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사상체질의학 국제학술대회 참관기 - 배영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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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사상체질의학 국제학술대회 참관기 - 배영춘
  • 승인 2003.08.16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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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영춘(원광대 광주한방병원 사상체질의학회 총무)


비만·피부·동통질환의 사상치료에 흥미 커
미국 한의대 사상의학 과목 개설 안돼 아쉬워


사상체질의학회에서는 94년 이후 2년마다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중국 연길, 미국 LA, New York 학술대회에 이어 올해는 사상체질의학회 LA 지부와 공동으로 ‘휴먼 게놈 시대에 부응하는 사상체질의학의 역할‘이란 주제로 국제학술대회가 7월 19일부터 20일까지 미국 LA에서 열렸다.

동무 이제마 선생 서거 후 어느덧 백년이 지나 새로운 세기를 맞이한 지금, 휴먼 게놈 프로젝트 이후 인간의 유전자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면서 사상체질의학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어 여기에 발 맞추고자 정해진 주제로 본다.

전공의로서 사상체질의학회 총무를 맡은 입장에서 미국에서 개최되는 국제학술대회에 참석하게 되는 뜻하지 않은 행운을 갖게 되었다.

7월 19일 오후 8시 인천공항을 이륙, 약 10시간의 비행끝에 현지 시각으로 오후 3시쯤 예정보다 약간 일찍 우리는 로스엔젤레스 상공을 볼 수 있었는데, 하늘에서 내려다 본 시내는 모두 바둑판처럼 정리가 잘 되어 있었고 집마다 잔디가 깔린 마당이 있고, 체육관이나 공원 등의 시설이 많아 여유로워 보였다.

입국 심사는 9.11 테러가 꽤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제법 까다로운 편이었다.
게이트를 나오자, 캘리포니아주(가주) 사상체질의학회장이신 박상우 회장과 박재석 총무의 환영을 받을 수가 있었다.

곧바로 숙소로 이동해 짐을 정리한 뒤 학회장소인 사우스 베일러 대학으로 자리를 옮겨 학회 준비를 했다.
3층 정도의 학교와 병원의 복합건물인데, 아담한 편으로 약간 큰 한의원 정도로 생각하면 될 듯 싶다.

학교 관계자 분들의 친절로 준비는 수월하였고, 8시 반쯤 돼서야 저녁을 먹을 수 있었는데, 식단은 회냉면으로 한국인 식당에서 한국 메뉴를 한국인들과 한국어로 얘기하며 먹으니, 전혀 낯선 땅에 온 느낌이 안 들고, 오히려, 한국에서 그냥 식사하던 여느 때와 다를 바 없었다.

가주 사상체질의학회는 원광대 김경요 교수와 상지대 김달래 교수가 2000년 교환교수로 미국에 왔을 때 강의가 시작되어 발족되었으며, 회원수는 30명 남짓으로 아직은 활성화된 편은 아니지만 전체적으로 회원들은 현지 한의대를 나온 분들로, 젊은 사람이 적다는 게 아쉬운 점이었지만, 회장과 총무 이하 회원들은 모두 친절하고, 활기와 의욕이 넘쳐서, 학회의 앞날이 밝아 보였다.

나머지 준비를 마치고 12시쯤 돼서야 잠을 청할 수 있었는데, 시차 적응도 안되고, 출출해선지 새벽 3시쯤 깨버렸다.
LA는 밤에 다니지 말라는 가이드와 현지인들의 충고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동료 선생님과 함께, 호텔 밖 식당을 찾아갔다.

거리는 조용했으나, 경찰 헬기가 사이렌 소리를 내며, 한 자리에 맴돌고 있는 것으로 보아, 뭔가 사건이 있긴 있었나 보다. 순두부 식당에서 먹었는데, 한국보다 더 맛있게 잘하는 듯 싶었다.

다음날, 현지 한의사 120명 내외와 한국에서 온 28명의 한의사가 참가한 가운데 학회 주제강연에 이어 논문 발표가 진행되었다.
본래 LA는 기온이 높지만 태평양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낮은 습도로 인해 체감 온도는 다소 따뜻한 정도로 느낀다고 하는데, 실내는 바람이 적어서 그런지 무더웠지만 현지 회원들의 자세는 매우 진지했다.

먼저 이번 국제학술대회의 주제인 ‘인간 지놈 시대에 부응하는 사상체질의학의 역할과 치료정신’이라는 주제로 송일병 교수의 주제 강연이 있었다. 원론과 관련된 부분이라 현지 한의사들은 다소 생소하고 어렵게 비춰지는 듯 했다.

이후 김달래 교수와 박성식 교수, 김수범 원장의 비만, 피부질환, 동통질환의 사상의학적 치료부분에 대한 강연에 대해서는 임상과 관련되어서 그런지 무척 흥미를 보였다.

사상의학 강의가 현지에 거의 개설되지 않고, 현재 삼라 한의대 홍석철 교수의 강의만 있었기 때문에 미국의 부족한 강의 현실과 현지 한의사들의 아쉬움을 읽을 수 있었다.
아무쪼록 이번 학회가 계기가 되어 보다 사상의학에 대한 현지 한의사들의 관심이 높아지길 기도했다.

계속된 논문발표가 이어졌지만, 더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자리를 뜨지 않았다.
발표가 끝난 뒤 근처의 아로마 윌셔 센터에서 리셉션이 이루어졌다.
공식적인 자리에서 할 수 없었던 얘기들을 식사와 함께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할 수 있도록 현지인들과 한국측 참가자들의 자리를 함께 배려하였다.

주로 대화는 임상적인 질문들과 미국과 한국의 한의학 연구 분위기와 한의사들의 생활에 관한 얘기들이었다.
저녁 리셉션을 마치고도 양국 회원들은 밤늦게까지 술자리를 같이 하고서야 아쉬워하며 헤어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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