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뇌를 100% 사용하게 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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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뇌를 100% 사용하게 된다면?
  • 승인 2014.10.30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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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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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읽기 | 루시
우리나라 영화의 위상이 높아지긴 한 것 같다. 지난 봄에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인 ‘어벤져스 2’의 촬영이 우리나라에서 진행되기도 했고, 워쇼스키 남매 감독은 비와 배두나 등의 배우를 자신의 영화에 출연시키고, 우리나라와 관련된 장면이 들어가거나 로케이션 촬영까지 할 정도로 우리나라에 대한 애정도가 높은 편이다. 이런 현상에 ‘루시’도 한 몫 하게 되었다. 바로 ‘명량’을 통해 1700만명의 관객을 동원시키면서 이순신 장군의 새로운 면을 보여주었던 최민식이 세계적인 감독인 뤽 베송의 작품인 ‘루시’에서 극악무도한 악역으로 분량이 그다지 많지는 않지만 꽤 비중 있는 역할로 출연하기 때문이다.
감독 : 뤽 베송
출연 : 스칼렛 요한슨, 모건 프리먼, 최민식

평범한 삶을 살던 여자 루시(스칼렛 요한슨)는 남자친구 리처드의 강제적인 부탁으로 의문의 가방을 조직의 보스 미스터 장(최민식)에게 건네주게 된다. 하지만 곧 그녀는 그들에게 납치되고, 몸 속에 강력한 합성 약물을 넣은 채 강제로 운반하게 된다. 다른 운반책들과 같이 끌려가던 루시는 갑작스런 외부의 충격으로 인해 몸 속 약물이 체내로 퍼지게 되면서, 그녀 안의 모든 감각이 깨어나기 시작하면서 초강력자가 된다.

‘루시’는 인간의 뇌를 100% 사용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라는 독특한 설정을 갖고 이야기를 전개시킨다. 영화 홍보 자료에 의하면 인간의 평균 뇌사용량은 10%인데, 만약 24%가 되면 신체를 완벽하게 통제할 수 있고, 40%가 되면 모든 상황을 제어할 수 있고, 62%가 되면 타인의 행동을 컨트롤 할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영화 중간 중간에 루시의 뇌 사용량이 몇 퍼센트인지 알아볼 수 있게 자막이 나오고, 그 때마다 어떤 모습으로 변하게 되는지 보여준다. 그로 인해 영화 속 설정이 실제라면 뇌사용량에 따라 인간의 능력이 무한정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인간에게 주어진 생명이 얼마나 소중한지에 대해 다시 한 번 깨닫게 한다.

하지만 ‘루시’는 우리나라에 소개될 때 스칼렛 요한슨의 액션 영화라고 알려진 탓에 많은 관객들이 여전사의 현란한 액션 등을 기대했는데 결과적으로 영화는 액션보다는 마치 ‘매트릭스’를 보는 것 같은 느낌으로 심오한 주제를 전달해주고 있기에 개봉 후 관객들에게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뤽 베송 감독이 ‘올드보이’를 보고 캐스팅 했다는 최민식의 연기는 할리우드에서도 대단하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특히 영어가 아닌 한국어를 사용하고, 한국 배우들이 출연하면서 비속어가 섞인 대사를 하고, 한국 제품의 등장 등은 우리 관객들에게는 매우 재미있고, 흥미로운 영화로 다가오게 한다. 물론 영화는 호기롭고, 강한 느낌으로 시작해서 점차 생명의 신비함과 동양철학을 영상으로 표현하는 듯이 끝이 나면서 좀 더 탄탄한 내용이었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아쉬운 면이 없지 않지만 오랜만에 뤽 베송 감독의 현란한 연출과 심오한 주제의 내용이 결합된 영화를 감상하면서 다시 한 번 감독의 특성을 이해하게 되었다. 그리고 지난 번에 소개했던 ‘그녀(HER)’라는 영화에서 스칼렛 요한슨이 인공지능을 갖춘 컴퓨터의 목소리로 출연을 했는데 ‘루시’를 보고 난 다음 그 작품과 연결해서 보면 깨알 같은 재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며, 인류 최초의 여성의 이름이 ‘루시’ 였음을 알게 될 것이다.

황보성진 / 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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