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강출입(氣交)과 생명율동(氣化)을 거론한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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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강출입(氣交)과 생명율동(氣化)을 거론한다 (2)
  • 승인 2014.02.06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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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상용

백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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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상용 원장 <주학해의 ‘독의수필’> 다시 읽다: ‘평주독의수필(評注讀醫隨筆)’ <17>

◎천지의 변화를 주도하는 승강출입은 陰陽의 動靜屈伸에 따라, 과거에서 미래로 時間의 흐름을 일으키고, 상하, 좌우로 空間의 영역을 펼치면서, 만물의 생성과 소멸을 구현해 나간다. 사람 질병의 발생과 치료법 또한 이를 벗어날 순 없다.

[원문 해석] 東垣은 “聖人은 질병을 치료할 때 반드시 사계절 升降浮沈의 이치와 상황변화를 헤아린 法度의 마땅함에 本源해서, 반드시 歲氣를 앞세워 天地人의 화평함을 침벌함이 없어야 한다”고 하였으며, 「內經」에서는 ‘升降浮沈은 곧 순종하고 寒熱溫涼은 곧 거역함이다’고 하였다. 仲景은 ‘陽盛陰虛한 病症은 瀉下하면 낫고 發汗하면 죽으며, 陰盛陽虛한 病症은 發汗하면 낫고 瀉下하면 죽는다’고 하였다. 대개 성인이 법칙을 세울 때도, 마찬가지로 升陽이나 發散하는 方劑 같은 것들에서는 춘하의 陽化기세를 보조해서 上升케 하고 추동의 收藏, 殞殺하는 寒凉의 기세를 빼내버리니, 이것이 승강부침의 지극한 이치이다.

천지의 氣機는 승강부침으로써 사계절을 일으키니, 질병을 치료할 때에도 거역할 수 없다. 그러므로 ‘順天者는 昌盛하고 逆天者는 멸망한다. 무릇 사람의 身形에도 사계절을 일으키는 천지의 氣機가 있으므로, 외계에만 존재한다고 認知하여서는 안되니, 사람 또한 천지와 本體를 함께 하기 때문이다. …東垣의 「脾胃論․浮沈補寫圖」를 보면, 卯酉로서 道路를 삼았지만 蒼天之氣에게 중요성을 돌리고 있다. 정립한 제 處方을 고찰해보면, 升麻, 柴胡, 茯苓, 澤瀉 등의 理法을 쓰고 있는데, 실상은 바로 「傷寒論」의 葛根湯, 小柴胡湯, 五苓散 등의 의도에서 발원해서 이끌어 확장함이다. …비록 內傷과 外感이 과목을 달리하지만, 氣의 승강과 출입에 있어서는 다름이 없다는 것이다. …升降出入은 천지의 體用으로, 만물의 숨결이고 百病의 강령이며 생사의 樞機이다.

1)‘必先歲氣, 無伐天和’는 그 해의 기후변화를 미리 예측하여 천지와 인체의 氣機변화에 반역하는 施術을 피하라는 뜻이다.

2)‘陽盛陰虛’는 陽化의 氣勢가 陰化를 압도할 정도로 盛大하고, ‘陰盛陽虛’는 陰化의 기세가 陽化보다 압도적으로 강한 상태이다. 發汗은 양화의 기세를 촉진하는 방법이고, 下泄은 음화의 기세를 촉진하는 방법이다.

3)『素問․陰陽應象大論』 및 「天元紀大論」에서 “左右者, 陰陽之道路也.”라고 하였는데, 東垣은 「藏氣法時․升降浮沈補瀉之圖」에서 ‘卯’와 ‘酉’를 左右로 배속하여 道路의 위치에 배치하고 있다.

4) 蒼天之氣는 淸淨한 천지간의 正氣로 모든 生命性을 내포한 生命力의 本源이다.

5)葛根湯은 陽明經 津液의 橫散이 風寒邪에 막혀 體表로 도달하지 못할 때 쓰고, 小柴胡湯은 少陽經의 樞機가 풍한사로 인해 出入을 조절하지 못할 때 쓰며, 五苓散은 太陽經 體表의 울체로 陽氣의 발산이 막혀 안으로 水濕의 運化가 이루어지지 않을 때 쓴다.


[평주] 천지의 변화를 주도하는 動力이자 만물을 이루는 實體인 一元之氣는, 陰陽의 動靜屈伸에 따라 과거에서 미래로 時間의 흐름을 일으키고, 上下, 左右로 空間의 영역을 펼치면서, 天地와 萬物의 生成과 消滅을 구현해 나간다.

一氣의 動靜은, 動化를 주도해 伸展을 일으키는 陽氣와 靜化를 주도해 屈曲을 일으키는 陰氣로 分化하고, 이 두 分氣는 서로 互根관계를 맺고 化生하고 制御함으로써 끊임없는 율동을 일으킨다. 율동으로 차이가 발생한 方向과 氣勢는 五行氣로 분화해서, 시간의 흐름을 주도하면서 순차적으로 伸展과 屈曲으로 갈마드는 回旋운동을 일으킴으로써 升降浮沈을 발기하여, 사계절의 기후변화를 주도하고 寒熱溫涼을 끌어낸다.

봄을 주도하는 木氣는 陰氣 중에서 발동해 나오는 陽性의 分氣로 陰中之陽氣라고도 한다. 湧出(由內走外)하는 方向과 直升하는 기세를 띠므로, 만물 속에 숨어있는 生氣를 뻗쳐 發生하게 하고 기후의 온난함을 일으킨다. 여름을 주도하는 火氣는 이미 陰氣의 制御를 탈피해서 횡행하는 陽性의 分氣로 陽中之陽氣라고도 한다. 發散(由內散外)하는 방향과 浮越하는 기세를 띠므로, 만물의 生氣를 사방으로 펼쳐 성장하게 하고 기후의 暑熱함을 일으킨다. 金氣는 陽氣를 제어하기 시작하는 陰性의 分氣로 陽中之陰氣라고도 한다. 下降(從外回內)하는 방향과 收斂하는 기세를 띠므로, 만물의 精氣를 거두어 맺히게 만들고 기후의 淸凉함을 일으킨다. 水氣는 陽氣를 굳건하게 凝集하는 陰性의 分氣로 陰中之陰氣라고도 한다. 沈降(從外潛內)하는 방향과 潛藏하는 기세를 띠므로, 만물의 精氣를 陰精으로 전환시켜 감추어 보존하고 기후의 寒冷함을 일으킨다. 土氣는 陰氣와 陽氣가 균일하게 어울려 있는 상태의 分氣로 陰中之至陰氣라고도 한다. 融合(緩內和外)해서 緩衝하는 無方向과 包容하는 기세를 띠므로, 陰陽이 치우친 나머지 四行氣를 감싸 안고 馴化시켜서 치우친 기세와 방향을 완화시키지만, 자기의 위세를 드러내지는 않는다.

사계절은 陰陽의 動靜에 따라 律動하는 五行 分氣의 작동으로 일어나는 升降浮沈과 이의 餘韻으로 발현하는 寒熱溫涼의 영향력으로, 만물의 生長化收藏을 이끌어 간다. 이러한 규율은 天地의 기운을 받아 生長壯老已하는 인간을 비롯한 생명체뿐만 아니라 천지 자체마저도 예외일 수 없다. 특히 생명체는 천지의 氣機변화에 자신의 氣機를 호응시켜 時空間을 유영하면서, 때론 순종하고 때론 거역하는 逆從陰陽의 意志[神機]를 굳건히 지켜 자체 생명의 恒律性을 조율한다. 이것이 바로 天人相應이다.

여기서 升降浮沈은 五行氣의 기세이고 寒熱溫涼은 기세의 여운이니, 섭생을 할 때 기세를 도우면 正氣가 강건해지고 여운을 정리하면 正氣가 편안해진다. 따라서 升降浮沈을 순종함은 正氣를 강건하게 만들어 生氣를 자양함이고, 寒熱溫涼을 거역함은 正氣를 편안케 만들어 生氣를 보호함이다. 이를 거스르면 生氣를 해쳐 만병을 일어나게 할 것이다.

사계절의 氣機가 그리는 궤적은 五行의 氣勢가 갈마들면서 끊임없이 반복하는 양태로, 서로 전환한다는 입장에서만 본다면 지극히 둥근 형태 곧 ‘圓’을 그린다고 할 수도 있다. 오행 중 土氣가 중추를 세우고, 나머지 四行氣가 바퀴살처럼 각자의 分域을 차지하고, 기세를 전이함으로써 변함없이 같은 空間의 궤적을 점유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거에서 미래를 지향하는 時間의 흐름이 존재한다면, 空間 또한 시간의 흐름을 타고 이동하기 때문에 완전히 일치하는 軌迹을 그대로 답습할 수는 없으니, 일년 단위로 조금씩 앞으로 전진하면서 회전하는 스프링같은 형태의 회선모형을 그린다. 결국 시간의 흐름을 타고 기세가 갈마드는 오행의 氣機가 현실에서 그리는 궤적은 중심이 하나인 ‘正圓’이 아닌, 두 개의 定點을 가진 ‘楕圓(ellipse)’ 형태를 닮을 수밖에 없다.

오행의 기세를 자신의 精氣로 잠장하여 생명체의 생명율동을 주도하는 五臟에서도 이러한 정황은 마찬가지이다. 正圓형태를 가정한다면, 土臟인 脾臟이 오장의 中樞로서 오장의 中心을 점유하고 생명율동을 조율해야 한다. 그렇지만 실재 오장의 율동은, 君火를 잠장해서 搏動으로 이끌어 생명의 활력을 일으키는 心臟과 水精[陰精]을 잠장하여 활력을 응축하는 腎臟이 陰과 陽의 두 定點(陰極과 陽極)으로서, 길항관계를 형성하여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균형을 맞추기 위해 심장은 副臟으로 心包絡을 조성하였으며, 六經에서는 眞 중심인 足少陰經에 假 중심인 手少陰經이 맞서, 두 定點을 분할하고 있다. 형체를 구성하고 조직하는 육경의 三陰三陽이 움직이는 공간을 점유할 수 있는 역량도, 시간의 흐름을 타고 생명율동을 조율하는 오장이 현실의 뒤섞인 고난에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 까닭도, 이렇게 두 정점이 서로 지탱해주기 때문이다.  <매난국죽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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