 매우 비중 있는 역할을 하는 민호역의 이기홍은 얼마 전 미국 피플지가 선정한 2014년 세계 최고의 섹시한 남자 4위로 선정되기도 했다. ‘메이즈 러너’의 2편은 2015년에 개봉한다고 하니 이들의 여정이 어디까지 연결될 것이 사뭇 궁금해진다.

황보성진 / 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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