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호 칼럼] 대만에도 우리와 꼭 닮은 한의원이 있다
상태바
[김영호 칼럼] 대만에도 우리와 꼭 닮은 한의원이 있다
  • 승인 2014.11.13 09: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영호

김영호

mjmedi@http://


김 영 호
부산 공감한의원 원장부산광역시 한의사회
홍보정책기획이사
지난 1일 토요일 부산시한의사에서는 신현수 선배님, 김용환 회장, 이학철 감사, 사무처장 그리고 필자 총 5명이 대만으로 향했다. 진료를 이틀이나 비워야 하기에 다른 이사들이 참석하지는 못하였지만 필자는 3일을 더 비워서 총 5일간의 일정으로 대만행 비행기를 탔다. 100명 가까운 많은 한의사들이 참석한 이번 대만 ICOM학술대회에 참여하면서 대만 중의학과 대만에 대해 느낀 점을 가볍게 전해보고자 한다. 다른 선생님들이 객관적인 사실들은 많이 기고하실 것으로 믿고 이번 글은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느낌들을 전해드리고자 한다.

타이페이시가 서울시한의사회와 MOU를 체결하면서 부산은 신 타이페이시 중의사공회와 MOU를 맺었다. 신 타이페이시는 타이페이시를 둘러싼 도시로 현재 타이페이에서 가장 많은 중의사 회원이 소속된 지부이다. 상호 친분을 지속해온 지 꽤 오래되어 이번에도 우리 일행을 마중 나와 주었다. 항상 느끼지만 손님에 대한 배려와 대접이 참 세밀하고 정성스럽다. 기사를 대동하여 미니밴을 준비하였고 호텔과 ICOM대회장까지 매 순간 마다 우리를 챙겨주었다. 출국할 때 역시 차량과 중의사 한 분이 동행하여 우리 일행을 챙겼고 신 타이페이시 명예중의사회원증과 크리스탈 감사패와 선물까지 준비하여 우리를 감동시켰다.
매일 밤 10시 넘는 시간까지 진료로 바쁜 시간일텐데도 모든 과정에 항상 동반하여 우리를 챙겨주는 신타이페이시 중의사공회 임원들에게 어떻게 보답할지 걱정이 앞설 정도로 그들은 섬세하고 배려심이 넘쳤다.

이 기간 동안 여러 대만 중의사들과 대화를 해보니 대만은 대부분의 중의진소(中醫診所 :우리의 한의원을 대만에서는 이렇게 통칭함)와 병원에 근무하는 분들이 밤 10시까지 진료하고 있었다. 그것은 치과와 양방도 마찬가지라 밤늦은 시간에도 개인 병원들은 대부분 밝게 열려 있었고 시내 중심가엔 24시간 진료하는 곳도 있었다. 대만에서는 당연시하는 듯했다.

◇부산시한의사회와 신 타이페이시 관계자가 대회장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오른쪽에서 두번째가 필자.
그리고 공식 일정이 끝난 후 개인적으로 시내의 사설 중의원을 들러봤다. 데스크에는 우리가 쓰는 것과 동일한 한약 제제통이 가득 쌓여 있어서 많은 환자들에게 제제 중심의 처방을 하고 있었고 한국과 같은 탕약도 일부 사용하고 있었다. 진료공간의 분위기와 인테리어는 우리의 90년대 초반 혹은 그 이전의 한의원 풍경과 비슷하였고 이것은 오래된 건물을 그대로 사용하는 대만 전체적인 분위기와 흐름을 같이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만의 중의대는 타이페이가 아닌 타이중(台中)에 있는 中國醫藥大學이 1958년에 설립되어 원조라고 했다. 1996년 이전까지는 이곳 한 곳만이 중의사를 배출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 후에 몇 곳이 더 생겼다고 하니 중의사 배출이 매우 적었고 그로 인해 중의학 시장에 공급이 과잉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였다.
ICOM 일정이 끝난 후에 부산시한의사회 일행을 먼저 보내드리고 하루 2만원의 저렴한 게스트하우스에서 3일간 더 머물며 타이페이를 둘러보았다. 이 때 일반시민 몇 분들과 대만 중의학에 대한 얘기를 나눠보며 조금 더 현실감 있는 이야기를 들었다. 물론 일부 시민들의 이야기니 사실과 다를 수 있다. 타이페이 시민 몇 분과 나눈 내용을 질의 응답식으로 종합해보았다.

▶中醫診所를 자주 이용하는 편인가.
주로 병명이 뚜렷하거나 큰 병 같으면 양방병원에 가고 무언가 병명이 뚜렷하지 않은데 내가 불편한 경우 혹은 근골(筋骨:직접 적어가면서 이렇게 표현하였다)의 병이 있을 때는 중의원을 가는 편이다. 근골이 불편할 때는 가끔 추나를 받기도 한다.

▶젊은 사람과 나이든 분들의 이용패턴에 차이가 있는가.
젊은 사람들은 아무래도 양방을 선호하는 것이 분명하지만 보험 진료가 가능한 중의원의 특징상 감기나 소화불량일 때 가서 가루약을 받고 침을 맞는 경우도 꽤 있는 편이다. 그런데 우리 부모님 세대 분들은 선호도가 반반이신 것 같다.

▶한국에서는 보약을 드시러 많이 가기도 하는데 대만은 어떤가.
(한자어 補藥을 가리키며) 맞다. 보약 지으러 종종 가는 것 같다. 나도 부모님이 지어주셨는데 써서 먹지 않고 버린 경우가 있다.

▶중국의 중의학과 대만의 중의학을 비교하자면 어떤가.
음… 대만의 중의학 뿐 아니라 모든 부분이 중국과 비교할 수준은 아니라고 본다. 아다시피 중국과는 수준이 많이 차이 난다고 생각하고 있다. 거의 모든 분야에서.

▶혹시 알고 있는 중의병원이 있는가.
佛敎慈濟綜合病院이 유명하다고 들었다. 그 이외에는 많이 들어보지 못했다. 아마 내가 관심이 부족해서 그럴 수 있다.

▶대만에서 중의대의 수준이나 선호도는 어떤가.
나도 확실치는 않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이 일반 의과대학을 선호하고 점수도 중의대보다 높다고 들었다. 하지만 대만에서 대부분의 의사(한의, 치의, 양의)들은 부유하다고 생각하고 중의사 역시 경제적으로 부유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선망하는 직업임에는 분명하다.

▶대만도 혹시 의약분업이 되어 있나.
아니다. 주로 병원에서 약을 받는다. 대부분의 약사들은 아마 병원에서 근무를 하는 걸로 알고 있다. 아니면 제약회사나.(대만의 길거리에는 약국을 찾아보기가 힘들었다.)

▶이건 중의학에 관한 질문은 아닌데 대만 사람들은 주로 익힌 음식을 선호하여 회를 먹지 않는다고 들었는데 어떤가.
NoNoNo… 회와 초밥 모두 좋아한다. 타이페이에도 일식집이 얼마나 많은데.
중국어를 하지 못하는 관계로 영어로 대화하여 깊은 얘기를 나누기는 어려웠지만 충분히 뜻은 전달되었던 것 같다. 나이대가 조금씩 다른 다섯 분 정도의 타이페이 시민들과 대화를 나누었는데 대만의 중의학에 대해 조금 더 일반인의 관점으로 알게 된 시간이었다.

개원한의사는 양방보다 해외 세미나에 나가볼 경험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ICOM을 통해 국제적 행사에 참여해보고 같은 학문을 하는 글로벌 동지(同志)와 얼굴을 익히고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새로운 경험을 통해 한국 한의학을 다시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므로 많이 참여해보시길 권해드리고 싶다. 특히 대만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우리와 가장 비슷한 의료체계를 가지고 있고 한의사의 지위도 비슷한 곳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며 6일간의 대만 일정을 짧은 글로 맺어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