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은 정교한 테크닉을 요하는 기술, 직접 찔러보고 느껴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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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은 정교한 테크닉을 요하는 기술, 직접 찔러보고 느껴봐야”
  • 승인 2014.09.04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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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호 기자

김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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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침자수기법 연습 팬텀모형 개발’ 이인선 연구원(경희대 한의대 박사과정)

침 치료 교육을 위해 수기법 연습을 수행할 수 있는 팬텀모형이 개발됐다. 이 팬텀모형은 6개의 주요 경혈 부위에서 염전자극 시 발생하는 침과 인체조직의 결합력을 측정해 이것과 가장 비슷한 힘을 나타내는 인체경혈 팬텀이다. 연구를 직접 담당한 이인선 연구원(경희대학교 기초한의과학과 박사과정·26)에게 이야기를 들어봤다. 

수기법 연습할 수 있는 도구 없어 모형 제작 나서

▶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2012년에 경희대 한의대를 졸업하고 조교로 근무하면서 학생들에게 경혈학을 가르치고 있다. 학생 때도 느꼈지만 수기법을 집중적으로 공부 할 수 있는 시간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침을 배우는 시간이 경혈학과 침구학 수업인데 침구학 때는 수기법 보다는 침법에 대해 배우는 시간이 많다. 또 경혈학 시간에는 학생들이 침놓는 걸 많이 배우지만 경혈의 숫자가 워낙 많다 보니 외우는데 집중을 해 흥미도 떨어지고 있다.
사실 수기법이 임상에서는 정말 중요하다고 여겨지는데 어떤 기준도 마련되지도 않고 연습할 수 있는 도구도 없었다. 간호사들은 고무재질의 인체모형에 주사 놓는 연습을 하고 의사들은 3D 등 수술 연습을 하는 기계가 개발돼 있다.
침이라는 것은 정교한 테크닉을 요하는 기술인데 면허를 따고 부원장이 된 후에야 따로 배우는 게 많은 것 같아 도구 개발의 필요성을 느꼈다. 테크니컬 한 부분은 부족하지만 모형을 만들어서 학생들이 연습하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처음에 생각했던 것은 침을 놓는 순간부터 수기하는 것 까지 전체를 담는 모형을 만들 것인가 아니면 일단은 수기하는 자체만을 담는 모형을 만들 것인가였다.
하지만 수기법 만을 실험하는 팬텀모형을 먼저 만들었다. 여기서는 움직임의 자유도, 단일 매개칭을 했을 때 오히려 균일한 모형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재료는 우리가 실험실에서 많이 사용하는 재를 이용했다.

▶개발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
인체경혈 팬텀모형을 처음 만드는 것이라 벤치마킹 할 모델이 없었다. 때문에 물질을 찾는 것도 어려웠고 대량으로 만들어서 학생들 교육 자료로 사용한다는 생각이 있었기에 너무 비싸도 안 됐고, 인체에 유해해서도 안 됐다. 이런 식으로 재료를 선정하는 과정이 어려웠다. 또, 수기법의 연구가 실험적으로 안 돼 있고 문헌적으로 돼 있기 때문에 어떤 수기법을 골라서 모형을 만들어야 될지 기준이 되는 수기법을 고르는 것 자체도 어려웠다.

▶개발 기간은 어느 정도 소요됐나.
어떤 물질이 팬텀모형에 적합한가 생각하는데 시간이 가장 오래 걸렸다. 여러 시도를 해 봤다. 적합한 물질을 찾는데 2~3개월 걸렸다. 그 후 피험자를 모집해서 경혈에 침을 놓고 힘과 손에 느껴지는 느낌 등을 다 포함하면 총 반년 정도 걸렸다.

▶팬텀모형 개발로 기대효과는 무엇인가.
개발한 직후 학생들한테 나눠주고 연습을 시켰다. 학생들 본인도 미숙한 상태에서 사람들에게 침을 놓는 것을 두려워했었다. 사실 맞는 사람도 두려운 건 마찬가지다. 
이 팬텀모형 개발로 인해 학생들의 침을 다루는 솜씨 숙달에 확실히 도움이 되는 것 같다. 현재 침 연구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블라인드가 되지 않는 것이다. 아직은 아이디어 단계지만 인체와 비슷한 느낌을 내는 모형이 있다면 시술자를 블라인드 시킬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까지 침 연구에서 문제가 됐던 부분은 보완하는 연구로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우리가 임상에서 너무 많은 수기법을 사람들마다 다르게 이해하고 있다. 수기법의 기준을 만드는데 있어 사람에게 직접 시술해 데이터를 모아도 되지만 동일한 재질을 가진 모형이 있어 모든 한의사에게 동일한 농도와 점성과 탄력을 가진 물질을 줄 수 있다면 동일한 물질에다가 수기법을 한다는 것을 데이터로 잘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사람은 조직위치와 맞을 때마다 느낌이 달라지지만 모형은 균일하게 유지시키기 때문에 수기법 임상데이터를 모으는데도 사용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김춘호 기자 what@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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