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 지식은 공유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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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 지식은 공유되어야 한다
  • 승인 2014.10.10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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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규

김창규

mjmedi@http://


기고: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4년 김창규

 

김 창 규
고려대학교 정보통신대학 컴퓨터학과 졸업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4년

Open Course Ware

필자는 한의학을 전공하기 전 컴퓨터공학과를 다닐 때 Open course ware(OCW) 이용을 자주하였다. OCW란 ‘지식은 공유해야 한다(Unlocking Knowledge, Empowering Minds)’는 모토아래 전 세계 모든 이들에게 MIT강의를 공개하는 프로젝트이다.1) 공대생이라면 한 번쯤 듣고 싶었던 MIT 강의를 생생하게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무척 만족했었다. MIT에서 먼저 시작한 프로젝트지만 지금은 스탠퍼드, 하버드 등 등 세계 유수의 대학들이 동참하고 있고, 국내도 서울대, 고려대 등이 참여해 2013년 기준으로 강의수는 6000개가 넘는다.
한의학과에 입학하고 나서 부산대학교 강의 뿐 만 아니라 다른 학교의 한의학 강의는 어떻게 이루어지나 궁금해서 찾아보았는데 국내에 공개된 한의학 강의는 KOCW2) 기준 8개에 불과했다.

다른 학문에 비해 한의학의 공개강의 숫자가 적은 이유는?

OCW는 자발적인 프로젝트이다. 전 세계에 공개되는 강의이므로 교수가 자기 강의에 자신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OCW는 기부금에 의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유명대학일수록 유리한 점이 있는 게 사실이다. 먼저 국내 한의학과 교수님들은 전 세계에 자신의 강의를 ‘OPEN’ 할 수 있는 자신감이 있는가? 자신감은 있으나 한의학이라는 학문이라서 두려움이 있을지 모르겠다.

의학은 폐쇄성이 있고, 그 중에서 한의학은 특수성이 있기 때문에 한의대생만 잘 교육하면 우리 한의학이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오산이다.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학문이어야 하고, 궁금하면 찾아볼 수 있는 강의와 참고도서가 많은 학문일수록 발전하는 것이다.

더군다나 11개 한의과대학밖에 없는 국내 현실에서, 서로 타 대학의 좋은 강의가 공개되어 공유된다면 분명 더 좋은 한의학연구자가 나올 것이고, 교육의 질 면에서도 좀 더 향상되리라 생각한다.

강의 OPEN? 무조건 하자

유튜브3)에서 ‘한의학강의’로 검색하면 문제가 심각하다. 한의학강의라는 제목의 동영상은 한의사가 아닌 무면허자들이 하는 엉터리 강의가 많고 그 수준도 기대이하이다. 그리고 종합편성채널의 등장이후에는 많은 프로그램에서 한의사가 예능수준으로 말한 것을 일반인들은 믿기 십상이다. 그리고 한의학계에는 소문, 형상, 사상, 상한 등의 학파가 있고, 학생들이나 졸업 후 한의사들을 위한 ‘사교육 시장’이 형성되어 있다. 각 학파에 가입하고 돈을 내지 않으면 참고자료를 볼 수 없다. 내가 생각하기에 임상파트가 아닌 기본이론들의 강의는 무료로 공개되어야 한다. 왜 학교에서 배운 과목들을 또 다시 반복하면서 몇몇 한의사들은 이익 채우기에 급급한 것인지 답답하다. 자기 학파의 학문이 최고라고 생각한다면 더더욱 한의과대학 학생들에게 만이라도 공개하여 자율적인 학습 분위기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이런 현실에서 부산대와 경희대만이라도 국립대학, 최초 한의과 대학으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강의 공개를 앞장서야 된다고 생각한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정보의 폐쇄성으로 인해 한의학의 신비로움에 매료되어 찾는 환자가 많았다. 그래서 그 당시 한의사들은 많은 혜택을 본 것이 사실이다. 요즘같이 환자가 자신의 질병을 더 많이 알고 오는 경우에는 한의학이론만으로 환자에게 설명해주기란 쉽지 않다. 설명해줘도 환자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데 그 이유 중 하나가 용어의 생소함이다.

한의사들은 일반 사람들이나 의사들이 때론 한의학을 전혀 배우지도 않았고, 음양오행도 모르면서 한의학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그러면 사람들에게 한의학에 대해 교육을 해야하지 않을까? OCW가 그 대안이 될 수 있다.
한의학의 과학화, 세계화, 마케팅도 중요하지만 먼저 한의학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려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바로 한의학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사람의 몫일 것이다.

한의학은 신비로운 학문이 아니고, 그 자체로 2000년 이상의 학문이 체계적으로 집대성된 학문이고 끊임없이 수정되어 온 의학이다. 이 사실은 필자도 한의학과에 들어오고 나서야 알았는데, 이런 사실을 전달하는데 있어서 대학교수들의 한의학 공개강의가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각주
1) http://ocw.mit.edu/index.htm
2) http://www.kocw.net/home/index.do
3) http://www.youtub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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