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균의 도서비평] 식물의 탄생과 진화 그리고 생존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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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균의 도서비평] 식물의 탄생과 진화 그리고 생존전략
  • 승인 2014.07.10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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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균

김홍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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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비평 | 식물의 역사
오늘날 먹이사슬의 최상위에 있는 인간이 지구를 차지한 역사는 굉장히 짧다. 이를 진화학자들은 45억년 지구의 역사를 1년으로 압축하여 나타냈다. 이에 따르면 100만 년 전쯤에 출현한 인간은 12월 31일 밤 10시쯤에 지구에 등장했다고 한다. 지구 나이를 생각했을 때 인간은 참으로 최근에 등장하여 비약적인 진화와 발전을 거듭하였으며, 어느새 지구의 생명구성에 가장 위협적인 존재가 되었으니 질병과 전쟁이 없었다면 벌써 지구가 멸망하였을지도 모른다. 여하간 이들 인간의 식량자원이기도 한 자연의 동물과 식물은 과거에 두려움의 대상이 되기도 했지만, 지금은 보다 가치 있는 자원의 확보를 위해 보존하고 연구해야 할 대상이 되었다.
이상태 著
지오북 刊

이 책은 모든 동물의 가장 기본적인 식량자원인 식물에 대한 역사적 고찰이다. 처음 생명이 바다에서 탄생하여 어떻게 진화하고 발전하여 지구 곳곳에 살 수 있게 되었는지, 최신의 연구 성과를 토대로 누구나 쉽고도 보기 좋게 차근차근 풀어나가고 있다. 고교 교과과정을 충실히 이행했다면 흥미롭게 읽어나갈 수 있게 구성되고 설명되었으니 식물에 관한 보충교재로 삼을 만하다. 아니, 우리 한의사들에게는 본초에 관한 부교재로 삼아도 괜찮을 듯하다. 그러기에 역사적인 관점에서 의사학 연구자에게도 일독을 권할 만하다. 본초자원이 어떻게 이 땅에서 생존하게 되었고, 우리는 어떠한 측면에서 생명을 다스리는 자원으로 바라볼 것인가에 대한 성찰을 할 수 있을 것이니 말이다. 특히 식물의 진화와 생존전략을 살피게 된다면, 우리가 쓰는 약재로서의 식물이 어떤 특성을 가졌는가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 가능하고, 나아가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식물도 본초자원으로 재탄생할 수 있을 것이며, 나아가 약재의 수급면에서 보다 효과 좋은 자원을 확보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또한 의사학적인 면에서 신생대 이후에 편성된 식물의 분포를 고찰함으로써, 우리 민족이 구석기시대에서 청동기시대까지 거치면서 어떻게 북반구를 이동하여 한반도 가까이 오게 되었는지, 또한 지중해에서 인도남부를 거쳐 바다를 통해 한반도로 이주하면서 식물자원을 어떻게 이용하였는지를 파악할 수 있는 단서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곧 고조선을 건설하는 주체세력들이 어떻게 이들 식물자원을 이용하였는지를 확인하는 작업이 될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보자면 단군신화에서 보이는 마늘과 쑥을 이용하는 환경은 어떤 본초자원들이 분포되어 있었고, 「고려노사방(高麗老師方)」, 「백제신집방(百濟新集方)」, 「신라법사방(新羅法師方)」 등에 보이는 약재의 쓰임을 통해서 당시에 그들의 생활범주가 어디까지였었는지 파악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이 책의 구성을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1장 광합성, 놀라운 능력의 탄생, 2장 육지로 올라온 식물들, 3장 대엽식물들의 잔치, 4장 달라진 2세의 탄생과정, 5장 최후의 승리자, 6장 화려하고 실속 있는 변화, 7장 다양한 환경으로의 적응, 8장 영양을 얻는 기이한 방법, 9장 생존을 위한 투쟁, 10장 공생도 살 길이다’의 모두 10장으로 되어있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비록 식물학자이긴 하나 제목에서처럼 역사를 얘기하려면 연표가 있었다면 좋았을 것이다. 역사는 공간적인 측면에서 어떠한 일이 있었는가도 중요하지만, 시간적인 측면에서 어떤 계통발전을 해왔는지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값 2만3000원>

金洪均
서울 광진구 한국전통의학史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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