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전쟁, 죽어야만 더 강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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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전쟁, 죽어야만 더 강해진다
  • 승인 2014.10.02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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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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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읽기 | 엣지 오브 투모로우
최근 드라마나 영화에서 주인공이 동일 기간을 계속해서 반복하는 시간 여행 즉 타임 루프를 소재로 한 작품들이 많이 제작되고 있다. 사실 시간여행은 인간의 삶 속에서는 결코 일어날 수 없는 일들이지만 영화는 시간과 공간을 자유자재로 이동할 수 있는 특성으로 인해 인간의 불가능을 가능하게 보여주면서 삶의 판타지를 부여하고 있다.
감독 : 더그 라이만
출연 : 톰 크루즈, 에밀리 블런트, 빌 팩스톤

그러나 만약 우리에게 타임 루프가 일어난다면 어떨까? 물론 행복했던 하루가 계속 반복된다면 금상첨화이지만 악몽 같은 하루가 반복된다면 견디기 힘들 것이다. 그래서 이러한 타임 루프를 소재로 하는 영화들이 주로 멜로나 코미디 영화들이었는데 지난 6월에 개봉했던 ‘엣지 오브 투모로우’는 평소 남성들이 가장 싫어하는 악몽인 군대 두 번 가는 꿈보다 더한 전쟁터에 나갔다가 죽는 상황을 수없이 반복해야 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다룬 SF 영화로서 기발한 상상력을 선보이고 있다.

가까운 미래, 미믹이라 불리는 외계 종족의 침략으로 인류는 멸망 위기를 맞는다. 빌 케이지(톰 크루즈)는 자살 작전이나 다름없는 작전에 훈련이나 장비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상태로 배정되고 전투에 참여하자마자 죽음을 맞는다.

그러나 그는 그 끔찍한 날이 시작된 시간에 다시 깨어나 전투에 참여하게 되고, 또 죽지만 곧 다시 살아난다. 이렇게 계속 죽고 살아나기를 반복하다가 그와 똑같은 증세가 있었던 브라타스키(에밀리 블런트)를 만나게 되면서 자신이 외계인과의 접촉으로 같은 시간대를 반복해서 겪게 되는 타임 루프에 갇히게 된 것을 알게 된다.

일본의 SF 소설인 ‘All You Need Is Kill’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 ‘엣지 오브 투모로우’는 깨지 못해 수없이 반복하는 게임처럼 타임 루프에 갇힌 톰 크루즈가 외계인을 물리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내기 위해 무수히 도전해 나가는 일련의 과정을 그리고 있다. 어떻게 보면 앞서 나왔던 상황이 계속 반복될 수밖에 없어 관객들을 지루하게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이것을 매우 위트 있게 편집하면서 처리하고 있다.
그로인해 수없이 반복되었던 상황들을 아주 쉽게 설명해주고 있으며, 미래에서 온 예언자 같은 느낌을 주는 장면들은 극적인 재미를 높이고 있다. 또한 반복되는 상황을 계속 연기해야 하는 톰 크루즈는 표정을 매번 조금씩 달리하거나 점점 발전해 나가는 액션을 보여주는 등 50세가 넘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몸 사리지 않는 연기로 관객들에게 충분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그래서 ‘엣지 오브 투모로우’는 여타의 타임 루프 작품들처럼 이해하는데 특별히 신경을 쓰지 않고 이야기에 집중할 수 있으며, 아주 재미있는 결말을 맞이하게 된다. 이 결말에 대해서는 인터넷 등에서 여러 해석이 오르내리고 있으니 영화 감상 후 자신의 생각과 일치하는지 찾아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오랜만에 가을을 만끽하면서 재미있는 영화 한 편 즐기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황보성진 / 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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