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인 원탁토론, 한의대 문제 해결책 스스로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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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인 원탁토론, 한의대 문제 해결책 스스로 고민”
  • 승인 2014.10.03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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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호 기자

김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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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행림제 500인 원탁토론’ 기획한 조후인 전한련 교육사업국장(동국대 한의대 학생회장)

지난 9월 19일부터 이틀간 대전대에서는 3년만에 전국한의과대학·한의학전문대학원학생회연합이 주최하는 행림제(杏林祭)가 열렸다. ‘소통의 물결이 전한련을 수놓다-전한련 30주년 행림제’를 슬로건으로 한 이번 행사에서는 500인 원탁토론이 주목을 받았다. 전국의 한의과대학 학생들이 모여 한의대의 문제를 논의하고 해결책을 스스로 고민해보는 시간이었다. 현재 전한련 30기 상임위 교육사업국장을 맡고 있는 조후인(동국대 학생회장·본과2년)학생에게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전국 한의대생들 한자리에 모여 교육의 질, 커리큘럼 등 논의

◇대전대에서 개최된 행림제 행사에서 500인 원탁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제공=전한련>
▶500인 원탁토론의 개최배경 및 취지는 무엇인가.
3년만의 행림제라 고민이 많았다. 올 초 가천대와 원광대의 병원문제, 대전대의 편입문제 등 한의대에 여러 일들이 있었다. 이것들은 개별 학교의 문제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전국의 모든 한의대에서 이미 겪었거나 앞으로 겪을 수도 있는 문제들이라고 생각했다.
대학의 교육·문화·생활 문제를 비롯해 전반적으로 논의하고 아우를 수 있는 자리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단순히 상임위 내 논의만이 아니라 학우들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고 싶었다.
각 학교에서 느끼던 문제들이 단지 자신의 학교에만 국한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학교들도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문제점이라는 것을 알게 될 때, 집단지성으로 발전되어 능동적인 문제해결의 기반이 될 것이라 믿었다. 또한 논의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것을 전한련 핵심과제로 두고 전체 학우 차원에서 같이 해결을 해보자는 뜻으로 시작하게 됐다.

▶준비하면서 어려웠던 점을 말해 달라.
각 학교의 자료를 모으는 것도 힘들었지만, 가장 어려웠던 것은 학우들을 토론에 참여하게 하는 것이 아니었을까 한다. ‘토론’이라는 단어가 친근하기보단 어렵게 느껴지고, 또한 행림제라는 축제안의 토론은 학생들이 느끼기에 조금 무겁지 않았나 싶다.
방학 중에 사전 설문조사를 했다. 600여명의 학우가 개인이 느끼는 문제점에 대해 응답해주었고, 각 학교의 내용을 담은 원탁토론 자료집도 잘 만들어졌다. 또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당일 행사 또한 잘 진행됐다.
 
▶의제설정 등은 어떻게 정했나.
가장 많이 고민했던 부분이다. 논의 방향이 지나치게 비관적이거나 광범위 혹은 지엽적으로 흐르지 않아야 했기에 수차례 기획단 회의를 가졌다.
첫 의제는 ‘한의대, 무엇이 나를 답답하게 하는가’였다. 문제의식의 시작은 경험에서 나오기 때문에 개인의 경험을 기반으로 한 입론과 상호토론을 시작했다.
두 번째 의제는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가장 바람직한 방법은’이었다. 첫 의제에 대한 논의와 투표에서 나온 문제 카테고리를 가지고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애초에 원탁토론은 문제제기에 그치지 않고 해결해보자는 취지에서 시작했기에 학생들의 힘으로 할 수 있는 바람직한 방법을 찾는 것을 목표로 의제설정을 했다.

◇조후인 전한련 교육사업국장 
▶몇 명 정도 참가했으며 주로 어떤 내용들을 토론했나.
총 180여명이 참가했다. 수적인 면에서 500인 원탁토론이라는 행사명과는 거리가 있어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1차 의제인 ‘한의대, 무엇이 나를 답답하게 하는가’에서는 크게 커리큘럼, 교육의 질, 사교육, 실습, 교수의 권위(유급), 부당한 문화, 생활(등록금, 기숙사, 장학금) 등 총 7가지 카테고리로 분류했다. 교육 문제에 해당하는 커리큘럼, 교육의 질 순으로 많이 논의되었고, 교수의 권위(유급)문제도 논의가 활발했다. 
1차 의제의 입론과 상호토론 이후 투표를 통해 전한련 우선과제를 뽑았다. 상호토론 이후 학우들의 생각이 바뀌어 교육의 질 문제가 커리큘럼에 앞서 우선과제로 뽑혔다.
2차 의제에서는 ‘우리는 어떻게 해야하는가, 가장 바람직한 방법은’이라는 주제로 교육의 질 문제를 해결하기위한 고민을 하고 방안을 내는 시간을 가졌다. 해결책으로는 외부강사의 초빙, 의대와 비교한 교수님들의 마인드 변화(교수 개인의 시수나 교실보다는 학생 육성 위주), 국가고시와 관련한 투명 교육, 문제를 고치겠다는 한의대생들의 인식, 강의 촬영으로 모든 대학의 교수 경쟁, 전한련 차원의 현직 교수와 한의사가 소통하는 자리 마련 등의 안들이 나왔다.

▶토론으로 얻은 것이 궁금하다.
이제까지의 한의대내 문제를 보는 관점은 각 단위 학교에 국한되는 면이 있었다. 12개 한의대생이 모여 개인이 느낀 문제점에 대해 공유하고, 자기 학교 뿐 아니라 한의대 전체의 문제라는 것을 인식하고, 해결책을 스스로 고민해보는 자리가 됐다. 문제인식은 행사를 준비한 원탁토론 기획단과 퍼실리테이터(Facilitator) 그리고 참여한 토론자에서 시작됐지만 이것이 각 학교와 5000 전한련 학우들로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한다.

▶토론 결과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2014 전한련 우선과제로 결의된 교육의 질 문제를 해결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카테고리 자체가 광범위해, 600개의 서술응답과 행사당일 토론내용을 바탕으로 구체화 시키는 과정 중에 있다. 이후 구체화된 내용을 바탕으로 문제 지점을 명확히 하고 전한련이 주체가 되어 학교와 한의계 등에 요청할 계획이다.

▶아쉬웠던 점은 무엇인가.
더 많은 학생들과 원탁토론을 함께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더 아쉬운점은 토론을 좀 더 오랜 시간 진행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기획단에서 논의 방향을 명확히 짜려고 했지만, 한 시간 반이라는 시간으로 지금까지 있었던 모든 문제들을 말하기엔 시간이 부족했다. 다음번 토론에는 더 많은 준비가 필요한 부분인 것 같다.

▶선배 한의사 및 한의대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전한련은 국민건강권 확보와 민족의학 정립이라는 대기조를 뿌리로 30년째 이어져 오고 있다. 30년 역사 속에는 기조 아래 유급을 불사하고 약사법 투쟁에 나섰던 선배들이 있었고 오늘날, 같은 기조 아래 이러한 목소리를 내는 학생들이 있다.
학생 한명은 약하다. 그러나 전한련의 이름으로 모인다면 충분히 문제를 해결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문제의식을 가지고 우리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다. 행림제의 원탁토론이 탁상공론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전한련의 비전으로 삼고 우리문제를 우리 손으로 해결하는 시발점이 되게 하자.
선배들의 노력으로 우리는 더 나은 제도와 환경 속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다. 아직도 해결해야할 문제들이 있지만 여기에는 학생들의 힘만으로는 어려운 것들도 많다. 개중에는 너무나 많은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자 이것을 학문적 특성에 의한 발생으로 귀결시켜 버리는 학생들도 있다. 통일 되지 않는 커리큘럼, 교수 부족과 교육의 질적 문제, 한의대 정규과정을 모두 수료하고도 환자를 볼 수 없는 현실 등은 학생들을 늘 불안하게 한다. 이러한 현실 속 한의대의 교육환경을 위해서, 한의사의 앞날을 위해서 그리고 가장 중요한 후배들을 위해서 선배님들께서 더욱 관심을 가져주시고 도와주실 것을 부탁드린다. 올바른 한의사의 모습을 그리는 후배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다.

김춘호 기자 what@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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