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세상을 녹일 자매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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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은 세상을 녹일 자매가 온다
  • 승인 2014.01.16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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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성진

황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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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읽기 | 겨울왕국
예년과 비교하면 우리나라의 올 겨울은 별다른 추위 없이 지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얼마 전 접한 뉴스에서는 ‘투모로우’라는 영화까지 언급되면서 북극보다 더 추워진 미국의 모습이 보도되었다. 뜨거운 커피를 뿌리자 금방 얼음 알갱이가 되어버리는 등 갖가지 영상들이 올라오면서 폭설과 함께 체감 온도 영화 70도까지 내려가며 100년 만의 이상 한파에 시달리는 미국의 모습을 한 눈에 볼 수 있었다. 마치 영화 속 장면이 현실이 되어버린 듯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상황과 비슷한 내용을 담고 있는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이 이번에 개봉(미국에서는 이미 상영 중인)한다는 점에서 영화 제작자들의 선견지명에 다시 한 번 놀랄 수밖에 없었다.
감독 : 크리스 벅, 제니퍼 리
목소리 출연 : 크리스틴 벨, 이디나 멘젤, 조나단 그로프, 조시 게드

엘사(크리스틴 벨)와 안나(이디나 멘젤)는 서로 최고의 친구이자 자매이다. 하지만 언니 엘사는 모든 것을 얼려버리는 신비로운 힘을 갖고 있는데 안나와 놀다가 잘못 사용하는 바람에 안나가 다치게 된다. 그 이후 엘사는 안나와 거리를 둔 채 은둔하게 되지만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난 후 왕위를 물려받아야만 했다.

그러나 여왕 즉위식에서 엘사는 왕국을 얼려버리고, 통제할 수 없는 자신의 힘이 두려워 왕국을 떠난다. 이에 안나는 얼어버린 왕국의 저주를 풀기 위해 언니를 찾아 환상적인 여정을 떠나게 된다.

한동안 주춤했던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부활을 알리듯이 ‘겨울왕국’은 매우 화려하면서 나름대로 반전의 이야기를 갖추며 관객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또한 뮤지컬적인 요소가 가미되면서 주인공들의 노래에 맞추어 표현되는 현란한 카메라 워킹의 화면은 그저 넋을 놓고 보게 할 정도로 놀라울 뿐이다.

특히 엘사가 왕국을 뛰쳐나와 산에 가서 얼음왕국을 지을 때 부르는 ‘Let It Go’는 관객들의 뇌리에 오랫동안 남아있을 만한 영화주제가이자 애니메이션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다 한 것 같은 멋진 장면들이 나오는 ‘겨울왕국’의 백미이기도 하다. 이 주제가는 영화가 상영되는 나라별 가수 버전이 따로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씨스타의 멤버인 효린이 불러서 또 다른 느낌을 주고 있다. 또한 기존 애니메이션과 달리 더빙판으로 봐도 무난한 것이 전문 성우와 뮤지컬 배우가 함께 하였다고 하니 원작과 비슷하면서 또 다른 느낌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안데르센의 동화 ‘눈의 여왕’을 패러디하여 제작된 ‘겨울왕국’은 기존 디즈니 애니메이션에 볼 수 없었던 깜찍한 반전의 결말이 극적인 재미를 더하고 있다.

또한 발상의 전환이라고도 할 수 있는 눈사람 캐릭터 올라프의 초긍정적인 마인드는 2014년을 시작하는 모든 사람들이 배워야할 마인드가 아닌가라고 할 정도로 ‘겨울왕국’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캐릭터로 기억될 것이다. 아직까지 애니메이션이 아이들 용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겠지만 그래도 아직 그런 마음이 조금이나마 있다면 이 영화를 보라고 꼭 권하고 싶다.

올 겨울 남녀노소 불문하고 온 가족이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애니메이션이자 영화를 보고 난 후 올라프의 초긍정적인 마인드에 따라 팥빙수에 아이스크림까지 먹으면서 ‘이냉치냉’으로 올 겨울 추위에 맞서 보는 것은 어떨까 한다. 단, 감기 걸리지 않을 정도로만. 2014년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장편 애니메이션상을 수상했다. <상영 중>

황보성진 / 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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