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었던 고리를 엮어서
상태바
잊었던 고리를 엮어서
  • 승인 2014.01.01 09: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홍균

김홍균

mjmedi@http://


도서 비평 | 옆으로 본 우리 고대사 이야기
이 책의 범위는 중생대 이후 포유류가 진화를 시작하는 때부터 통일신라 이후의 남북국시대까지의 수백 만 년 동안 이루어진 인류의 역사와 더불어 우리나라 고대사를 이야기 하고 있다. 공학을 전공한 과학도답게 지질시대부터 폭넓은 지식을 꼼꼼히 따져서, 우리 역사의 시원에서 그 전개에 이르기까지 필요한 정보를 최대한 이용하고 있음이 특징이다. 여하튼 그에 따라 동이족의 성립과 고조선의 건국 과정 및 열국의 전개와 분화 발전 과정을 꼼꼼하게 지도를 그려가며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이 한 권의 책으로 우리 고대사 전반에 걸쳐서 한 번에 이해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530여 쪽에 이르는 분량도 만만치 않지만 지질학과 생물학, 그리고 지리학과 언어학까지 인문과학과 사회과학을 넘나드는 해박한 지식을 기반으로 역사를 이해해야 하기 때문에 이런저런 용어들을 찾아 이해하는 것도 쉽지는 않다.
홍순만 著
파워북 刊


하지만, 저자의 독특한 언어학적 접근과 신화학적인 해석은 국가 성립의 시원을 밝혀주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으며, 선사시대에 관한 인류학적인 접근은 한민족 형성의 뿌리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그리하여 북방계의 청동기 문화와 남방계의 고인돌 문화의 접근이 어떻게 동이족의 형성에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맥락을 제시하고 있다. 사실 그동안 청동기와 고인돌의 문화가 같은 시기에 이루어진 것으로 볼 때, 그 모양새에 있어서 한반도에 분포된 양식은 납득하기 어려운 문제였었다. 청동기는 북방에서 남방으로 발전하고 고인돌은 남방에서 북방으로 발전되기 때문이다. 두 문화의 충돌과 융합의 과정들로 이뤄져 있다는 사실을 인류사적인 분석으로 진작부터 되었다면 그리 문제될 것도 없었을 터이다.

그러나 이 책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부분적으로 몇 가지 점에서는 어쩔 수 없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 같다. 최근의 고고학적 발굴로 외래에서 유입된 것이 아닌 이미 구석기 시대에 한반도에 자생적 인류의 생존이 있었던 사실을 간과하고 있으며, 나아가서 신석기 시대의 유적들에 대해서는 외래유입으로는 해석되지 않는 단점이 있다. 왜냐하면 최근의 고고학적 성과는 외래에서 유입되기 훨씬 이전에 신석기 문화와 청동기 문화가 존재했었던 것을 밝혀주고 있기 때문이다. 아프리카로부터 인류의 발전이 전개되는 것으로는 한반도의 선사시대 문화가 매우 이르다는 점이 해석되지 않아 아쉽다.
차제에 우리 의학사에 있어서도 내친 김에 선사시대에 관한 연구를 독려해봄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그것은 지질학적인 측면에서 선캄브리아시대부터 한반도의 지질 발전이 이뤄져 왔기 때문에 그에 따른 생태계의 형성을 엿볼 수 있으며, 그것은 곧 본초학적인 자생적 발전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너무나 당연하다. 울산의 반구대 암각화를 보면서 고래잡이를 하는 선사시대의 사람들은 사고로 다쳤을 때 어떤 대처를 했는지 궁금하다. 수렵이나 어로활동을 하면서 분명 다친 사람은 발생하기 마련일 것이기 때문이다. 「황제내경(黃帝內經)」이나 「상한론(傷寒論)」에 담겨있는 내용들은 일련의 힌트를 주고 있다는 직감을 하면서, 의사학 연구자들의 고대사에 대한 관심을 촉구해 본다. 그리하여 빠른 시일에 의학사의 빛나는 고대사를 우리 손으로 엮어나가길 갈망하는 바이다. (값 2만4000원)

金洪均
서울 광진구 한국전통의학史연구소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