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서산책 632] 전통 救急方의 현대적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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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서산책 632] 전통 救急方의 현대적 활용
  • 승인 2014.05.16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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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우

안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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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救護手帖」②
국가 경제를 좌우할 정도로 비중이 큰 재벌그룹 총수가 심근경색으로 한때 위중한 고비를 넘긴 모양이다. 촌각을 다투는 긴급한 위험에서 여유로울 수는 없다. 예기치 못한 재난이나 생명을 위협하는 돌발 상황에서도 인명을 구하내기 위해선 평소 응급조치법을 익혀두지 않으면 안 된다. 이 책은 바로 누구에게나 언제 닥칠지 모르는 응급상황에 대비하는 여러 가지 조처법이 적혀 있다.
◇「구호수첩」

지은이가 쓴 머리글의 끄트머리에는 “이 적은 책을 삼가 38선 이북에 계신 어머님 영전에 올리면서 지은 사람 씀”이라고 하여 분단의 아픔을 피력하고 있다. 아마도 저자는 북녘 출신으로 광복 이후 좌우이념 대립으로 남과 북이 38선으로 갈라졌을 때, 북한에서 남한으로 월남한 인물이었나 보다. 본문에 앞서 인체골격도, 인체내장도가 그려져 있어 기본적인 인체생리 상식을 돕고 있다.

이 책은 기본적으로 응급구난 대처요령을 담고 있는 것이어서 본문의 체제가 매우 짜임새 있게 구성되어있는 것이 또 하나의 특징이다. 차례를 살펴보면 본문은 가장 먼저 제1장 죽엄에서 살아나는 인공호흡법으로부터, 물에 빠진 사람 구원하는 법(溺死救護法), 불에 데인 것 구원하는 법(火傷救護法), 전기에 다쳤을 때 구원하는 법(電擊, 感電死救護法), 언 것을 구호하는 법(凍傷, 凍死救護法), 더위 먹은 것을 구호하는 법(日射病, 熱射病 救護法), 목매여 죽은 것을 구호하는 법(縊死及絞殺救護法), 숨 막혀 죽은 것을 구호하는 법(窒息救護法) 등 그야말로 일촉즉발 생명이 위태로울 지경에 대한 구조법이 앞쪽에 배치되어 있다.

이어 딴 물건이 잘못 들어간 것 구호하는 법(異物誤入處理法), 출혈구급법, 상처로 붙어 나오는 피를 응급 처리하는 법(傷面出血應急處理法), 관절이 비틀리고 뼈 마구리가 빠진 것 처리하는 법(關節時捻轉脫臼處理法), 뼈가 부러졌을 때의 구급법(骨折救護法), 타박상과 총에 상하였을 때의 구급법(打撲傷銃創應急處理法), 붕대 쓰는 법과 환자 옮기는 법(繃帶使用法及患者運搬法) 등 다양한 응급처치법과 雜方이 수재되어 있다.(이하 표기법 수정)

또 전통 구급방에 늘 첫머리를 차지하던 내용들까지도 망라되어 있다. 즉, 인사를 차리지 못하고 졸도하였을 때의 구급법(人事不省卒倒救急法), 경풍 ․ 경련 ․ 바람기에 대한 구급법(痙風痙攣痙氣救急法), 모든 중독의 증상과 응급처치법, 숯내와 가스를 먹었을 때, 미친개와 독사에게 물렸을 때, 모기 벌레에게 쏘이고 독나비에게 스쳤을 때 대응하는 방법들이 소개되어 있다.

이외에도 일반간호법, 가정과 단체에 상비할 구급용 약품과 기계, 중병과 식사의 선택, 사철 있는 급성전염병 알아내기(四季急性傳染病簡易診斷法), 급성전염병의 전염을 어떻게 하나? 어찌하면 전염병에 안 걸리나? 전염병예방의 3대원칙, 적은 모임에서 가장 필요한 간단한 소독법, 신구병명 대조해 봄(新舊病名對照) 등 의료관계자들이 기본적으로 숙지해야할 내용도 들어 있다.

또한 잉태중의 몸조섭과 음식물의 선택, 해산할 때에 주의할 것과 응급처리법, 갑자기 일어난 애기병 알아내기, 어떻게 하면 폐병에 안 걸리나? 폐병환자의 요양은 산속이냐? 바닷가이냐? 질병과 온천, 구급단방문, 조선의 사철과 생리위생, 건강생활은 이렇게(健康生活10則), 우리 국민이 지켜야할 위생도덕 등 다분히 위생계몽적인 내용까지도 골고루 갖추어 놓았다. 누구나 알아두면 요긴하게 쓸 수 있는 간단한 응급처치법, 예로부터 이어져온 구급방의 전통을 현대생활에도 활용할 수 있도록 되살릴 필요가 있다.
안상우/ 한국한의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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