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치료하는 ‘소셜 닥터’ 꿈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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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치료하는 ‘소셜 닥터’ 꿈꿔요”
  • 승인 2014.03.29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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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호 기자

김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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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람-‘1분 건강정보’ 책 펴낸 황만기 원장

최근 ‘1분 건강정보’라는 책을 발간한 황만기 원장(44·서초아이누리한의원)은 한의학박사 뿐 아니라 의학-법학박사 과정 수료, 사회복지학 석사 등 다양한 방면을 공부했다. 사회봉사를 해오며 소셜닥터를 꿈꾼다는 황 원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한의학-사회복지학-의학-법학 다양하게 섭렵
‘다른 영역 통해 한의학 장점 발견하려 도전’

 

▶‘1분 건강정보’라는 책을 발간했다. 
2008년 하반기부터 올 3월까지 그동안 진료 받은 아이의 부모님 이메일로 주 1회씩 건강 정보를 전송했다. 내용은 그 시기에 가장 이슈가 되는 것들을 한의학적 관점으로 푼 것이다. 예를 들면 황사나 미세먼지, 비염 등에 대해 예방법이나 셀프케어를 할 수 있는 내용들이다.
최근 0차 의료라는 말이 생겼다. 이는 집에서 스스로 질병을 예방하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부모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정보를 발송해왔다. 책 제목에 있는 ‘1분’의 의미는 1분이면 다 읽을 수 있는 정도의 분량이라는 뜻이다.
책에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이라는 계절적 분류를 했고 250여주 동안 발송한 내용 중에서 비교적 잘 작성된 것들을 선별해 총 76가지를 수록했다.

▶책에 소셜닥터를 꿈꾼다고 소개돼 있는데.
소셜닥터(Social Doctor)는 사회를 치료하는 의사다. 현재는 질병에 걸린 아이들을 진료하고 있지만 한의학의 특성은 ‘병을 허락한 사람’을 치료하는 게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말해 병을 허락한 인체의 불균형을 균형으로 맞추는 의학이 한의학이고 그런 일을 해왔다.
우리 사회도 질병이라고 할 만한 불균형적인 여러 가지 상황이 있다고 생각한다. 최대한 균형이 잡힐 수 있도록 또 사회 병리현상을 정상화시키는데 이바지하고자 하는 꿈이 있어 소셜닥터를 꿈꾼다고 소개했다.

▶소아 관련해서 많은 책을 출간했는데 소아과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대학시절 스승님 중 한분이 앞으로 한의사들이 소아과를 많이 공부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또 스스로도 소아과가 한의학의 특장점을 잘 발휘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생각했다.
아이들은 몸과 마음이 분리되지 않은 일체성을 느낄 수 있는 존재다. 때문에 신체적인 문제가 마음에 영향을 보이고 반대로 스트레스 등이 생기면 몸의 반응으로 잘 드러난다. 예를 들어 소변을 잘 가리던 아이가 동생이 태어나면 갑자기 못 가리게 되고 입학을 했는데 배앓이나 설사를 한다든지 어른들은 견뎌낼 수 있는 환경적 변화의 반응이 아이들에게는 즉각적으로 나타난다. 한의학의 특성은 몸과 마음을 전일적으로 바라보는 관점이고 아이들에게는 그런 것이 잘 반영됐다.
또 소아과는 쌓이는 진료가 된다. 어르신들은 쌓이는 진료를 하기에는 여러 질병이 혼재돼 있지만 어릴 때부터 진료를 해주면 건강에 새싹을 심어 거목으로 만들 수 있다.

▶한의학-의학-법학박사, 사회복지학 석사 등 다양하게 공부했다.
정확히는 법학과 의학박사는 수료다. 과정은 마쳤는데 논문은 아직 쓰지 않은 상태다. 한의학 박사와 사회복지학 석사는 취득이다.
여러 방면으로 공부한 이유는 한의학의 장점을 발견하기 위해서다. 한의학만 열심히 파내는 것이 아닌 다른 영역을 통해 더 잘 발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인재상은 일본 도요타자동차의 인재상인 ‘T자형’ 인재였다. 이는 한 분야에 대해 정통하게 잘 알지만 겉으로는 여러 방면의 지식도 같이 교류하는 것. 다시 말해 깊게 파려면 넓게 파라는 것이다. 
하지만 안철수 의원이 교수시절 쓴 책에 21세기형 인재는 ‘A자형’ 인재라고 게재돼 있다. 이는 두 군데의 심화 지식이 필요하고 그 전문성을 연결하는 것이 A자형 인재라는 것이다. 공감이 많이 갔다.

▶한의사를 꿈꾸게 된 계기가 있었나.
우연처럼 다가왔다고 해야 하나. 사실 고등학교 2학년까지는 한의대에 대해 잘 몰랐다. 인터넷 등이 없던 시절이라 정보가 제한돼 있었고 당시는 의대를 갈 생각이었다.
1988년 당시 MBC에서 ‘중국의학 5000년’이라는 프로그램을 방영했다. 방송에서는 중국 헌법에서 중의학을 육성 발전해야 한다는 명분 하에 양방과의 교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침이라는 영역이 신비롭지만 과학적인 접근을 통해 증명이 되고 있었다.
방송을 보면서 ‘바로 이런거구나!’ 한번 해보자고 한 게 계기가 됐다. 
그리고 사실은 주변에서 의대 진학에 대한 우려섞인 목소리가 있었다. 의사가 돼서 활동 하기 위해서는 돈도 많이 들고 부모님 중 한 분 정도는 의사여야 앞길이 탄탄대로라는 말을 들었다. 당시 아버지께서는 공사 관련 일에 종사하셨다. 주변에서는 건축과나 공대를 권유했는데 한의대는 그런 영향이 덜하다는 말을 듣게 됐다. 그래서 한의대에 진학해 한의학을 발전시키고 성공도 하고 싶은 동기들이 작용했다.

▶봉사활동 등도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지극히 개인적인 동기가 있었다. 절친한 친구가 대학시절에 학생운동을 열심히 했다. 함께 해야겠다는 마음은 있었지만 공부를 해야 한다는 생각에 참여하지 못했다. 계속 죄책감이 들었다. 당시 친구는 자기희생을 감수하면서 학생운동에 참여 하는데 나는 일신의 안위를 위해서만 지내고 있어 대비되는 삶을 살아가는 것 같아 창피했다.
그래서 사회에 기여하는 삶을 살아야겠다는 부채의식이 있었다. 1991년에 한의대에 입학하고 1년 후 2년간 방위로 군복무를 마친 후 1994년에 복학을 했다.
그 해 여름 우연히 본 중앙일보에 ‘자원봉사 대축제 캠페인’기사가 있었다. 그 이전까지 봉사는 야학, 노동, 사회운동에 투신하는 개념이었는데 당시 신문에서 미국의 사례를 들며 자원봉사가 활발하고 우리도 좋은 나라가 되기 위해서는 시민들이 이웃을 돌보는 것들이 생활화 됐으면 좋겠다, 그것이 자원봉사라면서 참여할 수 있는 기관을 소개하는 연재기사였다.
캠페인을 보고 일주일에 한번은 시간 낼 수 있겠다 싶어서 시작하게 된 것이 최근까지 이어졌다. 

▶앞으로 목표는 무엇인가.
‘소의(小醫)는 병을 치료하고 중의(中醫)는 사람의 마음을 치료하고 대의(大醫)는 나라를 치료한다’는 말이 고전에 있다.
임상 15년차인 지금은 소의 정도 될까 말까 한다. 이제 질병을 허락한 사람들의 조건을 살펴주는 중의가 되려고 노력하고 있다. 또 기회가 된다면 나라의 질병을 치료하는 위치에 가보고 싶다. 


김춘호 기자 what@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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