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화된 진단지 활용해 외국인, 직장인 등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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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화된 진단지 활용해 외국인, 직장인 등 치료”
  • 승인 2014.05.15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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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주 기자

신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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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는 임상가] 34 박명원 원장(척척디즈크한의원)

박명원 원장(38·척척디즈크한의원)은 한의대 졸업 후 강남경희한방병원에서 전문수련의 수료를 한 후, 자생한방병원 강남본원 척추디스크클리닉, 턱관절장애클리닉, 외국인진료클리닉 등에서 진료를 했다. 척추 전문 한방병원에서 디스크 환자들을 많이 마주하다보니 자연스레 디스크에 관심이 생긴 것. 박 원장은 그동안 디스크 환자들을 치료해온 노하우와 더불어 자신만의 진료시스템을 구축해 외국인 및 직장인, 학생 등 다양한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치료계획서 및 치료방향, 치료목표 함께 제시 큰 효과

▶외국인진료클리닉에서도 근무했는데, 외국인 환자를 보는데 도움이 많이 되는가.
당시 일본어와 영어 진료를 했다. 영어는 한의대 시절 어학연수를 다녀오는 등 틈틈이 공부를 했고, 일본어의 경우 수련의 시절 1년 3개월 정도 학원을 다니고 꾸준히 스터디를 하는 등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그 결과 외국인진료클리닉에서 일할 수 있었고 외국인 환자들을 많이 봤다. 지역 특성상 이곳에는 외국인 환자들이 많이 내원하는데 그때의 경험이 현재에도 외국인 환자를 보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또 당시 한의학적 자료들을 영어와 일본어로 정리해 놓았고, 이를테면 질환별 진단지를 작성하게 하는데 한국어, 영어, 일본어로 모두 구비가 돼 있는 상태다. 예를 들어 슬관절 설문에서 ‘날이 궂으면 무릎이 더 아프다’라는 질문을 영어 일본어로 다 만들어 놓았는데, 설문에 대한 답을 토대로 진료를 하면 한국인이든 외국인이든 결과는 거의 비슷하다. 일종의 표준화된 진단 시스템이 구축돼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장점으로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다. 강남에 한의원이 많긴 하지만 외국어 진료가 가능한 곳은 드물다. 때문에 따로 홍보하지 않았음에도 호텔 등에서 여행객들에게 우리 한의원을 추천해주는 것 같다. 최근에는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도 방문한 적이 있다.

▶디스크의 한의학적 접근에 대해 설명하자면. 한의학적 접근의 장점 및 특징은.
앞서 말했듯 오랜 기간 임상경험을 쌓으면서 고민하고 지속적으로 노력해 만들어진 진단지와 설문지를 진료에 활용하고 있다. 또 허리디스크, 목디스크, 턱관절장애 환자들을 위해서는 치료계획서를 제공하고 있다. 치료방향, 치료목표 및 주의사항에 대해 상세히 알려주고, 한약을 복용하는 이들을 위해서는 한약복용법 안내지를 제공한다.
동의보감에서는 통증이 은은하게 지속되며 허리를 굽히거나 젖히기 힘든 경우는 ‘신허 요통’ , 담음이 경락을 돌아다니며 허리와 등이 아픈 경우는 ‘담음 요통’, 술에 취하거나 배불리 먹고 요통이 생긴 경우는 ‘식적 요통’, 무거운 물건을 들 때 또는 접질리거나 떨어져서 아픈 경우는 ‘좌섬 요통’, 밤에 통증이 심해지고 찌르는 듯이 아픈 경우에는 ‘어혈 요통’, 허리 왼쪽, 오른쪽이 번갈아 아픈 경우에는 ‘풍 요통’, 차갑게 하면 더 아프고 따뜻하게 하면 더 아픈 경우는 ‘한 요통’, 허리에 무거운 돌을 매달고 있는 것처럼 허리가 무겁고 얼음이 있는 것처럼 찬 경우는 ‘습요통’, 날씨가 흐리거나 오래 앉아 있으면 아픈 경우에는 ‘습열 요통’, 오래 서 있지 못 하고 멀리 가지 못하는 경우는 ‘기 요통’으로 분류하고 있다.
침을 놓을 때는 환자마다 각기 다르게 발현되는 아픈 감각과 통증을 유발하는 동작을 분석해 치료해야 할 경락을 찾아낸 후 환자별로 맞춤 치료를 한다. 약침이나 봉침, 추나 치료를 병행하는데, 개인적으로 한약의 효과가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한의학적 접근의 장점 및 특징은 수술 없이 원인을 없앨 수 있는 근본적인 치료법이라는 것이다. 또 스테로이드의 부작용이 몸의 구조물을 녹일 수 있다는 점인데, 한의학적 접근에서는 질병의 원인을 바로 잡아주고 근육, 인대 등을 튼튼하게 해줌으로써 몸의 상태를 근본적으로 개선한다.

▶한의원 위치가 직장인들이 많은 곳인데, 주로 호소하는 질환이라든가 지역적인 특성이 있나.
허리디스크나 목디스크 환자가 많다. 허리나 목디스크는 육체적인 노동자보다는 사무직이 더 많다. 오히려 육체적인 노동을 하는 이들은 몸을 계속 움직이기 때문에 자세 변화가 이루어지는데, 사무직의 경우 계속 앉아있는 등 고정된 자세로 오랜 시간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허리나 어깨에 무리가 가는 경우가 흔하다.

▶치료를 받아도 또 다시 반복되고 습관적인 생활로 돌아가면 치료가 쉽지 않을 것이다. ‘평소 이렇게 하면 조금 괜찮다’라는 지침이 있는가.
치료를 할 때 마무리를 짓는 게 중요하다. 환자들에게 설명하기를 “아프다는 것은 화재경보기”라고 말한다. 불이 났을 때 화재경보기가 꺼졌다고 불이 다 꺼진 것은 아니다. 그와 같이 아픈 것이 사라졌다 해도 다 나은 것은 아니기 때문에, 치료를 한 후 통증이 사라졌다 해도 허리디스크나 목디스크라면 적어도 1~2개월, 단순 근육통이라면 1주일 정도는 더 치료하는 것이 좋다. 인터넷 상의 운동동영상이 많은데, 따라해서 좋은 것도 있지만 무리가 가는 영상도 많더라. 디스크의 문제가 없는 내가 해도 과한 운동이 많은데, 그보다는 국민체조같이 따라하기 쉬운 운동이라도 매일 조금씩 하는 것이 좋다.
또 어떤 자세와 운동이 좋은지 묻는다면, 오래 서있거나, 앉아있거나, 누워있는 등 고정된 자세를 유지하지 말하고 하고 싶다. 자주 자세를 바꿔주는 것이 좋다. 일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눈치보면서 오랫동안 앉아있어야 하는 사무직이라면 화장실이라도 자주 다녀오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디스크 전문가로서 앞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치료방법이나 공부가 있나.
수련의 시절부터 열정적으로 달려왔다. 한의대 재학시절보다 오히려 수련의 때와 병원 진료원장일 때 더 열심히 공부했던 것 같다. 그렇게 꾸준히 디스크에 대해 연구하고 표준화된 진료 체계를 마련하고자 노력했다. 그리고 현재는 어느 정도 시스템이 정리된 상태이다. 현재는 신경 재생과 관련된 논문을 준비 중이고, 책도 약 한 달 이후 출간될 예정이다.

▶이제 막 졸업한 젊은 한의사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나 역시 갓 졸업했을 무렵 고민했던 것들이 있다. 그러나 지금은 내가 졸업했을 당시보다 주변 환경 자체가 어려워진 것이 사실이다. 한의사 뿐 아니라 의사 치과의사 등 의료인들에게 예전보다는 힘든 환경이 됐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환자를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을 때, 정말 열심히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싶다. 나 역시 한의대 졸업 후 자신감은 넘쳤지만 실제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었다. 그만큼 더 열심히 해야 한다. 임상에서는 애매모호하게 많이 아는 것보다는 세밀하게 환자를 관찰하면서 치료 효과를 살펴서 무엇이 효과적이었는지 하나라도 확실히 깨닫고 가는 것이 중요하다.
임상에 막 나왔을 무렵 침을 놓을 때 100~200여개의 혈자리를 활용했지만, 현재는 30~40개의 혈자리를 임상에서 쓰고 있고, 가능한 한 계속 줄이려고 하고 있다. 많이 놓는 것보다는 구체적으로 정확히 알고 정확한 지점에 놓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약 처방도 그렇다. 여러 가지를 넣는 것보다는 효과적인 것을 사용하고 그 효과를 정확히 알게 되는 것이 중요하다.

▶앞으로의 계획은.
현재 지역적인 특성상 외국인 환자들도 많이 보고 직장인 환자도 많이 본다. 또 학생들도 많이 내원하는데, 그들에게 한의학을 잘 알리고 싶다. 특히 외국인들에게는 우리 한의학의 세계화를 위해서라도 효과적인 의학이라는 점을 어필하고 싶다. 특히 한의학 고유의 사암침법, 뜸 등을 알리고 싶다. 또 학생들에게는 한의학의 장점들을 몸소 경험함으로써 한의학이 양방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점을 알리고자 한다.


신은주 기자 44juliet@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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