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 어떻게 광고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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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 어떻게 광고할 것인가?
  • 승인 2014.02.13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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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옹

정유옹

mjmedi@http://


도서 비평 | 프로파간다

얼마 전 중의학 관련 문헌조사차 대만을 방문한 적이 있다. 현지의 중의진소(한의원)를 탐방할 기회가 있었는데 우리나라보다 건강보험이 잘 되어 더 저렴한 침과 한약 치료비에 놀랐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만의 중의약 시장이 우리나라보다도 위축돼있는 것을 보고 의아했었다.

에드워드 버네이스 著 강미경 옮김
공존출판사刊

한국보다 가격경쟁력이 있는 대만에서 중의학은 왜 고전하고 있을까?

이러한 의문은 현지에 거주하고 있는 대만 친구들을 만나면서 풀렸다. 대만에서 중의학은 서양의학의 선전에 밀려 국민들의 관심 속에서 멀어지고 있었던 것이었다.

우리나라 한의계는 어떠한가? 아직도 전체 의료급여의 5% 정도만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원인은 양방의료계의 폄하, 건강보험 보장 범위의 한계, 한의약에 대한 오해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이 중에서도 국민들이 한의학 치료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이 부족하고, 양방의료계의 한의학 폄하로 인한 오해가 많은 것이 큰 원인이 될 것이다.

그럼 어떻게 선전하면 국민들에게 한의학이 크게 어필될 수 있을까?

‘PR의 아버지’라고 불릴 정도로 광고업계에서 선구자 역할을 한 버네이스는 1920년대에 ‘프로파간다’라는 책을 저술하였다. 이 책은 한의학에서의 「황제내경」처럼 지금도 광고와 홍보에 있어 고전으로 읽혀지고 있다고 한다.

‘프로파간다(PROPAGANDA)’의 뜻은 주로 정치적 의미의 선전을 뜻한다. 그렇지만 이 책에서는 정치적 선전뿐 아니라 인간의 심리를 이용한 홍보와 광고의 방법까지 아울러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제품의 장점과 가격 경쟁력을 광고하기 보다는 그 제품을 안살 수 없도록 만들게끔 광고하고 선전하라고 당부하고 있다.

예를 들어 베이컨 판매량이 저조하자 저자는 의사들을 통해 아침식사마다 육류를 섭취하여 든든하게 먹는 것이 건강에 좋다는 선전을 하였다. 육류 중에서도 베이컨은 더욱 영양가 높은 음식이라는 것을 홍보하였다. 이 선전은 적중하였고 그 당시부터 베이컨은 아침식사에 빼놓을 수 없는 음식이 되었다.

그의 선전 전략은 이런 식으로 소비자가 구매를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안 살 수 없게끔 만드는 것이었다. 그의 손을 거친 베이컨, 피아노, 담배, 벨벳, 거들 등의 제품들은 모두 대박 났다. 그는 보험회사인 매트라이프에 제안하여 1909년 당시 세계최고층 건물을 짓도록 하였다. 그래서 고객들이 한 번 보면 알 수 있고 믿을만한 기업이라는 인식을 갖게 하였다. 1920년대 지어진 책이라고는 생각이 안들 정도로 현재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들이 많았기 때문에 읽으면서 공감하였다.

저자의 선전 전략을 한의학에 대입해보자! 우리나라 전 국민들이 한의약으로 치료받을 수 있도록 말이다. 한의원을 선택하는 데 있어 가장 많은 영향을 주는 것은 무엇일까? 드라마, 신문, 뉴스, 옆 집 아줌마, 시어머니 등등 많은 요인이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지금과 같은 시대에는 인터넷을 보고 환자들은 어디로 가야할지 선택한다. 따라서 한의원의 홈페이지를 구축하고 블로그를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각종 인터넷 카페에서 가족을 동원해서라도 한의약에 대한 선전을 하여야 한다. 협회차원에서 조직적으로 하는 것도 좋다. 또한 인정하기 싫지만 의료 권력을 쥐고 있는 양방의사들이 한의원에 가서 치료 받으라고 이야기 한다면 한의약에 대한 국민의 인식은 바뀔 것이다.

저자는 사람이 선택하는 것은 나의 욕망을 보상하는 성격을 띤다고 하였다. 3대 욕망이라 할 수 있는 식욕, 성욕, 권력욕을 보상하도록 광고를 만들어야한다. 한의약으로 내 몸을 치료한다면 건강해져 밥맛도 좋아지고, 얼굴도 곱게 되어 에너지 넘치는 삶을 누릴 수 있다고 선전해야 한다. 그리고 칼로 째고 인공적인 약을 투여하기 보다는 자연친화적이고 고품격 한의약 치료로 내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할 수 있다고 광고하는 것은 어떨까?

얼마 전부터 대한한의사협회에서 한의약에 대한 오해를 풀어보고자 TV 광고를 골든타임에 하고 있다. 정말 잘하는 것이다. 누가 결정했는지 몰라도 격려차원에서 밥이라도 사주고 싶다. 이런 광고들이 절실하다. 협회비를 올려도 상관없으니 앞으로 2탄 3탄을 기대해본다. (값 1만5000원)

정유옹/한국전통의학史 연구소, 사암은성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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