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omy Sunday
상태바
Gloomy Sunday
  • 승인 2003.03.17 12: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webmaster@http://


"당신을 잃느니, 반쪽이라도 갖겠어"

1936년 4월 30일 파리에서 세계적인 지휘자 레이 벤츄라가 이끄는 오케스트라의 콘서트가 시작됐다. 나직하게 음악이 시작되자 드러머가 일어나 주머니의 권총을 꺼내 자신의 머리를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곡이 끝난 후, 마지막까지 혼자 연주했던 제1바이올린 연주자마저 천장에서 내려진 줄에 목을 맸다.

이 때 연주된 곡이 1935년 음반으로 알려진지 8주만에 헝가리인 180여명을 비롯하여, 유럽수백의 청년들을 자살로 몰았던 '글루미 선데이'다.
동명의 이 영화는 '자살의 찬가'라는 '글루미 선데이'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1999년 독일 롤프 슈벨 감독이 만든 이 영화는 예술의 도시 '부다페스트'를 배경으로, 한 여자와 세 남자의 사랑이야기다.

영화에서 사랑이란 단골소재다. 하지만, 노래가 가지는 특이한 이력만큼이나 사랑의 색다른 일면을 그려낸다.

아름다운 여인 일로나는 남편 자보와 함께 레스토랑에서 연주할 피아니스트를 구하는 중 안드라스를 고용한다. 일로나의 생일 안드라스는 일로나에게 '글루미 선데이'를 작곡해 연주한다. 이날 일로나는 자신을 흠모해온 한스의 청혼을 거절하고, 안드라스와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자보는 "당신을 잃느니, 차라리 당신의 반쪽이라도 갖겠어"라며, 일로나를 포기하지 않았다. 셋은 그들의 사랑을 함께 공유해 간다.

거절당했던 한스는 일로나를 잊지 못해 독일군의 제복을 입은 모습으로 다시 나타난다. 그는 권력을 이용해 안드라스에게는 굴욕을 주어 자살하게 만들고, 자보는 유태인 수용소로 보내고, 일로나를 차지하고는 독일로 도망친다.

50년 후 도망쳤던 한스가 옛 추억을 더듬으며 자보의 레스토랑을 찾는다. 그리고 '글루미 선데이'를 들으며 바닥위로 쓰러져 죽음을 맞는다.
반전은 여기에 있다.

마지막까지 비극적인 사랑이야기로만 치닫는가 하다가, 분위기의 역전이 생긴다. 한스의 시체가 들려나가는 뉴스를 보며, 레스토랑에서 일로나가 남아있는 독약병을 닦고는 아들과 술잔을 부딪힌다.
현재 이 영화는 영화관에서의 상영은 끝났고, 비디오로 볼 수 있다.

오진아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