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옹의 도서비평] 한의사가 읽는 ‘21세기 자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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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옹의 도서비평] 한의사가 읽는 ‘21세기 자본’
  • 승인 2014.10.16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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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옹

정유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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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비평 | 21세기 자본
얼마 전 「21세기 자본」이란 저서로 세계 경제학계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토마 피케티가 내한하였다.
그는 한국에서 부의 불평등이 심각하다면서 교육의 형평성과 누진적 소득세가 필요하다고 강연도 하였다. 우리나라의 정치·경제·언론계에서는 그의 이론을 받아들이며 자기 입맛대로 확대 재생산하고 있다.
그는 주로 유럽과 미국의 경제를 역사적으로 고찰하여 시기별로 부의 불평등 수치를 도표로 나타내고 분석하였다. 1928년과 2007년 즈음에 고소득자의 수입이 상대적으로 많았었고 불평등한 시기였다고 한다. 불평등한 시기 이후에는 경제 대공황과 세계적인 금융 위기로 이어졌다고 경고하고 있다.
토마 피케티 著
장경덕 외 譯
글항아리 刊

피케티는 국민 소득을 노동 소득과 자본 소득으로 나누어서 자본 소득이 높아지면 불평등이 심화되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자본 소득이라 하면 부동산과 금융 자본 그리고 사업자본( 공장 사회기반시설, 기계류, 특허권) 등을 말한다. 이것은 사고 팔 수 있다는 점에서 노동 소득과 구별된다.

그리고 21세기에는 경제 성장률은 점점 낮아지고 자본의 소득률은 비슷하므로 불평등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한다.

피케티는 부의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서 누진적 소득세율 인상을 제안하였다. 그리고 세계적인 자본세 도입을 주장한다. 또한 의료와 교육 그리고 연금 등을 책임지는 21세기 사회적 국가를 지향하고 있다.
그럼 한의사의 입장에서 그의 이론은 어떻게 적용될까?

의료계에서의 불평등은 날로 심해져서 양방에서 의료보험 재정을 거의 다 가져가고 한의약계에서는 점점 줄어들어 3~4%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원인은 피케티의 이론에서 보면 한의원에서의 자본 소득이 부족한 면이 있다. 양방에서 진단기기, 입원 시설, 치료기기 등으로 자본 소득이 많은데 비해 한의원에서는 노동 소득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의료보험 재정에서 노동으로 인한 수가를 개선하여 침구 치료비를 현실적으로 높이거나 한의원에서 쓸 수 있는 진단기기와 치료기기 개발로 자본 수입을 늘린다면 의료계에서 불평등을 조금이라도 해소할 수 있다.

그리고 타 의원과의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환자 숫자에 따른 보험 급여를 누진적으로 적용하여 의사 1인당 20명 이하의 병원과 20명에서 40명 사이의 병원, 40명에서 60명 사이의 병원 등 이런 식으로 차등 적용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한다면 많은 환자를 보기 위해 의사 채용을 늘릴 것이고 적은 환자를 보더라도 적정 수가가 보장되므로 양질의 진료를 할 수 있다.

피케티는 우리에게 많은 숙제를 안기고 떠났다.
각계각층에서는 그가 마치 우리나라의 불평등한 문제를 모두 해결할 위인인양 모시고 다녔다. 비록 담뱃값 인상으로 인한 간접세 증세로 비판 받았지만 정부에서도 소득세를 인상하기 위해 피케티를 언급할 정도이다.

그렇지만 그가 주장한 누진적 소득세, 세계적 자본세 등은 그 나라가 투명할 때 가능하다. 아무리 세수를 늘려도 사회가 불투명하다면 불평등은 해결되지 않는다. (값 3만3000원)

정유옹
한국 전통의학史연구소, 사암은성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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