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크탈출증으로 오해하기 쉬운 말초신경병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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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크탈출증으로 오해하기 쉬운 말초신경병증
  • 승인 2014.08.15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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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용

김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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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재활의학과 전문의 김지용의 ‘몸이야기’ <2> 말초신경병증
김 지 용
한방재활의학과 전문의
말초 신경의 구조는 전선과 유사하다. 하나의 신경섬유는 신경내막(endoneurium)에 감싸여 있고, 이렇게 감싸진 신경내막이 모여서 신경다발막(perineurium)을 형성한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이런 신경다발들(nerve fascicle)이 모여서 완전한 하나의 신경을 이루고 가장 겉면을 신경외막(epineurium)이 감싸고 있다. 신경외막의 경우 압박의 정도에 따라 두께가 달라서 완충 작용을 해서 압박 손상에 대해 저항 한다. 예를 들어 좌골신경은 오랜 시간 앉아 있게 되면 체중에 의한 압박을 받기 때문에 두꺼운 신경외막이 존재하게 된다. 하지만 신경외막은 혈관과 같이 탄력섬유가 풍부하지 않기 때문에 외부의 압력을 쉽게 이겨내지 못하며, 내부의 결합조직 역시 신경다발들을 완벽하게 지지하지 못하기 때문에 쉽게 손상된다.

말초신경 손상의 증상은 모두 비슷하다. 운동신경의 장애로 지배하는 근육의 근력저하 및 위축이 발생하고, 감각신경의 장애로 감각저하나 이상감각이 나타난다. 말초신경병증의 근력저하와 감각이상은 디스크탈출증으로 오해할 가능성이 높다. 경추와 요추 주변부만 치료하거나 신경 압박의 결과가 나타나는 손발만 치료한다면 신경압박의 병소는 치료되지 않기 때문에 증상은 호전되지 않는다. 감각저하의 범위가 어디이고, 근력이 감소된 부분이 어느 근육인지를 정확하게 찾아서 말초신경이 어디에서 손상을 받았는지 유추해 정확한 부위를 치료해야한다.

특히 하지보다는 상지에서 말초신경병증이 많이 발생하는데 각 말초신경별로 압박받기 쉬운 부위가 있어 이에 대해서 설명하고자 한다. 복습하는 마음으로 해부학 책을 펴고 신경의 위치에 대해서 보면서 읽으면 더욱 도움이 될 것이다.

정중신경. 상완골 상과 골기 증후군 (humerus supracondylar process syndrome)
정중신경은 상완골의 스트루더 인대 밑을 지나면서 압박 손상을 받을 수 있다. 스투루더 인대는 상완골 상과에 부착되어 있는 인대로 주관절 상부 5cm 척측에 존재한다. 이 부위에 대한 tinel’s sign은 좋은 감별검사가 된다. 상완동맥과 함께 압박되기 때문에 혈관성 징후를 동반할 수 있으며, 환자의 주관절과 전완 부위에 통증과 감각 이상, 대부분의 모지 운동과 손목과 손가락의 굴곡에 장애가 발생한다.

원형회내근 증후군 (Pronator teres syndrome)
정중신경은 원형회내근의 주관절 접합부인 상완골두부와 척골두부의 사이를 지나가게 된다. 원형회내근의 통증유발점으로 인해 근육의 단면적이 증가하면 이 부위에서도 신경이 압박받을 수 있다. 원형회내근의 주 업무는 주관절 굴곡과 회내이므로 저항 회내 근력검사를 통해 증상이 재현되는지 확인하는 검사를 실시한다. 근육의 단면적이 더 증가되면서 신경압박의 정도가 심해진다. 운동기능저하로 손목과 손가락의 굴곡 근력이 감소하게 된다. 근력 검사를 하기 위해서는 주관절을 90도 굴곡하고, 회내시킨 상태에서 실시한다. 원형회내근을 지배하는 신경은 신경압박 부위보다 근위부에 있어서 원형회내근의 근력은 정상이다. 그러므로 주관절 굴곡과 회내를 이미 시켜 원형회내근의 영향이 가장 적은 상태에서 나머지 근육을 검사해야한다.

수근관 증후군 (Carpal tunnel syndrome)
수근관 증후군은 임상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정중신경의 말초신경병증이다. 정중 신경의 감각분포 지역에 타는 느낌, 저린 느낌, 무감각을 호소하며, 보통 밤에 통증이 악화되며, 심한 경우 통증이 전완을 따라 역으로 전이되기도 한다. 오래되는 경우에는 모지구군(단모지 굴근, 단모지 외전근, 모지 대립근), 외측 두개의 충양근의 위축과 약화가 나타난다. 손목 부근을 타진하는 Tinel’s sign이나 손목을 굽혀서 정중신경을 압박시키는 Phalen’s test로 임상적 검사를 실시한다. 손바닥 피부를 담당하는 감각신경의 경우 수근관을 통과하기 전에 분지하기 때문에 손바닥부분이 저린 것은 수근관에서 압박된 것이 아니라 그보다 근위부에서 압박된 것이다.
주로 손목 굴곡근건의 건초염에 의해서 발생하기 때문에 봉약침 주사 요법을 임상에서는 많이 사용하게 되지만 이 외에도 다양한 원인이 있다. 감염에 의한 경우는 항생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울혈성 심장 질환이나 임신과 같이 체액의 정체가 수근관의 압박을 야기하거나 비만에 의한 압박이 있는 경우 전신적 치료가 필요하니 주의한다. 임신 중인 여성의 20%나 정중신경의 신경병증을 경험한다.

유사한 증상 : 근력저하와 감각이상

근력감소된 근육과 감각 저하 범위 밝혀야


척골신경. 주관 증후군 (Cubital tunnel syndrome)
척골신경 손상의 가장 큰 원인은 주관의 압박에 의한 손상이다. 주관은 활차 역할을 하기 때문에 팔꿈치를 오래 굽혀 척골신경에 장력이 가해지거나, 팔꿈치를 기대는 버릇으로 압박을 하게 되면 주관 증후군이 발생한다. 직접적인 외상이나 임신, 관절염에 의한 손상 등도 원인이 된다. 감각 이상은 4지의 외측 1/2과 5지에서 발생하며, 주관에 대한 Tinel’s sign으로 병소를 확인할 수 있다. 운동기능은 엄지손가락에 대한 내전을 당장하고 있기 때문에 엄지와 검지 사이에 종이를 강하게 잡게 하고 반대쪽에서 당겼을 때 쉽게 빠지게 되는 Froment’s sign이 초기에 발생한다. 오래된 경우에는 근육의 위축으로 합곡혈 부위가 함몰된다.

가이온관 증후군 (Guyons canal syndrome)
척골신경은 손바닥에서 두상골과 유구골 사이의 가이온관을 지나가는 과정에서 압박될 수 있다. 손바닥 표면에 의한 눌림으로도 손상이 될 수 있으므로 타자를 치거나, 진동 드릴을 사용할 때와 같이 일상생활에서 충격이 있는지 확인한다. 4지 외측 1/2과 5지의 감각이상 혹은 엄지손가락의 내전 근력을 확인하는 것은 주관증후군과 같으나 주의해야할 것이 있다. 가이온관은 압박 받는 부위에 따라서 감각과 운동이 동시에 손상될 수도, 감각신경만 손상될 수도, 운동신경만 손상될 수도 있다.
그러므로 감각과 운동 검사 중에 다른 검사가 음성으로 나오더라도 가이온관 증후군을 배제해선 안 된다. 척골신경은 가이온관에 들어가기 전에 손바닥과 손등으로 2개의 감각가지를 분지한다. 그러므로 손바닥과 손등의 이상감각은 더 근위부에서 발생한 신경손상이며 가이온관 증후군은 손가락에서만 증상이 나타난다.

요골신경. 요골구(spiral groove)에서의 압박
요골 신경은 상완신경총에서 분지되어 나오면 바로 겨드랑이 밑을 지나 상완골의 요골구 후방을 지나간다. 정형외과의 환자에서 axillary crutches의 길이가 길어 겨드랑이를 심하게 압박하는 경우나, 상완골 골절에 의한 골편이 신경을 압박할 수 있다. 골절 후 골편에 의한 손상이 없더라도, 치유 과정 중 가골형성에 의해서 압박될 수 있다.
감각기능은 1~3수지의 손등방면을 담당하고, 운동기능은 상완삼두근을 제외한 모든 신전근을 지배하므로 감각과 근력 검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요골관 증후군(Radial tunnel syndrome)
요골 신경은 팔꿈치 외측, 요골두 주변 단요측수근신근건과 근막, 회외근의 원위부 가장자리에서 압박을 받을 수 있다. 감각의 경우 1~3수지의 손등부분을 확인하고, 근력의 경우 손목의 신전기능을 확인한다. 근육에 의한 포착이므로 저항 회외 검사나 저항 수지 신전 검사를 통해 신경학적 증상이 심화된다. 다만, 팔꿈치 외측에 통증과 압통이 있는 환자들이 많아서 주관절 외상과염(테니스 엘보우)과 헷갈릴 수 있다. 감별진단의 요점은 요골관 증후군에서 압통은 외상과보다 말초 부위에 있고(전완), 주관절 외상과염은 감각의 손상을 동반하지 않는다. 요골관 주변은 외부적 압박에 의해서도 신경 손상이 발생하기 쉬운데 음주 후 팔베개를 하고 나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토요일밤 증후군이라고 부른다.

후골간신경 손상(Posterior interosseous nerve)
후골간신경은 상완골 외측상과에서 분지가 나뉘어서 전완의 요골과 척골사이로 분지한다. 회외근의 두 머리사이에 존재하는 canal of froshe에서 압박돼 전완부 신근들의 근력 약화나 손목의 하수를 일으킨다. 후골간신경의 손상은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요골관 증후군이 통증과 감각 이상을 동시에 호소하는 것에 반하여 후골간신경은 운동신경으로 전완부 신전근 근력약화만이 특징이기 때문이다.

말초신경병증의 회복은 어떻게 확인하나?
신경기능이 회복되면 이상감각증이 있는 피부의 범위가 줄어든다. 그러므로 초기 진단 시 이상감각의 범위에 대해서 자세히 기술해 놓아야 한다. 감각의 손상과 회복은 신경의 크기의 순서대로 발생하고 역으로 회복한다. 그러므로 고유수용감각, 촉각, 냉각, 날카로운 통증감각, 온각, 무딘 통증 감각의 순서대로 손상 받고 역의 순서로 회복한다.
다양한 감각 검사를 통해 손상된 피부 감각의 종류에 대해서도 신경 써야 예후를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촉각의 경우 초반에 손상되기 때문에 초기 진단의 포인트로 삼는 것이 좋다.

말초신경병증의 조기 진단이 중요한 이유?
말초신경이 외부적 압박이나 포착으로 인해서 허혈성 손상이 지속되면 신경외막의 지속적 부종이 섬유성 변화와 비대를 발생시킨다.
이 때 치료되지 않으면 신경초의 섬유화가 진행되고 축삭의 퇴행성 변화(Wallerian degeneration)가 발생된다. 퇴행성 변화 과정에서도 치료되지 않는다면 axon이 단절되고 Myelin sheath를 생성하는 Schwann cell이 파괴된다.
이를 Neurotmesis라고 하는데 신경세포는 재생이 불가능하다. 압박이 해소된 뒤에도 감각과 운동기능의 회복이 비가역적이기 때문에 조기에 진단을 해서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말초신경병증의 회복에 걸리는 시간?
허혈성 압박을 받은 기간이 오래 되지 않아 Myelin sheath만 손상되는 Neuropraxia는 대부분 3개월을 넘지는 않는다. axon이 일부 단절이 되는 Axonotmesis의 경우에는 Wallerian degeneration을 통해 손상된 신경을 제거하고 하루 1mm씩 재생된다. 손상된 신경의 길이에 따라 회복속도는 다르지만 3~6개월 이내에 회복되는 경우가 많다. 다만 Axonotmesis의 경우 손상된 신경의 길이가 얼마나 되는지 아는 방법이 명확하지 않으므로 예후 기간은 최대한 길게 잡아야 한다.

Double crush syndrome?
신경손상의 경우 2군데 이상에서 동시에 압박 받는 경우가 있다. 신경계 증상이 오버랩 되는 경우 각각 어느 부위의 이상인지 구분하기 어렵다. 예를 들어 수근관 증후군과 C6 신경근병증이 결합한 증상이 있는 환자라면 감각손상의 범주가 겹치게 되기 때문에 구분하기 어렵다. 말초신경병증으로 의심이 되더라도 신경근병증, 흉곽출구증후군처럼 근위부의 신경학적 질환에 대한 이학적 검사를 함께 실시해야한다.

말초신경병증에 할 수 있는 치료?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는 인자를 제거하도록 교육하는 것이 가장 우선된다. 직업과 생활에 대한 문진을 통해 말초신경에 자극을 주지 않는 부분을 확인한다. 근육에 의한 포착인 경우 통증유발점을 제거한다. 건초염에 의한 경우 봉약침 치료나 약물치료로 염증을 제거한다. 신경의 탄성과 유연성을 이용하여 유착을 방지하는 신경가동술 역시 도움을 줄 수 있다. 다만, ‘Neural Mobilization: A Systematic Review of Randomized Controlled Trials with an Analysis of Therapeutic Efficacy’에서 임상상 유효하다고 결론 낸 대부분의 논문이 실험 설계에서 문제점이 있었다고 밝혔다. 아직은 더 연구가 필요하다.
종양이나 완전 절단과 같이 반드시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는 것을 염두하고 진료에 임해야 하지만 대부분 수술이 필요 없어 한의원에서 치료적 접근이 가능하다.
다만, AIDS, 만성 간질환, 당뇨병성 신경병증, 신 질환의 말기, 갑상선 기능저하증, 한센병, 라임병, 비타민 B6, B12 부족과 같은 전신질환에서도 말초신경병증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감별 시 주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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