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서산책 645] 寶鑑法例 의거한 論病藥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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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서산책 645] 寶鑑法例 의거한 論病藥方
  • 승인 2014.08.22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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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우

안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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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石室方藥類聚」②
「석실방약유취」에 실려 있는 대표질환에 사용된 치법과 처방 가운데 몇 가지 사례를 살펴보기로 하자. 본문을 들여다보니 頭門에 두통 통치방인 芎辛湯이 맨 처음에 등장한다. 천궁, 백지, 세신이 주약인데 黃酒 1되를 넣고 달여 절반 정도가 되면 취하도록 마신다. 나은 후에도 숙지황, 백작약, 당귀, 산수유, 맥문동, 그리고 천궁을 넣어 달여 먹이면 더욱 좋다고 하였다. 사물탕재에 산수유, 맥문동을 더하여 두통의 후유증을 미리 예방하려는 뜻이다.

이에 비해 2번째로 등장하는 芍辛湯 역시 머리 아픈 증상(腦痛)을 두루 치료하는데. 백작약, 시호, 욱이인, 맥문동, 신이, 길경, 감초 등의 약재에 물을 넣고 달여 1/3로 졸여지거든 다시 黃酒 1되를 넣고 단번에 마셔 취하고 난 뒤에 병이 낫게 되는데, 주량이 크고 술을 좋아하는 사람은 술에 흠뻑 취할 때까지 마시게 한다.
◇「석실방약유취」

희한한 외용 치료법도 보이는데, 이른바 吸治方이란 것이다. 피마자 1알과 대추살을 찧어 콩알 크기로 환을 빚어 면으로 감싸 콧구멍 안에 밀어 넣어 두고 맑은 콧물이 흘러내려오면 즉시 빼내는데, 여러 번 거듭한다고 하였다. 이외에도 이 책에는 두통과 현훈 치료에 쓰이는 처방으로 完頭神方, 定風去暈丹, 芎芍湯, 上治芎荊散. 上下兼痛丹, 止疼湯, 防眩湯 등이 실려 있다. 모두가 다른 의방서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독특한 치방들이다.

이런 방식으로는 目部에는 육미지황탕에 백작약, 당귀, 감국과 시호를 더 넣어 처방한 歸菊地黃湯을 비롯하여 洗目神散, 梔柴湯, 兩目定痛飮, 淸目散 등이 등장하고 눈썹이 빠지거나 수염이 나지 않는데 외용으로 사용하는 上治眉落方이 있어 참고해 볼 만하다.

鼻門을 살펴보니 皁角吹法이라 이름 붙은 특이한 치료법이 수재되어 있다. 肺火로 인한 鼻腫에 쓰는 것으로 조각자를 가루로 장만하여 콧속에 불어 넣어 수십 차례 재채기를 일으키면 낫게 된다고 하였다. 「동의보감」에서는 같은 방식의 처치법이 졸중풍으로 인한 인사불성이나 구급환자에게 적용한 것을 볼 수 있다.

口舌門에는 接骨神丹이란 기이한 치료법이 기록되어 있다. 잘못하여 혀가 끊긴 사람의 혀를 이어 붙이는 방법인데, 비슷한 크기의 개의 혀를 구해다가 약가루를 묻혀 서로 이어 붙일 수 있는 것이다. 龍齒, 人蔘, 生芐 등 몇 가지 약재를 갈아 붙이는데, 비록 끊긴 지 보름이 되었더라도 이어 붙일 수 있다하니 선뜻 믿기지 않는다. 혀를 이어 붙이는 효과는 그만두고라도 뼈가 부러진 경우에도 1돈만 먹이면 곧장 낫는다고 하는 접골에 가장 기막힌 효과를 보이는 처방이니 눈여겨 볼 일이다.

또 面門에는 肌膚粉疵方이란 미용처방이 나와 있다. 이 약방은 書生이던 嬌女든 肺風으로 인한 열이 심하고 面疵가 생긴 경우에 사용하는데, 황금, 백지, 백부자, 방풍 등을 가루로 장만하여 꿀로 환을 빚고 날마다 세면 시에 여러 차례 얼굴을 문지르고 물로 씻는다. 잠들기 전에도 다시 한 번 거듭 문지르는데 사흘이 되기 전에 瘢痕이 소멸된다. 요즘 여성들이 즐겨 사용하고 간편하게 적용하기 좋은 마스크 팩으로 개발하여 사용해 봄직하다.

이밖에도 치문에는 碎治長齒方, 碎治固齒方 등이 보이는데 잇몸과 치아건강, 미백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치약개발에 응용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대략 이 책에 담겨진 석실비방은 조선시대 말엽에서 대한제국 시기에 유행한 치료법으로 보이며, 약종이 혼재되고 질병이 복합되면서 약미는 적으나 중량을 늘려 강력한 치료제를 꾸미는 것이 유행되었던 것으로 여겨진다.

안상우 / 한국한의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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