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한의학 콘텐츠의 매력, 그리고 연구 교류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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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한의학 콘텐츠의 매력, 그리고 연구 교류 확대
  • 승인 2014.10.23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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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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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이태형 존스홉킨스 의과대학 방문연구원, ‘아시아 전통에서의 명상과 치유 Part 2’ 워크숍 후기


10월 12일부터 14일까지 존스홉킨스 의과대학 의사학교실에서는 지난 5월 8일 원광대학교 마음인문학연구소에서 개최하였던 ‘아시아 전통에서의 명상과 치유’ 국제 학술대회의 연속으로 ‘아시아 전통에서의 명상과 치유 Part. 2’라는 제목의 워크숍을 개최하였다. 본 워크숍은 관련 주제를 다루는 학자들과 실제로 명상과 치유를 행하는 임상가들이 함께 모여 보다 자유롭고 풍성한 논의를 일궈내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 또한 논의를 진행함에 있어서도 특별한 규범이나 기준을 두고 논의를 조정하기보다는 상호간의 존중을 바탕으로 다양한 의견들을 공유하고자 하였다.

◇지난 12~14일 존스홉킨스 의대 의사학교실에서 열린 명상과 치유 워크숍.
본 행사가 있었던 13일에는 행사를 주최한 마타 한슨 교수(Marta Hanson, Johns Hopkins University)와 피어스 살구에로 교수(Pierce Salguero, Penn State Abrington College)의 인사말에 이어 한내창 소장(원광대 마음인문학연구소)과 김복인 원장(Won Institute)의 발표로 워크숍이 시작되었다. 한내창 소장은 미국에서 발달된 정신요법치료가 ‘개인’을 중요시하는 것과는 달리 한국 불교에서 발달된 정신요법은 ‘화합’을 중시한다며, 현대의 정신요법 치료에 있어서도 ‘화합’을 중요시 한 정신요법 치료에도 관심을 갖고 발전시킬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였다.

김복인 원장은 미국 필라델피아 주에 위치한 원 인스티튜트에서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교육을 소개하고, 교과 과정이 명상과 치유라는 주제와 어떻게 연관되는지에 대하여 설명하였다. 원 인스티튜트에서는 침구, 명상, 원불교와 관련한 대학원 교과 과정이 마련되어 있으며, 명상을 통한 영적 수양과 함께 이의 발전된 기술과의 조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하였다. 

한국 연자들의 발표에 이어 폴라 아라이 교수(Paula Arai, Louisiana State University), 아이라 헬더맨(Ira Helderman, Vanderbilt University), 킨 챙(Kin Cheung, Temple University)의 발표가 이어졌다. 폴라 아라이 교수는 미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성장한 본인의 이야기를 통해 서로 다른 두 가지 문화를 토대로 이루어진 가정 안에서 어떻게 화합과 치유가 이루어질 수 있었는지를 소개하였다. 서로 다른 삶의 방식으로 인해 갈등도 많았지만, 그 가운데에서도 나름의 의식(ritual)을 통해 치유가 가능할 수 있었다.

아이라 헬더맨은 심리치료사로서 본인의 명상을 토대로 한 정신요법 치료 모델에 대해 소개하였다. 그는 앞에서 한내창 소장이 발표한 것과 연계하여 다양한 모델 각각이 추구하는 치료 목표가 다를 수 있으며, 따라서 이들을 적합한 상황에 효과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하였다. 킨 챙은 명상과 관련해 지금까지 이루어졌던 과학적 연구를 간략히 소개하였다. 그 가운데에는 명상의 임상적 효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도 있었지만 항상 결과가 일관된 것은 아니었으며, 명상의 부작용에 대해 기술한 연구 논문들도 존재하였다. 또한 RCT와 같은 연구 방법이 명상의 효과를 평가하는데 적합한지에 대한 논의도 이루어졌다.

14일에는 존스홉킨스 동아시아연구소에서 기획하는 동아시아 연구 연자 시리즈의 일환으로 강연석 교수(원광대학교)가 16세기 이후 한국의 의학 전통을 소개하는 발표를 진행하였다. 그는 17세기 초 「동의보감」에서 19세기 후반의 「의감중마」에 이르기까지, 조선에서 질병을 이해하는 방식은 당시 중국과 일본에서 상한론 혹은 온병을 강조하는 경우와는 차이가 있다고 강조하였다. 즉 조선에서는 질병을 분류하고 인식하는데 있어서 마음과 몸의 내부에 대한 강조가 두드러졌다는 것이었는데, 이와 같은 한국 한의학의 특징은 전날 본 행사에서 이루어졌던 여러 발표와 연계되며 다양한 논의를 가능하게 하였다. 즉 명상, 치유, 정신요법 등 분야와의 관련성이 그것이며, 또한 마음을 매개로 한 인간과 사회의 관계로까지 논의가 확장되어 사회과학, 인류학 분야의 논의로도 이어졌다. 

존스홉킨스 의사학교실 방문연구원으로서 이곳 연구자들과 교류를 하면서 느끼게 되는 점들이 몇 가지 있다. 그 중 한 가지는 영어권에서 한국 한의학에 대한 연구가 중국 혹은 일본의 경우에 비해 상당히 부족하다는 점이다. 또 다른 한 가지는 한국 한의학이 지닌 콘텐츠가 영어권 학자들과 능동적으로 교류할 수 있는 매우 매력적인 연구 대상이라는 점이다. 이 두 가지 측면은 한 가지 결론으로 이어진다. 국외의 독자들을 대상으로 한 한국 한의학 연구가 증진되어야 할 것이다. 앞으로 한국 한의학 연구를 토대로 한 국제적 학술 교류가 보다 활발히 이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이 태 형
경희대학교 침구경락과학연구센터
존스홉킨스 의과대학 의사학교실 방문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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